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궁합이란? <실제상담사례>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예고했던 대로 "좋은 궁합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궁합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들을 알아보고,

 

3월초에 진행했던 실제 궁합 사례를 통해 좋은 궁합의 조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궁합의 실체

사주명리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궁합 이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궁합이란 말 그대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신념 체계에 불가한 것입니다.

 

전해내려오는 이론이 없는데 어떻게 궁합을 보느냐?

 

바로 상담사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상담하는 분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재능, 임기응변, 스승으로부터 사사받은 나름의 이론적 토대로 대부분의 궁합 상담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궁합 나쁜 궁합은 없습니다. 단지 관점의 차이입니다.

 

한사람의 삶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도 치열하게 궁리하고 고민해도 답이 나올까 말까인데, 두 사람의 사주를 놓고 미래를 예견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시도인 것입니다.

 

게다가 궁합은 일반적으로 상담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사주만 가지고 역술가에게 평가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고민과 걱정, 고통과 슬픔을 털어놓고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주 2개를 놓고, 두 사람이 잘 살지 못살지를 결정하는 인상비평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궁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상담을 진행하는 역술가의 잘못도 있지만, 고객 그러니까 내담자들의 잘못도 큽니다.

 

수요가 없는 공급은 없는 법이니까요.

 

 

많은 돈을 주고 궁합을 보면서,

 

"이거는 우리 딸 사주구요. 이거는 우리딸 남자친구 사주에요. 태어난 시간은 잘 모른다니까 일단 이거라도, 우리딸은 열심히 공부해서 작년에 7급 공무원 합격했고, 남자애는 아직도 공부하는데, 애가 영 시원찮어."

 

"둘이 좋다고 난린데, 나는 영 그렇더라고. 남자애 집안도 별볼일없고..."

 

라고 물어보십니다.

 

그러면 상담사가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요?

 

"네, 남자쪽 사주가 좀 약하네요. 남자가 숙이고 들어와야 평생 원만하겠네요."

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 말이 전달되어 둘의 혼사과정에서 좋지 않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주 해석이라는 것이 하나의 기운을 가지고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묘미와 지혜가 있는 것인데, 궁합은 그 특수성 때문에 해석의 다양성이 제한되는 것입니다.

 

남자 부모님이 사주를 들고 가면, 남자에게 유리하게 읊어야 하고,

여자 부모님이 사주를 들고 가면, 여자에게 유리하게 읊어야 하는 것이 엄밀한 현실인 것입니다.

 

나에게 돈을 내미는 사람에게 악담을 퍼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리고 궁합을 보러 왔다는 것 자체가 무엇을 전제합니까?

 

둘의 사이가 삐걱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쪽 집안도 원만하고 둘 사이도 문제가 없으면, 굳이 비싼 돈을 줘가면서 궁합을 볼 필요가 없는 것이죠.

 

냉정하게 말해 궁합을 본다는 것은 불만이 있는 쪽이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근거를 모으는 작업이나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냥 헤어지자고(헤어지라고) 하면 상대방이 수긍하기 어려우니, "궁합이 안좋대.", "둘이 같이 살면 둘중 한명은 요절한다더라."는 등의 이유와 근거를 대서 이별을 정당화 시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궁합을 좋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1. 내가 사주를 들고 가면 됩니다.

 

"뭐? 우리 궁합이 안좋다고 그랬다고? 그럼 내가 들고 갈게." 하고 나서 "나 이 사람하고 좋아하고 잘 살고 싶은데 궁합이 어떻소?" 하고 좋은 답을 대놓고 요구하면, 좋은 답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강남에서 제일 유명한 철학관인데, 여기 갔더니 지구상의 돈을 다 끌어모을 궁합이라고 합니다."라고 말을 전하면 됩니다.

 

 

2. 좋다고 말하는 상담가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돌아다니면 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어차피 사주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하물며 두사람의 사주를 결합하여 판단하는 궁합의 경우는 해석의 가능성이 무한대입니다. 둘의 사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철학관을 찾아서 답을 들으면 됩니다.

 

 

2. 궁합에 정답은 없다.

한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것도 힘겨운 마당에, 두 사람의 사주를 결합하여 두사람의 운명을 예측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단지 어떤 어떤 요소 때문에 잘 맞을 수 있다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격적인 요인, 성향적인 측면에서 "상호 보완을 이룰 수 있겠다." 혹은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겠다." 정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같은 사이, 큰오빠와 동생같은 사이, 아빠와 딸같은 사이, 엄마와 아들같은 사이 등등 관계의 측면도 정의를 내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둘의 결합이 어떤 화학적 결과물을 내놓을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변수도 많을 뿐더러 우리가 사주원국 8글자 뿐만 아니라 대운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궁합은 더욱 오묘해집니다.

 

10년간 칼을 들고 죽일 듯이 치고 박고 싸우는 부부가 10년 이후에는 건물주가 되어 해외여행을 다니고 같이 골프를 치고 행복하게 삽니다.

 

이 부부의 궁합 어떻게 보십니까?

 

좋은 궁합인가요?

아니면 안좋은 궁합인가요?

 

돈을 잘 벌지만, 평생 바람을 피우던 남편이 55세가 되어 갑자기 바람을 피우지 않고, 가정에 충실합니다. 날마다 아내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애처가가 됩니다. 잉꼬와 원앙처럼 노년을 보냅니다. 

 

이 여자분이 궁합을 보러 왔다면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까요? 

 

 

간단하게 시간 개념을 도입하니, 궁합이라는 것이 "좋다, 나쁘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영역인 것을 너무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궁합은 돈 몇 십 만원에, 몇 분만에 쉽게 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3. 알아서 잘 만난다.

결혼한 사람들의 사주를 보면, 어쩌면 그렇게 사주적으로 딱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결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궁합을 본 적도 없고, 사주를 믿지도 않는 사람들인데도 마치 사주로 짜 맞춘 것처럼 꼭 맞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본능(무의식)의 힘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은 본능(무의식)적으로 나에게 부족한 기운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죠.

 

조건과 외모가 내 이상형이 아닌데도, 이유없이 생각나고 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즐겁고 행복한 사람. 

 

그 사람은 사주적으로 내가 부족한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목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목기운이 많은 사람에게 끌리는 것입니다.

 

사주이론으로 목기운이 어쩌고 저쩌고 궁합이 좋네 나쁘네 해봤자, 

 

인간들은 스스로 부족한 것을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른들의 어긋난 간섭과 통제가 아이들을 망칠 뿐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 커가는 것처럼 말이죠.

 

부모가 철학관을 찾아다니며 부산떨지 않아도, 우리는 누구보다 자신의 기운에 맞는 사람을 잘 골라서 사귀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재밌는 점이고, 무서운 점이기도 합니다.

 

내가 태어난 기운, 살아온 기운에 의한 결과로 배우자가 결정된다고 한다면, 그 책임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니까요.

 

내가 악마같은 사람을 선택했다면, 내가 악마가 깃들 터전이 될 만한 삶을 산 것이 됩니다. 지나친 게으름뱅이를 만났다면, 게으름뱅이를 위한 삶을 내가 준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삶을 산 남자는 기가 센 여자를 불러들이는 삶을 살아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고 체면을 중요시하는 여자는 터프하고 강인한 마초와 같은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사주의 결과이든, 우리들의 거듭된 행동의 결과이든, 우리는 미리 정해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부모가 배우자를 결정하고, 조건을 지나치게 따지면(본능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기운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불행한 결혼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궁합을 봐도 소용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만큼 최고의 궁합은 세상에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사주적으로 얼마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요?

 

2020년 3월초에 실제 상담을 진행했던 커플의 사주 원국을 보시겠습니다. 이 분들은 궁합을 요청한 것을 아니고, 개인 진로와 삶의 방향에 대해 조언을 구해왔습니다.

 

 

4. 실제 상담 사례

 

 

남자분 사주입니다. 남자분은 현재 조그마한 사업체에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현재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운의 흐름이 좋아 곧 있으면 재물과 관련한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고 조언해 드렸습니다. 

 

이 사주는 지지 4글자가 전부 오행 목의 성향을 가지는 사주입니다. 방합과 삼합(반합)으로 인하여 진토와 해수가 목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지지가 목의 기운으로 넘쳐흐르는 사주입니다. 또한 천간에는 화 기운이 강하게 넘실대고 있습니다.

 

이 사주에서는 토기운과 금기운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넘쳐흐르는 목 기운의 땅이 될 토 기운과 목기운을 억제할 금 기운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자분 사주입니다. 여자분은 현재 의약업계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주에 식상이 너무 강하고, 관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마찰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무유형을 변경할 것을 조언드렸습니다.

 

이 사주는 천간에는 토 기운이 강하고, 지지에는 금기운이 아주 강력합니다. 이 사주는 목화의 기운이 아주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주 강한 화기와 목기가 동반되었을 때 왕성한 금기가 억제되어 밸런스를 잘 갖출 수 있는 사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두분은 운명적으로 만나 현재 아름답게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두분이 궁합을 물어보신것은 아닌데, 저는 서로 보완이 너무 잘 되는 유형이니 결혼까지 가면 좋겠다고 조언을 드렸습니다.

 

사주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위의 남자분은 목화의 기운이 강하고, 아래의 여성분은 토금의 기운이 강합니다. 천간까지 볼 필요도 없이 지지만 보더라도 남자는 목이고 여자는 금입니다. 목과 금의 조화, 봄과 가을의 조화가 잘 이뤄지는 사주로 볼 수 있습니다.

 

둘의 사주를 따로 보면, 하나의 기운이 너무 강한 극단적인 사주지만, 두 사주를 조합하니 오행이 조화로운 사주가 되었습니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서, 완전한 결합을 향해 가는 과정을 두 사람의 사주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궁합을 보았을까요? 사주를 찾아가며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았을까요? 

 

아닙니다. 그냥 우연히 삶을 살아가다가 만나고, 끌리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만남의 힘, 사주의 힘, 우리가 가진 기운의 힘 입니다. 조화를 이루려는 오행의 근원적인 속성이기도 합니다.

 

 

5. 나가며

두 사람의 사주를 소개하려다 보니, 궁합에 대한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궁합은 돌다리도 두드려보려는 조심스러운 점검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나와 꼭 맞는 사람을 찾으려는 노력의 소산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따져보면,

 

내 결혼 상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내 눈앞에 앉아있는, 만난지 5분 밖에 안된 용한 도사도 아니고, 방금 신내림을 받은 무당도 아닙니다. 내 엄마, 아빠, 언니, 누나는 더더욱 아닙니다.

 

섣부르게 궁합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 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이 사람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사람이 맞는지 곰곰이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물건 하나를 사는데도 여러날을 고민하는데, 평생 나와 함께할 사람을 결정하는 일이니 나 스스로 더욱더 심사숙고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치열한 노력과 고민없이 한 선택은 언제나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남에게 떠넘긴 선택의 결과는 결국 나에게 독이 되어 다가옵니다. 

 

오롯이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십시오. 그정도의 결단이 있을 때에만 비로소 만남과 결혼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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