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과 메타버스 그리고 사주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지적 한계의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1. 메타버스(metaverse)


메타버스는 다중 현실을 의미합니다.

현실의 홍길동이 "얼음공주"라는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을 즐기면,

현실의 홍길동은 게임 안에서는 "얼음 공주"라는 자아로 게임의 세계관을 살아갑니다.

홍길동은 현실의 "홍길동"으로써의 삶과, 게임 속의 "얼음 공주"로써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얼음 공주로"써의 삶은 가상이지만,

그 가상에서의 삶에서 훨씬 더 존중감을 받고, 만족감을 느낀다면,
가상에서의 삶에서 인간적 유대를 느끼고,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얼음 공주"의 세상을 하찮게 여길 수 있겠습니까?

매일 모욕을 당하는 젊은 알바생 홍길동의 삶과,
게임 안에서 인품과 실력을 인정받고 인기를 누리는 "얼음 공주"의 삶 중

어느 삶이 더 의미있는 진짜 삶입니까?

홍길동 씨는 어느 삶에 더 비중을 둘까요?

 

2. 메타버스의 급부상(꼰대들의 잔소리에 반격을 가하다.)


매일 게임에 빠져 "얼음 공주"로써 큰 만족감을 누리며 살아가는 홍길동씨에게 하는 잔소리가 있습니다.

"게임을 하면 쌀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

<<사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게임이라는 단어는 얼마든지 "인스타""페북""트위터" 등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인스타 계정을 생성함과 동시에 나는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새로운 "나"를 탄생시키고, 예쁜 사진과 글귀들로 "나"를 꾸며나가기 때문에 게임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스타의 "나"는 현실의 나와 확연하게 다른 "나"입니다.>>

"......"

홍길동씨는 할 말이 없습니다.

게임은 말 그대로 가상 속의 삶이고, 그 안에서 누리는 성취는 실제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얼음 공주"로써 큰 성취를 달성하더라도 현실에서의 홍길동씨는 늘 모멸감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공상을 즐기는 사람들,
가상의 공간에서 활약하는 영웅들에게 현실의 삶은 견뎌야 하는 것, 피하고 싶은 것이 되어 왔습니다.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구현되는 가상 현실의 가치가
현실에 그대로 반영될 수 없는 이유는,

가상 현실의 모든 재화와 데이터는 손 쉽게 복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 만원 짜리 한 장을 완벽하게 복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게임 속의 재화는 얼마든지 복제와 변조가 가능합니다.

디지털의 특성 상 원본과 사본을 구분할 수 없고, 무한 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 현실의 재화는 그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가상 현실의 가치와 재화는 가상 현실 속에서만 통용되어야 했습니다. 무한히 복제되는 물건의 가치는 무한대로 낮아지는 법이니, 현실에서는 아무도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으로, 이제는 디지털 세상의 모든 재화와 가치가 그 고유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복사가 불가능한, 원본을 증명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를 구현해 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어려운 말로 Non-Fungible Token, 즉 NFT라고 부르는데, "복사 불가능한 디지털 자료"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이런 신기술의 발전은 가상 현실에서의 재화를 현실에서도 통용되게 만들어 줍니다. 고유성을 담보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가 점점 현실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즉 아무 쓰잘데기 없었던

게임 상에서의 활동,
SNS에서의 활동,
"얼음공주"의 모든 업적과 활약이

이제는 현실 속에서 재화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쌀이 되고 돈이 됩니다!!!"

가상의 얼음공주가 현실의 홍길동씨를 먹여살리게 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입니다.

같은 질문을 또 해볼까요?

얼음공주로써의 삶과 홍길동씨로써의 삶 중

어느 삶이 더 의미있는 진짜 삶입니까?

홍길동 씨는 어느 삶에 더 비중을 둘까요?

 

3. 장자의 호접몽(胡蝶夢)


우리는 이제서야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얼음공주의 삶을 이해하려 하고, 얼음공주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지만 2400년 전에 태어난 장자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현실의 "나"와 가상의 "나"를 과연 구별할 수 있는가?
구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 당신의 현실은 진짜 현실인가?
가상의 "나"는 정말 무가치하고 무의미한가?

라는 화두를 이미 2400년전에 "제물론의 마지막 장 호접몽"을 통해 던지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장자의 사상을 "인생무상"이라는 근본 없는 몰상식한 시각으로 뭉뚱그려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 호접몽을 통해 장자가 말하려는 것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생무상이 아니라!

당신이 만들어 내고 상상해내는 모든 사유물들은 그로써 고유한 가치가 있다.
당신의 그림자,
당신의 어둠,
당신을 스쳐갔던 모든 상념과 미련들은 그로써 가치가 있다.
당신의 꿈이 당신이며,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진 않는 것에 진짜 가치가 있다.

는 것이 장자가 말하려는 것입니다.

얼음공주의 대변인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라,

음양의 이치를 깨달은 장자였던 것입니다.

4. 사주와 메타버스(겁재의 세상이 오다.)


이 블로그는 안녕 사주명리니까,
기승전 사주가 되어야 합니다.

사주로 결론을 지어보겠습니다.


일간과 음양이 다른 기운을 사주에서는 겁재(劫財)라고 합니다.

내 사주의 중심이 되는 기운이 양목(陽木)이라면, 음목(陰木)이 겁재가 되는 것입니다.

겁재라는 힘의 단면만을 본 과거의 누군가가
재물을 빼앗아가는 기운(빼앗을 겁, 재물 재)이라고 이름을 지은 탓에 겁재는 아직까지 무시무시하고 피하고 싶은 기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겁재의 핵심은,
오행이 같고 음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와 그 뿌리는 같은데,
그 성질이 전혀 다른 "또다른 나"가 바로 겁재인 것입니다.

나의 그림자,
내가 숨기고 싶은 나,
거울 속의 나,
내 마음 속의 악마

가 바로 겁재입니다.

그렇다면

겁재가 강한 사주의 경우, 어떤 특징이 드러날까요?

가면을 여러 개 준비하고 다니는 다중적인 성격
전환적 사고에 굉장히 능하고 세상의 이면을 보는 능력이 탁월함
현실의 가치들을 하찮게 여기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성격이 잘 드러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겁재는 농경 중심의 유교 문화, 관료제 사회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되기 어려웠습니다.

변화와 변혁을 꿈꾸고, 투쟁적이며, 정체성이 여러 개인 겁재형 인재는 긴 암흑의 시기를 견뎌야 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NFT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에서는

진짜 삶과 가짜 삶의 구분이 사라지고,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면서,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잘 적응하는 N개의 정체성을 가진 인재

가 주목받을 것입니다.

쉽게 경계를 허물고,
바뀐 환경에 빠르게 옷을 바꿔 입으며,
농담 속에서 금화를 캘 수 있는 사람이,
나비로써의 삶에 제대로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것입니다.

겁재는 이런 새로운 세상에 최적화 된 축복받은 기운입니다.

혹시 사주에 겁재가 있으신가요?

잘 달래고 아끼고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겁재의 날개짓이 곧 시작될 것입니다.


시대를 선천과 후천으로 나누고, 언제 후천 세상이 올것이냐고들 하는데,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되는

수천년 동안 잠들어 있던 겁재가 비로소 주목받는 세상,

그런 세상이 바로 후천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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