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霜降) - 1분 깔끔 정리 -
- 사주명리학/24절기
- 2019. 10. 21.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24절기, 상강(霜降)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녕, 사주명리" 블로그는 사주명리에 대해 쉽고 재밌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카테고리의 글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상강(霜降) 개요
한로와 입동 사이의 절기
양력으로 10월 23일~24일 무렵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머물렀을 때
<2019년 10월 24일은 상강일, 혹은 상강 절입일이라고 함>
<2019년 10월 24일 ~ 2019년 11월 7일에 해당하는 기간을 통틀어 상강(霜降)이라 함>
2. 상강(霜降) 자연현상
'상강'이라는 말은 '서리(霜)가 내리다(降)'이라는 뜻입니다.
상강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일교차가 심해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립니다.
계절로는 늦가을이며, 고장에 따라서는 이른 얼음이 얼거나 눈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에는 칡잎이 사그라지고, 나뭇잎은 아름답게 단풍이 듭니다. 상강에는 국화도 활짝 피어 그 아름다움을 뽑냅니다.
3. 상강(霜降) 농사, 마지작 농번기
상강에 서리가 내리면 초목은 생장발육을 멈춥니다. 모든 식물이 소멸되어 가며, 또한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기 위해 멈춤이 시작되는 시기가 상강입니다.
상강 이전에 모든 여름 곡식들 수확을 끝내야 합니다. 서리를 맞으면 여름 곡식들이 타격을 입어 맛이 덜하고 씨앗의 힘도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리태라는 콩은 서리를 맞은 후에 수확합니다. 이름도 그래서 서리태입니다.
상강은 마지막 농번기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수확한 벼 타작과 함께 조, 수수의 수확, 고구마와 땅콩 캐기, 고추와 깻잎 따기, 밀, 가을보리, 마늘, 양파의 파종으로 의외로 아주 바쁜 시기가 바로 상강입니다.
이를 반영하듯이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상강의 바쁜 농촌의 모습을 잘 담아냈습니다.
1939년 10월 24일 《동아일보》에도 "오늘이 상강이다. ...추수와 보리심기가 한창 바쁠 때이다. 보리는 입동 전에 심어야 발육이 양호하니 요새 5, 6일은 여름의 모내기철과 같이 아주 바쁜 때다."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아주 바쁜 농촌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된서리가 내려 천지가 눈이 온 듯 뽀얗게 뒤덮히는 상강이 되면 전국에서 담배수매가 이뤄졌습니다. 지금은 수입 담배때문에 상황이 다르지만 예전에 담배 농사는 농가의 중요한 수입이었습니다.
4. 상강(霜降) 산지박
한로는 戌(술)월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戌(술)월은 한로와 상강에 해당하는 절기로 10월 8,9일 ~ 11월 8,9일에 해당함.>
사주명리에서 戌(술)-오행으로는 土, 동물로는 개-이라는 글자는 수확이 끝난 뒤 가을의 쓸쓸하고 적막한 기운을 의미합니다. 사물로 비유하면 "사방을 떠돌아다니며 짖는 개"를 의미합니다.
사주명리에서는 戌(술)을 "화기(火氣)의 창고"라고 표현합니다. 戌(술)시나 戌(술)월이 되면 맹렬한 화(火)의 기운이 "자취를 감춘다." "숨는다"는 데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창고라는 표현 대신 무덤(관)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역시 강한 화의 기운이 무덤으로 들어간다는 표현으로 득세하던 여름의 기운이 사라지고, 추운 바람이 부는 이 한로의 상황을 잘 묘사한 표현입니다.
戌(술)은 주역의 괘로 보면 산지박(山地剝) 괘에 해당합니다. 산지막 괘는 아래에서 올라온 음효(음기)가 완전히 대세를 장악하고 있는 괘입니다. 마지막 남은 양(陽)효가 맨 위에 혼자 남아 위태롭게 아래에서 올라오는 음(陰)효에 대적하고 있지만, 그 기세에 눌려 꼼짝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지박의 "박剝"이라는 글자는 "훼손시키다, 깎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괘의 형세를 보더라도 아래에서 올라온 음효가 하나 남아있는 양효를 없애기 위해 호심탐탐 위협하고 있습니다.
산지박 괘에서 戌(술)의 의미를 유추해보면, 戌(술)은 "관계의 단절과 소멸",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쫓아내 버리는 태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의존적인 대상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리와 단절은 상처를 남기지만 결국 개인에게 해방과 자유를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주를 볼 때도 사주에 戌(술)이 강하면, "관계의 끊고 맺는 능력이 탁월하고, 고독한 성향이 있다."고 풀이합니다. 특히 戌(술)월에 태어나거나, 戌(술)일에 태어나면 그러한 성향이 강하다고 해석합니다.
戌(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19/03/17 - [사주명리학/지지(地支)] - 지지, 술(戌)-술토
5. 상강(霜降) 속담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大夫人)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
쓸모없는 부지깽이도 필요할 만큼 바쁘고, 또한 귀한 대부인까지 나서야 할 만큼 곡식 갈무리로 바쁨을 나타낸 속담입니다.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
상강은 10월 하순경이므로 이보다 90일 전인 7월 하순 모내기는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벼농사가 다른 잡곡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했던 옛날 남부지방에서 벼농사를 중요시한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한로 상강에 겉보리 파종한다’
강원도 산간지방에서는 보리의 안전 월동을 위해 한로 때(양력 10월 8일경) 보리파종을 해야 하며 늦어도 상강(양력 10월 23일경) 전에는 파종을 마쳐야 한다는 뜻을 의미하는 속담입니다.
6. 상강(霜降) 세시풍속
상강 무렵에는 국화주를 마시며 보신 음식으로 추어탕을 즐겼습니다. 또한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기 때문에 단풍 나들이가 주요한 세시풍속이었습니다.
음식으로는 국화전을 들 수 있습니다. 기름을 두른 팬에 반죽을 놓고, 여러 색의 국화꽃을 얹어 색깔을 낸 국화전으로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 지역에 따라서는 국화주를 빚어 마시기도 하고, 화채를 비롯한 각종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7. 상강(霜降) 둑제(纛祭)
조선 시대에는 상강에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지냈습니다. 둑제는 일종의 군기제입니다. 군기제라는 것은 군대의 위용을 자랑하고,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군대의 행렬 앞에 세우는 대장기(大將旗)에 지내는 제사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중국이나 북한에서 행하는 열병식과도 같은 의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양 문밖 지금의 뚝섬 자리에 사당이 있어서, 무신 당상관(武臣堂上官)이 헌관이 되어 제사를 지냈습니다. 둑제에는 악생이라고 불리는 무희들이 23명이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며, 간척무(방패와 도끼를 들고 추는 춤), 궁시무(활과 화살을 들고 추는 춤), 창검무(창과 검을 들고 추는 춤)를 추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일종의 국군의날 공연이었던 셈이죠.
이날 부르는 노래인 <납씨가(納氏歌)>는 고려의 청산별곡(靑山別曲)에 맞추어 부르는 곡이며, <정동방곡(靖東方曲)>은 고려의 서경별곡에 맞추어 부르는 곡으로 태조 이성계의 무공(武功)을 찬양하여 정도전이 가사를 지은 노래입니다.
8. 상강(霜降) 고전
당나라의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945),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1281) 에 상강(霜降)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中候)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
또한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란 책을 보면 상강의 자연 환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목의 잎이 지고 국화 향기가 퍼지며, 승냥이는 짐승을 잡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
중국 고전의 내용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대산주역강의』 김석진
『24절기와 농부의 달력』 안철환
『절기서당』 김동철, 송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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