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주 상담 끝(feat. 독자분의 사주 상담 후기)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동지를 전후해서,

한 해의 상담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원래는 11월말까지 마무리하고 12월부터는 일주별 운세에 집중하려 했는데, 추가로 상담을 접수받다보니, 

동지 무렵까지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상담을 하는 것은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소리를 지르는 행위입니다. 

 

정해진 상대방이 없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 혼자만의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외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상담을 하는 것은 바로 코 앞에 있는 상대방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행위입니다. 

 

수신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은 만남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한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지만,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은 늘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상담의 결과에 대해서 늘 후회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이 따르는데, 이런 과정은 상담가의 자존감과 평정심을 무너뜨리기 일쑤입니다.

 

상담이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상담가가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일반인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자잘한 문제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좌절하고 후회합니다. 누구나 이런 심리상태를 주기적으로 겪습니다. 

 

돈이 많다고, 유명하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사람은 없습니다. 밀물과 썰물처럼 행복과 고통 사이를 오고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상담가의 문제는 상담가 본인이 고통에 빠져있을 때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건네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본인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써야 하는 상황을 겪게 되면, 상담가는 더더욱 큰 자괴감에 빠져듭니다.

 

'나 까짓 게 무슨 상담을 하겠다고...'

 

이런 마음을 수백 번이고 되뇌이는 것이 상담가의 숙명이자 현실입니다.

 

자괴감을 견뎌야 하는 점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담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상담가는 아주 단단해야 합니다. 

 

물상적으로는 칼이며,

사주의 기호로는 辛(신금)이어야 합니다. 

 

수시로 찾아오는 자기 비하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辛(신금) 정도의 자기 주체성과 완결성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사주에 辛(신금)이 강한 편이라서, 힘들 때마다 제 안의 辛(신금)을 떠올리며 버텼습니다. 

 

나를 지탱하는 무기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물론 사주에 辛(신금)이 없어도 상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모든 기운이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2021년의 상담은 유독 힘들었는데 

하루하루가 고비였고, 이 길이 많는 길인가 하는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성원하시는 분들, 응원의 메시지들 덕분에 한 해 동안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긴 여행을 끝 마치고, 성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먼저 저를 믿고 상담을 신청해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툴고 부족한 상담이었지만, 희망을 발견하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 수는 없었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내년 상담에 나서고자 합니다. 

 

쉬는 동안 칼을 좀 갈고, 

일주별 운세도 마무리 하고,(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선물처럼 도착한 독자분의 상담 후기를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는 서툰 상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 공유드립니다. 

 

좋은 긍정의 기운 많이 받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현묘님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감사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처음엔 바로 답장을 드릴까 했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제가 현묘님의 조언으로 무언가 바뀐 후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상담받은 후 석 달이 정말 휘몰아치며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면 다시 태어난 것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단 늘 마음속으로만 동경했던 것을 배우러 다녔고 어릴 적 하다 만 미련이 남은 것들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해보자는 생각이 들자마자 다음날 바로 실행에 옮겼고 조금씩 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지났습니다. 

 

현묘님께서 말씀해주신 새벽 5시에 일어나 등산을 가는 것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5시에 일어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고 그것이 좀 익숙해지니 밖을 나가야 한다는 게 또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시간에 책상에 앉아 글을 썼습니다. 막상 글을 쓰려하니 무엇을 쓸지 몰라서 일단 저에 대해 썼습니다. 그러다 2주 전부터는 그 시간에 집 앞 야트막한 산책길을 걷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과 산행은 거의 전무후무해서 도전하는 게 너무 겁이 났고 역시나 얼마간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니 뭔가 안에서 솟구치는 기분이 드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맑은 공기와 나무, 흙은 정말 정신을 맑게 해주더라고요. 새벽 5시의 산내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그런 감각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제겐 다소 파격적이지만 정말 필요했던 조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 내용에 조금 더 덧붙이자면 경제적으로는 아버지께서 도움을 주시고 계셨는데 임인년부터는 제가 제 힘으로 살아보려고 합니다. 빠르진 않겠지만 어머니와는 정신적 독립부터 조금씩 해보려고도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자면 건축에 관한 부분은 집을 만드는 일보다는 인테리어와 가구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그런 것에 대해 형에게 글을 써서 보여주면 형이 제발 이런 글 좀 인터넷에 쓰라고 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인터넷에 글 쓰는 게 저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늘 그런 말은 흘려듣고 노트에 썼던 글도 때되면 다 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현묘님께서도 블로그 같이 인터넷에 글을 쓰는 등의 자기 표현 수단을 찾으라고 하셔서 그런 것이 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직업에 관해 가장 궁금했기에 상담 내용을 보고 가장 놀랐던 점은 관성의 울타리가 족쇄가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제껏 어디에 소속되지 않으려는 근자감(?) 때문에 아직까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제적으로라도 일을 시키는 곳에 들어가야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게으름과 잡념을 떨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이유 없이 초조하고 불안한 저라서 편안함과 안정만을 목표로 살아왔는데 그것이 제 앞길에 방해가 된 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후회가 됐습니다.

 

20대 내내 안정감만 바라며 살아왔는데 정작 추구해야 할 것은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럼 난 무엇을 좇으며 살아온 건가 하는 허탈함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복잡해도 그때의 그 상황을 받아들였더라면 지금만큼 정신적으로 혼란스럽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주로 과거 일들의 이유를 알 수 있긴 하지만 결국 현재를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요. 현묘님이 쓰신 며느리 바위의 며느리처럼 되지 않으려면 뒤는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요.

 

사주적으로 평생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하며 사람을 만나고 가르쳐야 한다는 말씀에 왠지 모르게 신이 났습니다. 어떤 글감으로 어떤 내용으로 일을 진행할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저 일단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한 하나가 정해져야 행동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하다 보면 정해질 거란 믿음에도 힘이 실렸고요.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대운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제 첫 두 대운의 흐름이 순탄했다면 그 다음 두 대운은 힘들고 또 그 다음 대운은 좋아진다는 게 신기합니다. 

 

이번 을사대운이 아름답지 않다는 현묘님의 말씀이 정말 아름답게 돌려 말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ㅎㅎ 갑진대운에는 방어적인 태도만 취하다 결과의 쓴맛을 보았으니 다가오는 을사대운엔 조금 공격적으로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묘님의 행복론처럼 결국 지금 뭐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 노력해야하는 소멸되면 그만인 존재이니 말이에요.

 

현묘님 블로그를 알게 되고 상담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평생 사주 볼 일 없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삶이 평탄하고 자기 생에 확신이 있다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제는 이런 제 상황에 감사해야함을 느낍니다. 

 

어쩌면 그만큼 더 배워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부터 선배가 명리 공부를 좀 해보라고 했을 때는 왜?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져서 조금씩 해보려고 합니다.

 

신축이란 글자에서 벗어나고 있어서 그런가 변하고 있는 제가 신기합니다. 그리고 바뀌려는 제 마음에 현묘님의 답장이 불을 지펴주셨습니다. 저에게 가장 절실한게 끈기인데 이 불씨만큼은 꺼뜨리지 않으며 꾸준히 뭐라도 해서 아름답다는 병오 대운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재성이 없기에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도 들지만 일단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보일거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현묘님께서 ‘글쓰는 게 아니면 죽겠다는 마음으로’ 라고 하신 데에서 또 한 번 느꼈습니다. 그냥 언젠가는 바뀌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닌 죽기살기로 해야 바뀔 수 있다는 것을요. 현묘님의 글은 역시 그냥 나오는게 아니었구나 하는 것도요.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써야 사람들의 마음에 더 많이 와 닿는 거구나 하면서 울컥했습니다. 

 

현묘님이 그런 정성으로 쓰신 글을 언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서요. 계묘일주는 천을귀인을 깔고있다는데 묘유충 때문에 내 귀인들은 다 어디 가버렸나보다 했는데 현묘님이 나타나셨어요. 신축년에 가장 잘 한 일이 현묘님께 상담받은 것입니다.ㅎㅎ

 

깨달음 뒤에는 꼭 실천이 함께 해야 그게 진짜 깨닫는 것이란 걸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현묘님께서 조언해주신 생활습관부터 완전히 제 루틴으로 만들어 비행기 타는 그 날이 멀지 않았길 바라며,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무던히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제 상담내용엔 없었지만 쓰신 글에 있는 수목의 기운을 위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단 음식을 먹지 않고, 음기를 덜기 위해 햇볕을 쬐는 등의 조언들도 하나씩 실천하는 중입니다. 강의에서 특히 중요한것만 쏙쏙 잘 골라 습득 중인 학생 모드로 열공중입니다. 웃기지만 학교 다닐때보다 현묘님 글로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생’에 관한 전반적인 공부이기 때문일까요?

 

비록 실제로 뵙지는 않았지만 마치 뵌 것처럼 생생하게 상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묘님이 말씀하신대로 이렇게 글로 상담 받으니 반복해서 읽으며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것도 신기하고요. 

 

제 상상 이상으로 현묘님의 말씀이 너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시 한번 지금, 당장 여기서 시작할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주신 말씀 토대로 편인도식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전엔 삼복에 닭 먹는 것만 관심 있던 제가 요즘은 동지에 팥죽 먹으며 해가 길어지는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ㅎㅎ

해는 길어지지만 점점 더 추워지는데 늘 건강 챙기시고 오늘도 밝고 산뜻한 하루 보내세요 현묘님. 감사합니다.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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