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다금매 사주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실제 사주명식을 예로 들어 "토다금매(土多金埋)"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1. 인성과다

일간의 힘과 세력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주명리(자평명리)에서는 일간의 힘이 균형을 갖춘 상태를 최고의 이상적 상태로 간주합니다. 

 

일간의 힘이 너무 강해도, 

혹은 너무 약해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실제 감명을 해보면, 

오행이 부족한 것은 어떻게든 극복이 가능한데, 오행의 기운이 넘치는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라리 비겁(비견과 겁재)가 왕성하여, 일간의 힘이 강해진 경우는

자아가 너무 충만하여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할지언정, 본인은 주변 사람들의 기분과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 그대로 자기 뜻대로, 자기 멋에 취해 세상을 살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성이 과다하여, 일간의 힘이 강해진 경우는

그 폐해가 크게 드러납니다.

 

인성이 너무 과다하여 일간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사주명리의 용어로는 

 

인성과다 - 인성의 세력이 지나치게 많음

인다신약 - 인성의 세력이 지나치게 많아서, 신(일간, 몸)이 오히려 약해짐

 

이라고 부릅니다.

 

2. 오행별로 살펴본 인다신약

인성이 너무 과다하여 일간의 힘이 제대로 뻗치지 못한 경우를 오행별로 나눠보겠습니다.

 

목 일간일 경우, 목을 생해주는 수가 과다할 경우 

화 일간일 경우, 화를 생해주는 목이 과다할 경우

토 일간일 경우, 토를 생해주는 화가 과다할 경우

금 일간일 경우, 금을 생해주는 토가 과다할 경우

수 일간일 경우, 수를 생해주는 금이 과다할 경우가 인다신약의 상황이 됩니다.

 

이를 나타내 주는 용어로

 

수다목부(水多木腐)

 

목다화식(木多火熄)

화다토조(火多土燥)

토다금매(土多金埋)

금다수탁(金多水濁)

 

을 들 수 있습니다.

 

한자의 뜻을 간단히 살펴보면,

 

수다목부 - 수가 과다하여 목이 썩는다.

목다화식 - 목이 과다하여 불이 꺼진다.

화다토조 - 화가 과다하여 토가 말라버린다. 

토다금매 - 토가 과다하여 금이 땅에 묻혀버린다.

금다수탁 - 금이 과다하여 수가 오히려 탁해진다.

 

용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고, 다만 생해주는 기운이 너무 과다해 일간이 제대로 힘을 뻗치지 못하는 상황을 물상적으로 묘사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토다금매(土多金埋)

물론 모든 오행별 일간이 그 일간을 생해주는 요인이 과다하면, 크게 폐해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어머니의 과도한 사랑이 아이를 망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식물의 생장에 방해를 주는 상황으로도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오행의 특성상 금金 일간은 그 폐해가 두드러집니다. 

 

왜 하필 오행 금金이 인성과다의 폐해가 두드러지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 금金의 상징적, 계절적 의미입니다.

 

사주명리 기초 이론에서 살펴보았듯이 오행 금金이 상징하는 계절은 바로 가을입니다. 가을은 모든 만물이 결실을 맺고, 종국에 완성을 이루는 계절입니다.

 

가을과 결부하여 오행 금金은,

 

더이상 완벽할 수 없는 최고의 경지

단단한 자기 이상의 실현

드디어 결실을 갖춤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완결성을 가짐

 

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오행과 다르게 오행 금金은 이미 그 자체로써 이미 완결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완성된 것이 오행 금金이 가진 속성입니다.

 

그래서 금金 일간, 혹은 사주에 오행 금金이 강한 사람들은 아주 강한 자기 주체성, 자기 완결성, 독립성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자아가 아주 탄탄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5살짜리 어린 아이인데, 자기 주관이 확고하고 호오가 분명한 경우,

끊고 맺음이 분명하고, 자기의 영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확실한 경우,

 

가 바로 오행 금金의 성향입니다.

 

이미 완성되었기 때문에 더이상이 조력이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바로 오행 금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인성이라는 기운은 끊임없이 도와주고 조력해주는 기운입니다.

 

이미 완성된 상태인데, 자꾸 도움을 준다? 자꾸 뭘 보태준다? 오행 금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오행과 다르게 오행 금은 인성의 기운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 작품을 완성했는데, 자꾸 다른 사람이 와서 깍아내고, 덧붙이고 하는 순간 짜증이 확 나는 것이죠. 그 자체로써 이미 완성인데 자꾸 도움을 주겠다고 덤비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없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행 금金은 유독 다른 오행에 비해 인성과다, 인다신약의 상황을 꺼려합니다. 지나친 관심과 사랑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물상적 의미입니다.

사실 이 물상적 의미는 계절적, 상징적 의미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말의 반복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물상적으로 오행 금金은 "단단한 바위, 아름다운 보석, 정교한 칼날, 큰 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미 그 자체가 완성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자기 완결성이 탄탄하니 금속이나 보석으로 비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상적으로 보았을 때, 보석(금속)은 오랜시간 대지의 일정한 열과 압력을 받아 탄생합니다. 즉 대지가 보석(금속)을 탄생시킨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토가 금을 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완성된 보석(금속)은 땅을 벗어나야 비로소 그 가치가 빛이 납니다. 땅속에 수만년간 잠들어 있는 다이아몬드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보석(금속)은 땅을 벗어나야(채굴되어야) 비로서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채굴된 보석(금속)의 경우, 잘 씻어서 예쁘게 박물관에 보관되거나 사람의 몸에 걸쳐지거나, 사람의 손에 들려졌을 때 최고의 가치를 가집니다. 

 

오행 금을 칼로 보자면, 칼은 사람 손에 들려서 많이 쓰면 쓸 수록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이아몬드에 먼지가 잔뜩 끼었다. 명검이 흙이 잔뜩 묻었다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겠죠. 

 

지나친 인성의 기운이 오히려 가치를 깎아내리고, 존재의 의미를 감춰버린다는 것을 물상적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겠습니다. 

 

4. 토다금매 사주

아래의 사주는 토다금매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주입니다. 辛(신금) 일간이고, 사주에 토土의 기운이 너무 왕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금은 극단적인 유형의 사주를 보면, 

 

제일 먼저 대운의 흐름을 잘 살펴야 합니다. 

 

대운에서 토土 기운을 제어해주는 기운이 잘 들어오면, 대운의 영향에 의해 토다금매의 부정성이 많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행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만약 대운에서 토土 기운에 해당하는 오행이나, 토를 생해주는 화 기운이 많이 들어오면, 토다금매의 부정성이 강화되어 그 폐해가 극심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주를 보시겠습니다.

 

 

일간이 辛(신금)이고, 사주팔자 8글자중에 양토 그러니까 戊(무토)에 해당하는 간지가 총 네개 입니다. 게다가 일지의 巳(사화)가 양쪽에 있는 토土를 더욱 생해주고 있으니 토土 기운이 왕성하여 일간의 힘이 잘 발현되지 않는 전형적인 "인다신약, 인성과다, 토다금매"의 사주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辛(신금)은 거칠고, 조열한 흙인 戊(무토)를 더욱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예리하고 정교한 辛(신금)은 투박하고 거친 戊(무토)의 생조가 마냥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이런 사주에서는 수水, 목木의 기운이 꼭 필요합니다. 지나친 토土를 견제할 목木 기운과 목木을 살려주면서 일간의 기운을 효율적으로 빼내주는 수水 기운이 절실한 사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운을 살펴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대운의 흐름이 화토금으로 평생을 이어집니다. 수水, 목木의 기운은 말년에서야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운의 흐름이 더욱 부추겨 평생에 걸쳐 토다금매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사주를 가진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수水, 목木의 기운을 생활속에서 잘 끌어들여 삶의 균형을 맞춰야 하겠습니다. 

 

실제 이 사주의 주인은 4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급성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40대 중반의 고비를 넘어서면 己(기토)와 申(신금)의 순작용으로 인해 큰 고비는 없다고 볼 수 있었지만, 결국 평생에 걸쳐 이어진 화, 토의 기운을 극복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오행 금은 신체 중에서 호흡기와 폐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분이 폐질환으로 사망한 것도, 토다금매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토土가 너무 과도하여 금(호흡기, 폐)을 완전히 묻어버린 것이지요.

 

5. 나가며

토다금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예를 들었을 뿐, 토土가 많다고 해서 바로 엄청난 횡액이 다가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결과적인 해석일 뿐, 사주를 바탕으로 인간의 죽음을 예견하는 것은 어리석고 쓸모없는 짓입니다. 사주의 특성이 건강상의 지체는 가져다 주지만, 인간은 자신이 살 길을 본능적으로 찾아가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지거나 쫄 필요는 없겠습니다.

 

누구나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기운을 스스로 잘 보완하여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생명체의 신비함, 본능의 힘입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할 것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 오행 금은 토土의 생조를 꺼려한다. 

 

둘째, 토다금매의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수水, 목木의 기운을 잘 써야한다.

 

수水, 목木은 결국 겨울과 봄의 기운입니다. 완성(금)이 되었으면, 이제 고개를 숙이고 다음 단계인 소멸과 휴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완결성을 내려놓고 먹고 마시고 노는 것, 활발한 의사소통, 폭넓은 사회생활, 여유를 가지는 삶의 태도를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틀의 내려놓고, 어울려 노는 것이 수水, 목木의 기운을 끌어들이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과도한 토土를 덜어낼 수 있습니다. 

 

수水 기운으로 토土를 씻어내면, 더욱 아름답게 자신의 가치를 빛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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