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 투간, 투출이란? (1)
- 사주명리학/고급과정(원국 읽기, 용신)
- 2021. 1. 1.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카테고리를 하나 추가하였습니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원국 읽기와 용신이 다뤄질 예정입니다.
합충보다 어려운 내용은 아닌데, 자신감을 가지시라는 의미에서 고급과정이라는 별명을 달아놓았습니다.
천천히 따라오시면, 사주원국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눈이 밝아지실 것입니다.
오늘부터 천간과 지지의 관계를 의미하는 통근, 투간, 투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1. 들어가며
우리는 사주를 처음 배울때 일간(日干) 중심으로 사고하고 배워갑니다. 십신이라는 개념도 일간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에서는 시야가 일간 중심으로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간을 잘 공부하고, 십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일주론을 제대로 익혀 놓으면 한 인간의 성향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길흉화복에 대해 다루기 위해서는, 즉 진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간 주변의 환경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간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주변의 요소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앞날을 대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주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간과 주변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천간과 지지의 관계론인 "통근, 투간, 투출"에 대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통근, 투간, 투출"이라는 단어들이 익숙해 질 무렵이면, 사주원국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질 것입니다.
2. 천간과 지지는 연합해야 한다. (천간 기준)
천간과 지지는 서로 힘을 합쳐야 합니다.
사주는 결국 여덟 글자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조합에 의해서만 힘을 발휘합니다.
여덟 글자가 조합된다는 이야기는 천간과 천간, 지지와 지지, 그리고 천간과 지지가 서로 얽히고 설켜서 기운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됩니다.
천간은 천간대로,
지지는 지지대로
따로 나눠져서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천간과 지지는 함께 소통하며 연합하여 힘을 발산합니다.
어떤 천간이 있다고 가정할 때, 지지에서 그 천간을 도와주는 지지가 있다면, 그 천간의 힘은 강력할 것입니다.
지지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천간에서 지지에게 도움을 주면, 지지의 힘 역시 강력해 질 것입니다.
이렇게 천간과 지지는 서로 힘을 주고 받을 때 강해지고, 그렇지 못할 때 약해진다는 것이
'통근, 투간, 투출'의 기본 개념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항상 기준이 중요한데,
위의 그림에서는 기준이 월간의 甲(갑목)입니다. 왼쪽의 사주는 일지와 월지에 오행 木이 깔려 있기 때문에 甲(갑목)과 같은 오행입니다.
같은 오행이 천간과 지지에 놓여 있으니 천간과 지지가 호응이 잘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甲(갑목)의 입장에서는 내편이 땅에도 있으니 참 편안하고 힘이 생기는 형국입니다.
반면,
오른쪽의 사주는 일지와 월지에 오행 金이 깔려 있습니다. 오행의 상생상극에 의해 甲(갑목)을 극하는 오행입니다.
나를 극하는 오행이 지지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甲(갑목)의 입장에서는 참 부담스러운 입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甲(갑목)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천간과 지지는 연합해야 한다. (지지 기준)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천간과 지지에 같은 오행이 있으면 호응이 잘 되는 것이고, 극하는 오행이 있으면 호응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지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준만 바꾸면 되겠습니다. 위에서는 기준이 월간이었으니 이제 기준을 월지로 바꿔보겠습니다. <시지나 연지, 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준이 천간일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기준이 지지일 때는 더더욱 지장간의 요소를 잘 살펴야 합니다.
지지가 기준일 때,
지장간의 요소가 천간에도 똑같이 오게 되면, 천간과 지지의 호응이 일어났다고 봅니다.
위의 예시에서
왼쪽의 경우, 寅(인목)의 지장간 중 丙(병화)와 甲(갑목)이 천간에도 똑같이 있습니다. 寅(인목)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구성요소가 천간에 그대로 있는 격이니, 더욱 힘이 나고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오른쪽의 경우, 寅(인목)의 지장간 중 어느 요소도 천간에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寅(인목)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구성 요소가 천간에 전혀 없는 꼴이니, 참 외롭고 쓸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위치에 있는 寅(인목)이지만, 천간의 상황에 따라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기준에 따른 용어의 문제
그렇다면 기준에 따라 용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천간이 기준이고, 그 천간이 지지에서도 힘을 잘 받고 있느냐를 따질 때는 "통근(通根)"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단어의 의미 그대로 천간이 지지에 잘 뿌리를 박았다고 보는 경우에
"통근했다.", "잘 통근했다.", "뿌리가 튼튼하다."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천간이 지지에서 방해를 받고 있을 때는
"통근하지 못했다.", "뿌리가 없다.", "뿌리가 약하다."고 표현합니다.
기준이 달라지면 용어가 달라집니다.
지지가 기준이고, 그 지지의 요소가 천간에도 드러나 있는지를 따질 때는 "투간(透干) 혹은 투출(透出)"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단어의 의미가 재밌기 때문에 잘 살펴보면,
透(꿰뚫다 투과하다 투) 라는 한자는 벼가 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의미, 한꺼번에 쑥 꿰뚫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투간, 투출"이라는 단어는 어원적으로 이미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 솟구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지지에서 천간으로 솟구쳐올라 소통하는 의미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지의 요소가 천간에 잘 드러난 경우,
"투출했다." "투간했다."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지지의 요소가 천간에 드러나지 않은 경우,
"투출하지 못해서 외롭다.", "투간하지 않았다."라고 표현합니다.
5. 나가며
기준에 따라 명칭만 다를 뿐 실제로는 천간과 지지가 호응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세 단어는 모두 같은 의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중요하진 않습니다. 뒤에서 다루겠습니다.)
저는 실제로 상담을 할 때는 통근이니, 투간이니 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천간에서 도와주지 못해,
지지에서 받쳐주지 못해 정도로 표현합니다.
이 정도의 표현만 써도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사주에서 천간과 지지가 잘 호응해야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며,
일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주팔자 여덟글자 모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주 원국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덟 글자에서 각각 한 글자 한 글자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천간과 지지의 호응입니다.
천간이나 지지에서 호응해주고 있냐를 보고 그 글자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힘이 있는지, 위태로운지 살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시간에는 통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천간을 기준으로 잡고 지지에 뿌리를 박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상세한 설명과 함께 여러가지 조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