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어 짐작하는 일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저는 제 자신이 탐정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화나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그런 탐정 말입니다.

 

 

처음 사주공부를 시작할때 저는 지리산 도사가 될 줄 알았는데,

 

탐정이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하지만 도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절대 도사가 될 수 없고, 

 

이미 도사가 되어버린 사람은,

 

절대로 행복한 상담가가 되지 못합니다. 

 

 

그럼 도사와 탐정의 차이에 대해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사주 상담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사주 상담을 받으시려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도사는 "척보면 압니다."

 

탐정도 "척보면 압니다."

 

여기까지는 공통점입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도사는 무엇으로 아느냐? 본인의 높은 공력으로 압니다. 보지 않아도 압니다. 

 

"오늘 아침 일찍 한 사람이 올건데, 오거든 그냥 돌려보내거라.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주워 담을 수 없다고 말하면 알 것이다."

 

전형적인 도사의 화법입니다.

 

보지 않아도 고민과 해결책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신통방통합니다. 

 

하지만 그런 신기(神氣)와 통찰력은 배워서 익힐 수가 없습니다. 

 

배워서 익힐 수가 없다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남에게 가르쳐 줄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사가 되고 싶지만 될 수가 없고, 도사가 되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누군가 어떤 우연에 의해 도사가 될 수는 있지만, 설령 도사라 하더라도 누군가를 인위적으로 도사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노력에 의해 배우고 익혀서 경지에 오른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습니다. 

 

가르칠 수 없다면 모르는 것입니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탐정은 무엇으로 아느냐? 단서로 압니다. 보아서 압니다.

 

복장, 걸음걸이, 표정, 눈짓,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으로 미루어 짐작합니다. 

 

의뢰을 하러 들어왔을때의 복장이 어떠한지,

 

걸음걸이는 당당한지,

 

표정은 주눅들어있는지,

 

상담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지 회피하는지,

 

목소리에 당당함이 묻어있는지,

 

등등을 통해 그 의뢰인에 대해 파악합니다. 

 

 

도사는 의뢰인을 보지도 않고 범인을 찾아냅니다. (짝짝짝)

탐정은 의로인의 모습을 보고, 범인을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야유~~)

 

도사의 일이 폭포수를 맞으며 기를 모았다가, 일순간에 의뢰인의 문제를 해결해 내는 것이라면,

 

탐정의 일은 의뢰인과의 대면을 통해 단서를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 문제를 해결해 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를 풀어야 하고,

도사가 아니기 때문에(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고)

탐정이 되어야 합니다. 

 

즉 단서를 많이 모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주원국 여덟글자만 보아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마치 OHP필름 여러장이 겹쳐지듯이

사주와 구체적인 삶과 사연들이 겹쳐져야 비로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첫단추이고, <1단계>

두번째 단추가 바로 그려진 그림을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입니다. <2단계> 

 

즉 사주상담의 핵심이자 중요한 사항인 미래예측입니다. 

 

단서를 많이 수집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단서를 수집하는 것은 상담가의 아주 기본적인 자질이 됩니다. 

 

탐정사무소를 방문한 의뢰인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바로 범인을 찾으러 나서는 탐정이 과연 제대로 된 탐정일까요?

 

의뢰인에게 질문을 많이 던질수록 좋은 상담가이고,

좋은 질문을 적재적소에 던지는 상담가는 훌륭한 상담가입니다.

 

질문을 던지지 않고, 사주만 보고 결론을 이끌어 내거나, 

섣불리 맞추려고 한다면,

 

도사가 되고 싶지만 도사가 될 수 없기에 도사 흉내를 내고 있는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사주만 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

 

이것이 사주상담의 1단계와 2단계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 사주 상담의 전부입니다.

 

(실은 전부가 아닙니다. 3단계와 4단계는 다음시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탐정이라는 화두가 떠올라 사주상담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사주만 보고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고 훌륭한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한자로는 유추라고 하며,

유추는 논리적인 추론방법의 하나입니다.

 

즉 우리가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부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과학적 사고의 주요한 특질은 바로 원인과 결과의 일관성인데,

미루어 짐작하는 활동을 지속하다보면, 스스로 논리의 일관성을 갖게 되고

그 일관성은 사주상담의 신뢰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말은 아주 재밌는 사실을 담보합니다.

 

도사는 성장하지 않지만,

탐정은 상담을 지속하는 동안 논리의 일관성이 견고해지기 때문에 계속 성장합니다.

 

도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성과 성장가능성은 행복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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