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입춘(立春)
- 사주명리학/24절기
- 2020. 2. 3.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24절기, 입춘(立春)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녕, 사주명리" 블로그는 사주명리에 대해 쉽고 재밌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카테고리의 글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입춘(立春) 개요
대한과 우수 사이의 절기
양력으로 2월 4~5일 무렵
태양의 황경이 315도에 머물렀을 때
<2020년 2월 4일은 입춘일, 혹은 입춘 절입일이라고 함>
<2020년 2월 4일 ~ 2020년 2월 19일에 해당하는 기간을 통틀어 "입춘"이라 함>
2. 24절기의 시작, 한해의 시작, 입춘(立春)
자연의 운행과 태양과 지구의 위치 변화에 그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절기력에서는 그 시작을 "입춘"으로 보고 끝은 "대한"으로 봅니다.
즉 "대한"에서 한해가 끝나고, "입춘"에서 한해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절기력의 관습은 사주명리에까지 이어져, 띠를 구분할 때도 입춘을 기점으로 띠가 바뀝니다.
올해가 경자년 쥐의 해인데, 2020년 1월 1일 생부터 쥐띠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입춘인 2020년 2월 4일 생부터 쥐띠로 봅니다.
특히 과거에는 입춘(立春) 전날을 절분(節分)-절기가 구분되는 지점-이라 부르고, 해가 바뀌는 날로 여겼습니다. 혹은 해넘이라고 부르며, 한해가 끝나가는 것을 기념하였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명절로서의 새해는 음력 설에 치르고, 일상 생활(농사)에서의 새해는 입춘에 치렀던 것입니다. 요즘에는 양력 설까지 챙기는 형편이니, 현대인의 새해는 총 3개가 됩니다 .
"양력 설", "음력 설", "입춘" 나이를 세는 기준과 더불어 참 복잡하고도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봄의 시작, 입춘(立春)
날씨는 아직 춥지만, 입춘은 글자 그대로 "봄이 일어서는 시기" 입니다. 절기력에서는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절기를 구분하고 절기의 명칭을 붙입니다.
태양의 고도를 기준으로 밝음이 어둠을 물리치는 시기는 동지입니다. 따라서 하늘에서는 동지가 되면 봄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지는 하늘의 봄이고, 지상에 봄이 오기까지는 시간차가 걸립니다.
절기력에서는 그 시간차를 6주로 봅니다.
즉, 동지가 지나고 6주가 지난 절기인 입춘이 되어야 비로소 동지에서 발생한 음과 양의 기운의 역전이 지상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춘분"이 지나며 해는 여름으로 돌아섰지만 아직 봄에 머물고 있는 지구는 "입하"가 되어야 비로소 여름에 들어섭니다. 나머지 "하지"와 "추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겨울의 위세가 남아있지만 봄의 기운이 싹트는 입춘은 한 해의 시작이면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기쁨의 전령입니다.
4. 입춘(立春) 농사
입춘 즈음에 가장 중요한 농사일은 거름 준비하기와 종자 손질하기 입니다.
농부들은 작년 가을에 만들어 놓은 거름을 뒤집고 겨우내 모아둔 똥오줌과 아궁이 재, 낙엽이나 마른 풀, 왕겨나 볏짚 등을 켜켜이 쌓아 새로 거름더미를 만들어둡니다.
또 처마 밑에 걸어 두었던 종자를 체로 거르고 끼로 까불려 좋은 씨앗을 마련해 두는 일도 입춘 즈음에 합니다.
튼튼한 종자를 찾고 종자가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땅에 영향분을 듬뿍 주는 것은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밑작업인데, 한해 농사의 기틀을 다지는 작업이 입춘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5. 입춘, 지천태(地天泰) 괘, 인(寅)
입춘은 인(寅)월의 시작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인(寅)월은 입춘과 우수에 해당하는 절기로 2월 4,5일 ~ 3월 4, 5일에 해당함.]
사주명리에서 "寅(인, 오행으로는 木, 동물로는 호랑이)"라는 글자는 "하늘을 향해 맹렬히 솟아오르는 기운"을 의미합니다. 물상적으로는 "여기저기 거침없이 활보하는 호랑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寅)은 주역의 괘로 보면 지천태(地天泰) 괘에 해당합니다. 지천태(地天泰) 괘는 위에 음효 3개가 위치하고 있고, 아래로 양효 3개가 밀고 올라오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음기와 양기가 균형에 잡힌 상태, 또는 양기가 솟아올라 음기를 넘어서려는 경계에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를 물상적으로 보면, 숨어있던 양기가 이제 막 땅으로 올라온 형국이기 때문에 "아직 서툴고 순수한 기운이지만 계산적이지 않고 낯선 것을 잘 가리지 않는 용기"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천태 괘는 낯선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태연하게 낯선 상태로 나아가는 힘이 있습니다. 큰 저항 없이 낯선 것들을 받아들이고 교류하는 힘이 있으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역동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전진하는 태도는 "지천태"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조금만 더 전진하면, 비로소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균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주를 볼 때도 사주에 지천태에 해당하는 인(寅)이 있으면, 위와 같은 성향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특히 인(寅)월-양력 2월-에 태어난 경우 이러한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봅니다.
사주명리에서 인(寅)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19/03/09 - [사주명리학/지지(地支)] - 십이지지, 인(寅)-인목
6. 입춘(立春) 속담
"이 월에 물독 터진다"
"입춘에 장독(오줌독) 깨진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입춘 거꾸로 붙였나"
입춘 추위와 관련한 속담과 입춘에 기둥에 붙이는 입춘첩(立春帖)에 관한 속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춘의 단어의 의미(봄이 일어선다.)와 날씨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을 재치있게 표현한 속담이 있습니다.
또한 "입춘대길, 건양다경" 같은 입춘첩과 관련한 속담을 통해서는 입춘에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7. 입춘(立春) 고전
당나라의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945),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1281) 에 동지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초후(初候)에는 동녘 바람이 불어 겨울을 밀어낸다.
중후(中候)에는 움츠린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말후(末候)에는 물고기가 얼음을 등에 지고 수면으로 올라온다.
입춘과 관련한 고전은 입춘과 어울리게 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8.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예전에는 입춘을 한해의 시작으로 보았기 때문에 입춘날 각 가정에서 대문기둥이나 대들보·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이며 복을 기원하였습니다.
이를 입춘첩(立春帖)이라고 하는데, 입춘축(立春祝), 입춘서(立春書), 입춘방(立春榜), 춘방(春榜)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첩(立春帖)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며,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여 굉장히 길하게 보았는데,
입춘첩(立春帖)으로 "잡귀야 달아나라."라고 투박하게 써 붙이는 지방도 있고,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서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춘첩(立春帖)의 대명사는 바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입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만 쓰기도 하는데, 짝을 짓기 위해 "건양다경(建陽多慶)" 과 함께 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 뜻은
"입춘을 기점으로 크게 길할 것이다. 양기를 바로 세움으로 해서 경사가 넘쳐날 것이다."
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입춘첩(立春帖)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이기를 바랍니다.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부모는 천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기주오복 화봉삼축(箕疇五福 華封三祝)"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우순풍조 시화년풍(雨順風調 時和年豊)"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
"요지일월 순지건곤(堯之日月 舜之乾坤)"
"계명신세덕 견폐구년재(鷄鳴新歲德 犬吠舊年災)"
"상유호조상화명(上有好鳥相和鳴)"
"일진고명만제도(一振高名滿帝都)"
"일춘화기만문미(一春和氣滿門楣)"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
9. 입춘(立春) 세시풍속
입춘의 아주 아름다운 세시 풍속으로는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을 들 수 있습니다.
적선공덕행이란 입춘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하면 한해 동안 액을 면하고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신앙에서 비롯된 풍속을 말합니다.
따라서 옛날 사람들은 입춘이면 밤중에 몰래 냇물에 징검다리를 놓거나, 거친 길을 곱게 다듬거나,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선행을 했습니다.
재밌는 것이 적선공덕행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해야 했는데, 한해가 시작되는 날 남몰래 선행을 베푸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에서 조상들의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춘의 세시풍속으로 "아홉차리"라는 풍습도 전해집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아홉 번씩 한다는 뜻으로, 부인들은 빨래를 아홉 번 하고, 학생들은 글을 아홉 번 읽으며, 맞을 매도 아홉 번을 맞았습니다.
예전에는 10을 완전수로 보았는데, 아홉차리는 너무 많이 해도 안되고 약간 모자란 듯 남겨두고 이후에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한해가 시작하는 시점에 자신의 일을 여러번 반복해서 숙달되게 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워밍업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입춘에는 또한 "오신채(五辛菜)"를 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오신채는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 등 다섯가지의 매운 나물을 말하며, 한해의 첫 절기에 맵고 쓴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삶의 쓴맛을 미리 깨우치고 참을성을 키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10. 입춘(立春)에 점을 치다.
입춘은 한해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다른 절기보다 점에 관한 기록들이 많이 있습니다.
입춘이 음력 설보다 빠르면 그 해 봄은 춥다고 보았습니다. 입춘이 음력 섣달에 갇혀 있는 형국으로 본데서 나온 비롯된 속설입니다.
입춘의 일진(그 날에 해당하는 간지)에 따라 농사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일진이 갑을이면 풍년이고,
병정이면 큰 가뭄이 일어난다.
무기면 밭작물이 손상되고
경신이면 사람들이 안정되지 못한다.
임계면 큰 홍수가 일어난다.
보리 뿌리를 보고 농사의 길흉을 논하기도 하였습니다.
보리 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라고 보았습니다. 뿌리가 많으면 튼튼하다는 뜻이니 당연히 수확량도 많을 것입니다. 반면, 뿌리가 적다는 것은 겨울 날씨가 순조롭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그해 날씨도 순조롭지 못하다고 보고 나온 속설입니다.
또한 입춘날 날씨를 보고 한해의 날씨를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입춘에 날씨가 따뜻하고 맑을수록 좋다고 보았습니다.
"임원경제지"란 책에는 입춘일 입춘점에 관한 기록이 나옵니다.
- 입춘일에 비가 내리면 오곡에 해를 끼치고, 입춘일이 청명하고 구름이 적으면 그 해에는 곡식이 잘 익으나, 입춘일이 흐리고 음습하면 그해는 벌레들이 벼와 콩을 해친다.-
11. 입춘(立春)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
동의보감 내경편에 보면, 봄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봄철 석 달은 발진(發陳)-필 발, 베풀 진-이라고 하는데 천지가 모두 생겨나고 만물이 자라난다. 이때는 밤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 천천히 뜰을 거닐고 머리를 풀고 몸을 편안하게 하여, 마음을 생동하게 해야 한다. 무엇이든 살려야지 죽여서는 안 되고, 주어야지 빼앗아서는 안 되고, 상을 주어야지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봄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니 양생의 방법이다.
또한 역주 예기집설대전 월령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맹춘의 달에는 새의 둥지를 엎지 못하게 하고, 애벌레와 새끼를 잉태하고 있는 짐승과 갓 태어난 어린 새끼들과 이제 갓 태어나 나는 연습을 하는 어린 새들을 죽이지 못하게 하며, 어린 새끼를 희생물이나 음식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계란을 희생물이나 음식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부역을 시키기 위해 대중들을 모으리 못하고 하고, 쓸데없이 백성의 노동력이 동원되는 성곽을 축조하지 못하게 하며, 무덤에서 삐져나온 시체의 뼈들을 흙으로 가려 주고, 아직까지 살덩이가 붙어 있는 시체들을 매장해 준다.
두 자료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태도는 베풀고 나누라는 것입니다.
냉엄하고 혹독한 계절이 지나가고 밝고 희망한 봄이 되었으니 더욱 어질고 부드러운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음양오행의 이론에서 봄이 의미하는 것은 약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어진 마음입니다.
입춘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약한 사람들을 대하는 넉넉하고 어진 마음을 기억하고 주변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봄에 베푼 따뜻한 마음은 반드시 가을에 넉넉한 즐거움으로 돌아옵니다.
『대산주역강의』 김석진
『24절기와 농부의 달력』 안철환
『절기서당』 김동철, 송혜경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네이버 절기정보 『한국민속대백과사전』-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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