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보는 것, Steve Jobs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사주 상담을 할 때, 

 

상담을 의뢰하시는 분들은 과거부터 쭉 이어져온 고통에 대해 호소하십니다.

 

아니면 덜컥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상담을 요청하시기도 하고,

당장 눈 앞의 골칫거리,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하십니다.

 

이를테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연인과의 관계, 결혼 문제, 취직이나 승진 문제 등이 주를 이룹니다. 

 

대개 단기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을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상담을 드리는 저는 뜬금없게도 10년 단위의 대운에 대한 말씀을 올립니다. 

 

이런 식입니다.

 

"내년에 더 좋은 직장으로 취직이 될까요? 현재의 직장은 너무 답답해서요."

 

라는 물음에

 

"36~45세는 인성과 관련한 기운이 강하게 들어와 가만히 앉아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는데, 막상 움직이기는 어려운 대운이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활동성을 넓히는 10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 10년의 활동한 만큼이 다음 재성대운에서 크게 발복을 가져올 것입니다. 활동 범위가 좁은 직장에 있으면 병들고, 나가서 일을 벌이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한 것만큼이 내 자산이 되니 창업을 하든, 활동적인 외근직으로 옮기든 일단 나가서 일을 벌이세요."

 

단기적인 처방을 원하시는 분에게, 

장기적인 방책을 제시하는 답변을 드리는 꼴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조언이 못 마땅할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곳으로 이직이 되냐 못되냐만 알려주면 될것이지 10년이 어쩌고 저쩌고는 뭐야?"

"실력이 없구먼."

 

이렇게 인상을 쓰시는 경우도 있으시겠습니다만,

실제로 일회용식의 단기 상담은 예측이 맞는다고 해도 도움이 안되고, 안맞는다고 해도 도움이 안됩니다.

 

맞으면,

"용하구나." 하는 생각에 모든 삶의 결정을 사주에 의존하실 수 있습니다. 역시 팔자대로 사는거야 라며, 본인이 기울였던 노력과 의지를 잊고, 인생결정론의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틀리면,

A - "형편없구만, 역시 사주는 믿을 것이 못된다."

 

B - "왜 안되지? 역시 나는 뭘해도 안되는 놈이구나. 내 팔자를 내가 망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듯, 족집게식 단기예측은

어떤 경우에도 본인에게는 도움이 안되는 결과가 안나옵니다. 

 

"신기하기는 하지만 믿을 것은 못되는 것."

이라는 사주에 대한 일반적인 신념만 강화시키게 되죠.

 

이런 식의 요술쟁이식 상담을 제가 싫어하기 때문에

대운의 해석에 개인의 길흉화복의 요소를 가미해서 전체적인 삶의 궤적에 조언을 드리는 상담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사실, 사주의 기본 철학과 그 맥이 닿아 있습니다. 

 

사주에서는 사주원국과 대운이 존재합니다.

 

사주원국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변하지 않는 8개의 기운입니다. 이 8개 기운의 조화로 인간의 성향과 조건이 반쯤은 갖춰집니다.

 

대운은 10년 단위로 우리에게 흘러오는 운을 말합니다. (대부분 대운을 "좋은 운, 럭키"정도로 이해하시고, 대운이 언제 들어오는지 관심을 기울이시는데, 대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발밑에서 흘러가는 기운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평생 대운의 흐름에 노출되어 있고, 이 대운의 흐름과 사주원국의 조화가 가지고 한 사람의 길흉화복이 좌우됩니다.  

 

흔히 사주원국을 자동차,

대운을 도로에 비유하는데, 

 

이 둘의 조화로 인해 사주의 길흉화복이 결정된다는 것은 아주 큰 시사점이 있습니다.

 

사주원국은 바뀌지 않지만,

대운은 10년 단위로 바뀝니다. 

 

대운이 바뀌면 사주원국과의 조화를 통해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완전히 판이 요동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운이 바뀌는 시점에 주목합니다. 

 

예를 들면, 

 

30년간 논길, 비포장도로, 산길만 달려온 레이싱카가 있습니다. 고장 투성이에 효율도 낮고 제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본인이 잘났다는 인식만 있을 뿐 일은 풀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레이싱카에게 다음은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대운이 온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서킷에 해당하는 대운이 옵니다. 

 

어떻게 될까요? 완전히 상황이 바뀌겠죠.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미친듯이 도로를 질주할 것입니다. 

 

대운과 사주원국과의 관계는 이처럼 드라마틱 합니다. 대운에 의해 얼마든지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사주는 평생에 걸쳐 변주됩니다. 

 

사주가 평생에 걸쳐 변주된다. 인간의 길흉화복이 평생에 걸쳐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영원한 거지도, 영원한 왕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지금은 완전한 실패자인 사람이, 10년 뒤, 20년 뒤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너무너무 잘 나가는 사람도, 10년 후에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패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사주의 이론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는 것은 달의 변화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사주원국과 대운의 조화로 길흉화복이 결정되기 때문에 인간의 진면목은 현재의 상황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현재의 모습을 보고 한 인간의 가치를 쉽게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소중한 진리를 사주명리의 이론이 체계로써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주원국과 변화하는 대운의 조화에 따라 인간의 올라탄 파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상담을 할 때도, 

단기적인 처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대운의 흐름을 짚고, 앞으로의 가능성과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멀리 보고 상담을 의뢰한 사람의 장점이 어떻게 발현될지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길게 멀리 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지,

가까이 있는 것을 확실히 맞추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저처럼 대운에 의지해 사주를 간명하시는 분들은 모두 같은 입장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슷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있어서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동양철학에 심취했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강연 내용입니다. 

 

 

MIT에서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답변 내용입니다.

 

but i learned it based on the data

하지만 저는 데이터에 근거해 깨달았습니다.

 

when i was at apple

제가 애플에 근무할 때

 

i now take a longer-term view on people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in other words when i see something not being done right

다시 말해, 어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my first reaction isn't to go fix it

저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라 라고 하지 않습니다.

 

it's to say

 

we're building a team here

우리는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and we're going to do great stuff for the next decade

우리는 다음 10년을 위해 멋진 일을 할겁니다.

 

not just the next year

단지 내년이 아니라

 

and so what do i need to do to help?

그러기 위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nd i still have that first instint to go fix the problem

여전히 저는 직접 가서 문제를 바로 잡으려는 본능이 있지만,

 

but that's taking a longer-term view on people is prebably the biggest thing that's changed

사람을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제가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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