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가 왜 좋냐면...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 원래 계해일주 신축년 운세를 올려야 하는 날인데, 

60일간 지속된 작업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이기도 하니,

 

오랜만에 이런저런 일상적인 말씀을 좀 드려보겠습니다.

 

마지막을 앞두고 한번 쉬어가는 의미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사주에 인성이 많은 편이라, 스승복도 많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여기저기에서 스승님들이 나타나 학문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시기도 했고, 우연히 집어든 책에서 큰 가르침을 얻는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성은 독이 되고, 일간인 나를 묻어버리는 법이죠.

 

결국은 어느정도 인성을 걷어내야 내 자신이 오롯이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평소에 그 생각을 하고 있어선지 몰라도 제가 스스로 스승 한 분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그분이 정치적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그분이 택한 길을 저로써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운하고 슬픔 마음과 함께 배신감이 몰려왔고, (건방지게도) 스승앞으로 그 분을 비난하고 원망하는 글을 한 편 보내고 나서 마음속으로 결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모든 학문의 끝은 다 정치로 귀결될까?

왜 그 허고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은 말년에 정치에 입문하여 더러운 꼴을 당하고 자신의 역사에 오점을 남길까?

 

학문은 허공에 떠 있고,

정치권력은 현실에 발 딛고 있기 때문이지요.

 

학문은 허울뿐인 명예를 주지만,

정치권력은 따뜻한 밥과 처자식의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모든 종류의 학문이 가진 한계입니다. 관념적 추상적으로 파고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실제 현실과의 괴리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래 공부한 분들은 이 괴리를 잘 알고 있고, 스스로 실제와 학문사이의 괴리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종의 학문적 실천을 위해 정치영역에 발을 디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정치는 호락호락하지가 않죠. 겁 없이 전장으로 뛰어든 백면서생을 이용만 하고 가차없이 폐기처분해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사주명리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학문이면서도 실생활과의 괴리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현실 밀착형, 실용적이고 즉물적인 학문이 바로 사주명리입니다. 

 

고서에는 위대한 사상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고서에 나오는 주제로 논문 100편을 써봤자, 어느 누구도 사주명리의 대가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실제 인간 삶을 잘 대입하고, 잘 해결하고, 고민을 잘 풀어주는 사람이 사주명리의 대가입니다.

 

사주명리 자체가 완전히 실용학문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가 예전에 십신을 다룰 때 한 말씀이기도 하지만,

사주명리의 위대함은 음양오행이라는 사상을 인간의 실제 삶과 완전하게 접목시켰다는 점입니다. 

 

위대한 사상을 바로 인간의 피부에 닿게 만들어준 것이 사주명리입니다. 

 

극락과 시장바닥을 공존하게 하는 힘이 사주명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분 전에는 적천수의 철학적인 구절을 읽으며 우주를 헤매고 있다가 10분후에는 "내년에 취직이 될까요?" 이런 질문을 듣는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저는 상담을 하는 기간에는 매일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10분만에 우주에서 동네 소주방을 오고가는 것입니다. 

 

10분만에

도포자락을 흩날리며 우주의 도를 터득하려고 덤비는 도사에서

동네 소주방에서 친구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말벗으로 변신하는 것이죠.

 

마치 배트맨이나 슈퍼맨이 옷을 갈아입듯이,

 

일상적으로 사상과 현실, 이론과 실제, 원칙과 응용을 오고 가는 것이 사주명리의 가장 큰 위대한 장점이고, 그 장점을 몸에 잘 익혀야 좋은 사주명리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주의 원리와 자연의 운행의 이치를 바탕으로

인간사의 세세한 골목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는 완벽하게 개인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이 사주명리이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찮은 점쟁이라고 억측과 오해를 받기도 하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지만,

완전히 현실에 발디디고 있고, 우주의 변화를 포괄할 수 있으니 그만한 오해는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음입니다.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 충분한 행복감을 느꼈고,

8개의 기호만 알면, 내 앞에 앉은 사람의 심리상태, 욕망, 현재과거미래를 꿰뚫을 수 있으니 

몇 십년을 공부한다고 한들 시간이 아깝겠습니까.

 

그리고 세상 그 어떤 권력보다 이만한 권력이 어디에 있습니까? 

 

 

마음 한 칸을 칼로 베어낸 것 같은 하루입니다. 

진심으로 마음이 울적해서 괜히 사주가 왜 좋은지에 대해 읊조려 보았습니다. 

 

어설픈 학문보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사주공부를 열심히 하고 계신 여러분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속이 시원할 거 같아서 괜한 말씀을 드려봅니다.

 

크리스마스 무렵은 동지입니다. 동지는 자월의 절정, 음기가 가장 강하면서 미약하게나마 양기가 고개를 드는 시기입니다. 

 

음기가 상징하는 덜어내는 것(나눔, 베품)을 통해,

새로움을 서서히 채워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현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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