간뎅이가 부은 사주 (feat. 갑인일주)
- 사주명리학/생활 속 사주명리
- 2020. 8. 18.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개인 사주 상담에 매진하였고, 하반기에는 블로그에 정성을 쏟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상반기와 하반기가 교차하는
미리 예약을 받은 상담을 마무리하면서, 블로그 작업에 시동을 거는 그런 과도기적 상황입니다.
비유하자면,
블로그 작업은 나만의 성으로 들어와 성곽을 수리하고, 성의 첨탑을 높이는 작업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무기도 수리하고, 탄약고에 탄약도 채워넣는 그런 시기입니다.
반면, 개인 사주 상담은
성 밖으로 나아가 야전에서 고군분투하는 실전의 전투에 가깝습니다. 잘하면 칭찬을 받고, 못하면 욕을 먹고. 순간순간의 상황에 대처하며 정신없이 눈앞에 있는 사연에 집중해야 하는 그런 시기입니다.
지금은 전투에서 돌아오는 시기이고,
적막하지만 고요한 평화가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과도기적 단계이기 때문에 체계와 방향성을 정하지 않고, 생각이 떠오른대로 시간나는대로 글을 끄적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짧게,
오행 목(木)에 대해 말씀을 올려 보겠습니다.
주제는 부은 간뎅이 입니다.
지난 시간에 오행 목木은 생명력, 회복력, 기획력, 활기, 시작의 힘, 어린이의 힘, 호기심 이라고 말씀을 올렸습니다. 색깔로 보자면 연두색이고, 신체 장기로 보자면 "간"에 해당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간"이 회복에 관계된 장기이기 때문에 오행과 간을 연결시킨 것은 참 놀라운 통찰이 된다는 말씀도 올렸습니다.
1. 새싹의 입장
오늘의 주제를 말씀드리기 위해서는 새싹의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새싹의 입장에서 싹을 틔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던 내가 밖으로 나갔는데,
축축하고 부드러운 어둠이 나를 감쌉니다.
나를 닿는 것은 축축하고 부드러운 흙, 평온한 어둠 그뿐입니다. 씨앗 껍질 밖으로 나왔기 때문에 좀 불편함은 있지만 아직은 익숙한 어둠이 나를 감싸고 있고, 흙의 온기와 평온함이 나를 감쌉니다.
여기에 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내 자신이 나를 자꾸 추동합니다. 자꾸 위로 가야한다. 중력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추동합니다.
조금씩 커나가던 나는,
드디어 땅속에서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그곳은 내리쬐는 뙤약볕과 건조한 공기, 사나운 바람이 부는 곳입니다. 덩치가 산만한 짐승의 발자국이 근처를 쿵쿵거리며 지진을 일으킵니다.
지상은,
지옥과도 같은, 죽음과도 같은 곳입니다.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나의 욕망은 자꾸 나를 위로, 더 위로
더 낯선 곳으로 들어올립니다.
그렇게 새싹은 세상 밖으로 처음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2. 용기
그렇습니다.
새싹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오행 목木입니다.
오행 목木은 낯선 곳으로의 도전, 호기심, 성장에 대한 강한 욕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도전과 모험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있습니다.
바로 "용기"입니다.
"용기"가 없다면,
새싹은 낯선 땅밖으로 솟아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행 목木을 생각할 때 항시 빠지지 않고 생각해야 할 가치는 바로 용기입니다.
낯선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을 때,
혼자서 손을 들 수 있는 용기.
이것은 오행 목木이 가진 주요한 특징입니다.
물론 실속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속을 따지지 않고, "저기요!" 하고, 불쑥 손이 올라가는 것이 바로 오행 목木의 성향입니다.
3. 부은 간뎅이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간뎅이가 부었군."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입니다.
이런 관용어가 어떤 관습에 의해 탄생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표현에서 우리는 절묘한 오행과 신체기관의 결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은 목木입니다.
오행 목木이 용기와 관련된 오행이니, 간은 용기와 관련된 신체기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화하기는 힘들지만,
간이 튼튼한 사람은 용기있는 행동을 잘 하고, (거침없이 일을 잘 저지름)
간이 부실한 사람은 매사에 주저함이 많을 것입니다. (쉽게 나서지 않음)
그렇다면, 간이 아주아주 튼튼해서 배 밖으로 나온 사람,
혹은 간이 튼튼함이 지나쳐서 부은 사람은,
용기가 엄청나게 지나친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만용과 객기가 지나친 사람은, 오행 목木이 과도한 사람이고, 그것이 신체적으로는 간의 왕성한 작용력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뭐든 적절해야 좋은 것입니다.
4. 갑인일주
갑인일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일주 자체적으로 천간과 지지에 강한 양목인 갑목과 인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주나 월주 시주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갑인 일주는 그래서 일반적인 목木이 강한 사주와는 조금은 다른 양상을 드러냅니다.
일반적으로 사주에 목木이 있으면 유연성, 부드러움을 갖추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갑인을 비롯하여 목이 너무 과도하게 되면 부드러운 목이 너무 딱딱하게 변합니다.
나무가 뭉쳐서 콘크리트가 되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갑인일주 분들은 어딜가나 주목을 받습니다. 꼭 바른 말을 합니다. 손해볼 것을 알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부러지더라도 일단은 부딫칩니다. 그래서 늘 이슈와 인기를 몰고 다니고, 실속은 부족하고, 항상 팔다리가 부러지고 다칩니다.
용기에 용기를 더해 살아가고 있느니
간이 약간 부은채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5. 비겁한 우리들
당연하게도 옳은 소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손해를 많이 봅니다. 본인이 앞장서서 불의를 퇴치하고, 부러지고, 쓰러지고 나면, 다른 사람이 슬그머니 그 공을 가로챕니다.
시작의 힘이 강하기에 그만큼 마무리도 약합니다. 실속을 챙기는 것 역시 부족합니다. 약한 사람 몇을 챙기려 하다가 많은 사람들을 잃기도 합니다.
비겁한 우리들은
갑인일주의 무모하고도 용감한 행동을 먼 발치에서 구경하며,
뒤늦게 목소리를 높이거나 잇속을 챙깁니다.
앞에서는 새로움에 불을 붙이는 사람들을 칭송하지만,
뒤에서는 간뎅이가 부었다며 혀를 찹니다.
그래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갑인은,
10개의 천간의 시작, 甲갑목의 기상을 바로 일지로 내려받은,
갑목의 정통과 뿌리를 가지고 있는 간지입니다.
甲(갑목)에서부터 천지가 열리고, 모든 간지가 시작되었듯,
새로운 세상은 항상 갑인일주로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