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 투간, 투출이란? (5)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천간의 고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립이라는 개념은 실제 사주를 간명할 때 아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반드시 확실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통근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천간의 고립에 대해 다루고, 

다음에 투간에 대해 다룰때 지지의 고립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천간의 도움과 지지의 도움

하나의 천간이 있는데, 천간에서 도움을 주는 것과 지지에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도움을 준다는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

 

주변에 인성과 비겁이 있느냐를 따지는 것입니다. 

 

가까운 지지에 인성비겁이 있다면 지지에서 천간을 도와주는 것이고, 이를 통근이라 합니다. 천간이 잘 뿌리를 내린 것이지요.

 

지지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천간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양 옆에 천간이 인성과 비겁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천간에서도 도움을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천간에서의 도움과 지지에서의 도움이 어떤 차이가 있냐를 알아봐야 하겠습니다. 

 

고전인 자평진전에서는 천간의 도움은 "형제, 자매들이 주는 도움"이고, 지지의 도움은 "가문에서 주는 도움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형제간들이 도움을 주는 것이 천간의 도움이고,

가문 전체가 도움을 주는 것이 지지에서의 도움이라는 표현입니다. 

 

그 힘의 차이가 느껴지시는지요. 

 

그만큼 지지에서의 도움, 즉 통근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천간이든지 반드시 지지에서 호응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천간과 지지의 특성을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크게 공감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천간과 지지 카데고리를 잘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천간은 추상적인 힘, 아직 실현되지 않은 힘, 구체화되지 못한 기운을 뜻합니다. 

반면 지지는 현실화된 힘,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힘, 구체적인 인간 삶을 나타내는 기운을 뜻합니다. 

 

천간과 지지가 호응을 한다는 말은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며,

계획이 구체화 되는 의미,

이상이 실현되는 의미,

남편과 아내가 보조를 맞춰 가정을 이끄는 의미,

사령부와 예하부대가 협력하는 의미,

머리와 손발이 서로 잘 조응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통근이 잘 되지 않고, 천간이 천간에 붕 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계획만 있고, 실천은 안되는 상황,

지시하는 사람은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없는 상황,

돈을 벌어들이지만 차곡차곡 저장을 못하는 상황,

머리에서만 궁리할 뿐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

이상만 가득찬 허세꾼의 기세,

 

로 볼 수 있습니다. 

 

과장해서 표현하였지만, 그만큼 천간과 지지의 호응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자평진전에서는 지지에서의 도움은 한 가문의 도움과 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이 가문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고 의미심장합니다. 

 

자평진전은 월지를 신神처럼 떠받들어 모시는 책이기 때문에 지지, 특히 월지에서 도움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월지가 중요한 이유는

월지가 바로 계절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묘화실을 다룰 때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월지는 일년은 12개로 나눠서 크고 묵직하게 움직이는 단위입니다. 반면 일주(일간)는 하루 24시간을 그 기본단위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세밀하지만 가볍고 변동이 심합니다. 

 

가볍고 세밀하기 때문에 일주(일간)는 개인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는 있고,

묵직하고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월지는 근원적인 환경과 본래적 지향성을 잘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런 월지와 천간이 호응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근원적이고 묵직한 힘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할 수 없이 탄탄한 조직의 도움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는 가문의 개념이 희미하지만,

200년 전 중국에서 가문은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평진전이란 고전에서는 지지와 천간의 호응(특히 월지와의 관계성에서)을 가문의 도움에 비유한 것입니다. 

 

 

반면, 천간에서의 도움은 동일한 연장선상에 있는 힘의 조력이기 때문에 영향력은 있지만, 그리 큰 도움은 되지 못합니다. 

 

물론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지와 호응을 하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천간에서의 도움 중,

 

인성의 도움은 의미가 있지만,

비겁의 도움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동일한 요소의 반복이기 때문입니다. 

나도 가난한데, 내 가난한 형제가 여러명 있는 상황과 같습니다. 마음적으로는 위로가 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맥락에서 좀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사주는 기본적으로 다채로워야 좋게 볼 수 있는데, 천간에 동일한 오행이 있다는 말은 그만큼 다양함이 떨어진다는 것이 되고, 오행의 다양함이 떨어지면 그만큼 길흉화복의 진폭이 크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확률적으로 치우친 사주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림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 천간의 고립이란? 

하나의 천간을 조력하기 위한 지지와 천간의 조건을 살펴보았습니다. 

 

지지에 더 큰 점수를 줘야 하며, 천간의 경우 비겁보다는 인성이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천간의 고립이란 말 그대로 하나의 천간이 외롭게 홀로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1. 주변에 통근하지 않은 채(지장간 포함)

2. 주변에 도움을 주는 천간도 없는 경우

 

가 고립의 조건에 해당합니다. 

 

이때 주변이라는 개념을 잘 이해한다면 고립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변은 양 옆과, 대각선 옆, 그리고 바로 아래를 의미합니다. 

 

 

위의 예시와 같이 천간 주변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없다면

 

이 천간은 고립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만약

주변 지지의 지장간까지 완전하게 도움을 주는 요소가 없다면?

완전히 고립된 것이며,

 

주변 지지의 지장간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존재한다면

미약하게 버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천간 고립의 영향

천간의 고립은 해당 천간을 제대로 쓸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천간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말은 해당 천간에 해당하는 십신의 작용이 심하게 저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해당 천간이 재성이라면, 사회적 활동력, 재물의 획득에 불리함을 안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립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건강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만약 하나의 천간이 고립되어 있다면, 그 천간과 관련한 신체(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해당 천간이 水라면, 정신적인 문제 즉 멘탈에서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으며,

해당 천간이 木이라면, 간이나 허리 및 관절 건강에 유의해야 함을 암시합니다. 

 

천간의 고립은 육친에 관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만약 하나의 천간이 고립되어 있다면, 그 천간과 관련한 육친과의 인연이 짧음을 의미합니다. 

해당 천간이 인성, 즉 어머니를 의미한다면 어머니와의 인연이 불리함을 암시합니다. 

 

물론 육친의 경우, 오행의 전체적인 분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천간 고립의 영향도 살펴야 하겠습니다.

 

4. 천간 고립의 예시

천간 고립의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축월 辛(신금)의 사주입니다.

 

오행을 두루 갖춘 원국이지만, 乙(을목)은 외롭습니다. 

 

 

고립의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월간 乙(을목)의 주변을 살펴보겠습니다.

 

 

乙(을목)의 주변에는 다섯 글자가 있는데, 모두 을목의 기운을 빼내는 기운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십신으로 표현해보면, 乙(을목)을 기준으로 식재관이 을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인 것은 丑(축토)의 존재입니다.

 

丑(축토)는 癸(계수)를 품고 있고, 이 癸(계수) 자체가 상당한 수 기운을 품고 있기 때문에, 

외로운 乙(을목)은 癸(계수)에 뿌리를 박고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의 고립이 된 형상 

혹은

간신히 고립에서 벗어난 꼴

 

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일전에 소개드렸던 유월의 辛(신금) 사주입니다. 

오행 水가 드러나 있지 않고, 미미하게 丑(축토)안에 들어있는 사주로,

참 선이 분명한 사주입니다. 

 

 

한쪽에 위치한 丁(정화)를 눈여겨 봅니다.

 

 

丁(정화)의 주변을 보니, 어딜 보나 전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완전히 뿌리내릴 곳을 잃어버려 참으로 힘이 없어 보입니다. 

 

이때 丁(정화)는 완전히 고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합을 통한 고립의 탈출

대운이나 연운의 조화에 의해 고립은 더해질수도 있고, 해소될 수도 있으나, 

사주원국에서 고립에서 벗어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주원국 안에서 고립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천간의 합(合)을 통해 벗어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합에 대해 알아볼때, 

합은 서로 어깨를 걸고 버티는 것, 뭉치는 것, 연합하는 것, 사랑하는 것, 묶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합은 자신의 정체성을 일부 버리고 다른 간지와 묶이는 것이기 때문에 고립이 된 천간 입장에서는 합이 이뤄지는 조건이 되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합을 해버립니다. 

 

그 과정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외로운 학생이, 주변 친구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동화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도 있겠습니다.

혹은 낯선 지역에 관광을 갔을때, 관광가이드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행동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위기에 처하면 눈치와 체면 가리지 않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상대에게 붙어야 하는 법이죠.

 

합을 통해 고립을 벗어나는 상황을 예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丑(축월) 辛(신금)의 사주입니다. 

 

사주원국에 오행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의 丙(병화) 주변을 살펴보면,

 

 

丙(병화) 주변에 목, 화의 기운이 없기 때문에 뿌리를 내릴 곳이 없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丙(병화)의 바로 옆을 보면, 辛(신금)이 있습니다.

 

丙(병화)와 辛(신금)은 천간합 병,신합으로 묶이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고립의 위기에 처한 丙(병화)는 辛(신금)과 적극적으로 합을 하여 고립에서 탈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더 보겠습니다. 

 

 

巳(사월)의 乙(을목) 사주입니다. 

 

전체적으로 화,토의 기운이 왕성한 사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연간 甲(갑목) 주변을 살펴보면,

 

 

甲(갑목) 주변에 수, 목의 기운이 없기 때문에 뿌리를 내릴 곳이 없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甲(갑목)의 바로 옆을 보면, 己(기토)가 있습니다.

 

甲(갑목)과 己(기토)는 갑기합으로 묶이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고립의 위기에 처한 甲(갑목)은 己(기토)와 적극적으로 합을 하여 고립에서 탈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천간의 통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실제 사주 몇개의 예시를 가지고, 통근의 다양한 예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투간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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