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해도 작명은 기쁘게.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작명을 의뢰받았습니다. 신생아 작명이었는데, 몇번 고사를 했지만 결국 수락해 놓고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개인적인 일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웠는데, 오늘 한건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졌습니다.

 

어떤 일에 몰두하는 과정을 통해 번뇌가 잊혀지는 것인가? 하고 신기해하고 있던 찰라, 잊고 있었던 작명이 떠올랐습니다. 

 

작명, 특히 신생아 작명은 더욱 맑은 정신으로 해야지 하고,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대법원 인명용 한자 수록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만세력으로 사주를 뽑아보았습니다.

 

5월 중순에 태어난 아이입니다.

 

일간이 무토이고, 사주원국에 니은자로 빨간색이 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화가 천간에 투출하였고, 지지가 화국으로 강한 화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불바다가 따로 없습니다.

 

조후상으로 보더라도 사월, 사시에 태어났으니 완전히 뜨겁운 사주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화기에 의해 무토가 단련되니, 상당히 신강한 사주이며, 차라리 전왕이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월간에서 연간으로 쭉 이어진 금기운과 연지의 자수가 나름대로 흐름이 좋으며, 연지의 자수를 잘 살려서 쓰면 균형이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묘화실론에 의하면 월주와 연주는 조상이나 부모자리에 해당하는데, 연지에 정재가 있으니 할머니 할아버지의 은덕으로 수기운(재물)을 끌어들여 사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는 물론, 제가 태어난 아이의 환경적인 여건을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추론입니다. 연주나 월주에 재성이 있다고 모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아이는 결국 인성을 써서 세상을 살아가려 할 것이고, 과도한 인성의 힘이 잘 조율되면 더욱 원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조후적(날씨, 기온)으로나 억부적(일간을 중심으로한 힘의 강약)으로 보더라도 수기운이 절실한 사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식상과 재성의 힘을 잘 써야하는 사주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주의 특성을 판단하고나서,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과 희망을 담아 간단하게 사주에 대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이 사주는 내면의 아주 강렬한 힘을 갖춘 사주입니다. 어떠한 역경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이상과 가치를 잘 펼칠 밝고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강렬하고도 끈기있게 도전하여 결국 학업적으로 최고의 성취를 이룰 힘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높이 떠 있는 태양의 기운은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넓은 대지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발한발 움직여 결국은 세상의 주인이 됨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주를 가진 분들에게는 운동화와 비행기표가 자신의 행운부적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돌아다니고 경험하고, 멀리 나아갈수록 자신의 기운을 더 잘 쓸 수 있으며, 더욱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인성이 강한 사주이고, 식상과 재성을 통해서 인성을 잘 조화시켜서 살아나가야 한다는 말을 최대한 쉽게 희망적이고, 아름답게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더욱 칭찬 위주로 좋은 사주다, 최고의 사주다 하며,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써야 했지만, 제 성격과 스타일상 이정도 선에서 태어난 아이를 기쁘게 맞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험난한 세상, 잘 살아가렴~

 

하고 기쁜 마음을 담아 몇줄을 더 보태고 나서,

 

이름에 어울리는 한자를 찾아보았습니다.

 

부모님께서 한글을 지어서 보내주셨고, 저는 거기에 한자만 보태는 것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작명이론에 대해 일부분만 수용하고 있고, 음성학(발음)의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지어진 이름에 한자를 보태는 작명이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의뢰를 받았으니, 최대한 정성껏 수 기운을 끌어들일 수 있는 한자가 없을까 하고 궁리해 보았습니다. 한참 궁리한 후에 한자를 선택하고 작명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생각해보니,

 

작명이라는 것도 결국 마음을 보내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잘 살아갈까?'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책을 뒤적이고, 사주를 들여다보고 하는 과정이 마음을 보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쏘아보내는 일, 그 일이 작명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나름 기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혹자는 작명을 엉터리로 하고 나서, (일주를 잘못 뽑아서 작명을 하신분입니다...)

"내가 작명을 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기도를 했어!!" 라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어찌보면 그말도 틀린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작명 프로그램을 돌리고, 한시간만에 작명을 하는 사람보다, 사주를 잘못 뽑더라도 일주일 동안 기도를 하고 작명을 한 사람이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일주일동안 실제로 기도를 했다면 말입니다.

 

작명을 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보냈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태어난 아이에게 마음을 보냅니다.

 

튼튼한 운동화 신고,

거침없이 세상을 활보하길..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취를 이뤄내길..

 

여러분도 긍정적이고 좋은 마음 한번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보낸 좋은 마음은 나도 모르게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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