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간의 탐구 - 자오묘유
- 사주명리학/지지(地支)
- 2020. 11. 21.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지장간의 탐구 - 자오묘유" 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지장간의 탐구 시리즈는 인신사해, 자오묘유, 진술축미의 순서로 이어지며, 지장간을 통해 지지의 특성과 공통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기획입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왕지(旺地), 도화(桃花)를 의미하는 글자인 "자오묘유"의 공통점을 지장간으로 이해해 보는 시간입니다.
왕지(旺地)인 자오묘유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수 있고,
지장간(地藏干)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입니다.
1. 자오묘유의 지장간
지장간은 말 그대로, 지지에 숨어들어 있는 천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지장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천간과 지지의 무한한 상호 연관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지장간은 초기(여기)와 중기, 정기(본기)로 나눠지며,
정기(본기)에 해당하는 지장간이 지지를 대표하며, 정기의 음양오행이 곧 해당 지지의 음양오행이 됩니다.
子(자수)의 경우,
정기가 癸(계수)이기 때문에 子(자수)의 오행을 수水라고 하고, 음양을 음陰이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癸(계수)의 음양오행이 음수(陰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자오묘유의 지장간이기 때문에,
자오묘유의 지장간을 그림으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가로축은 초기와 중기, 정기이고,
세로축은 계절의 순서입니다.
그러면 자오묘유의 지장간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자오묘유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자오묘유의 공통점 1. 정기가 모두 음간이다.
자오묘유는 모두 계절의 중심 지지입니다. 子(자수)는 겨울의 중심을 의미하고, 午(오화)는 여름의 중심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계절의 중심이라 하면, 가장 왕성한 기운이기 때문에, 그 지지의 정기가 양간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계절의 중심을 의미하는 자오묘유의 정기는 모두 음간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음과 양의 이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때 묻은 공허한 외침에는 양이 음보다 우선이고, 더 가치있다. 더 힘이 있기 때문에 음은 양에게 굴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깔려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남성우월주의자는 극소수일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자오묘유의 지장간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듯이, 계절의 중심을 차지하는 기운은 양간이 아니라 바로 음간입니다. 이것이 음의 특성입니다.
양은 기세를 높이지만 음은 실질적으로 힘을 행사합니다. 물론 순서상으로 양이 우선인 것은 맞지만, 양이 먼저 나서는 것은 그 역할 때문이지, 양이 대장이기 때문인 것이 아닙니다. 양은 "전위부대, 정찰대, 사기를 드높이는 군악대"일 뿐, 실질적으로 칼을 휘두르고 적군을 제압하는 것은 음의 역할입니다.
소리를 질러 적을 위협하는 것은 양이지만, 실제로 적의 목을 따고, 적의 살을 베는 것은 음이라는 말씀입니다.
비유적으로 설명을 하기 위해 양이 순서상 먼저이고, 음이 나중에 실질적인 힘을 행사한다고 하였지만, 음양의 법칙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순서도 음이 먼저입니다.
음양이라는 말 역시 양음이 아니라 음양인 것도 이를 반영하는데,
개념적으로 보더라도 어둠(암흑)이 있고 나서야 밝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어둠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어야 밝음이라는 반대 개념이 탄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와 유도 같은 방식입니다. 음양의 조화를 의미하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이라는 아름다운 말도 있지만, 그 시작은 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존재가 움튼다(유)는 것이 개념적으로도 어울립니다.
음성학(훈민정음의 음양)을 통해서도 음과 양, 그 순서와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종은 국어의 소지 중 모음은 음으로 보았고, 자음은 양으로 보았습니다. 모음이라는 말고 자음이라는 말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음은 어머니가 되고, 양은 자식이 됩니다.
실제로, 모음은 혼자서도 소리날 수 있지만, 자음은 모음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음만 외따로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ㄱ”을 발음해 보시기 바랍니다.) 양은 음에 그 토대를 두고 나서야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 없는 자식이 없는 이치와 같습니다.
이렇게 음은 양보다 더 실체적이고, 실리적이고, 실질적, 실용적입니다. 일부러 모두 실實 자를 써보았습니다.
자오묘유, 왕지의 글자이자, 도화의 글자,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계절의 최강자의 글자의 정기를 음간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음간의 기운이 실질적으로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 강하고 매혹적인 기운에 우리는 넋을 잃고 이끌리게 되고, 그런 에너지를 일컬어 도화라고 부릅니다.
3. 자오묘유의 공통점 2. 지장간이 대부분 2개로만 이루어져 있다.
午(오화)의 경우는 예외이지만, 자오묘유의 지장간은 모두 두 개의 천간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머지 여덟 개의 지지의 지장간이 모두 세 개인 것과 비교하면, 이는 자오묘유만이 가진 특징으로 들 수 있습니다.
지장간의 천간이 두 개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는, 에너지가 선택과 집중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절의 가장 강한 기운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기운들이 섞이면 안되고, 그 계절의 오행에 해당하는 천간이 모여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한 겨울의 기운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壬(임수)만 가지고는 안되고, 壬(임수)와 癸(계수)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말입니다.
다른 것이 끼어드는 순간 순도가 낮아지고, 집중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다른 잡스러운 것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그 오행에 해당하는 천간 두 개로만 구성된 것이 바로 자오묘유입니다.
이렇게 선택과 집중된 것이 자오묘유의 기운이기 때문에,
자오묘유는
일처리가 시원시원.
남의 눈치를 보지 않음.
선명하고 뒤끝이 없고, 깔끔함.
단순하고 직선적인 힘으로 이루어짐.
관계의 시작과 끝의 매듭이 확실함.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음.
머뭇거리고 망설임이 없음.
번민을 겪지 않음.
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자오묘유가 천간에 드러난 경우라면,(지지에 자수가 있고 천간에 임수가 있을 경우) 더욱 그 성향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4. 자오묘유의 공통점 3. 초기는 양간, 정기는 음간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위에서 한 논의의 중복이 될 수도 있지만, 양과 음의 상관관계와 작용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 첨언을 해보겠습니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오묘유의 지장간은 초기와 정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한 초기가 오행의 양간이고, 정기가 오행의 음간이라는 패턴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지장간의 이해 1편-인신사해>를 잘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하나의 계절, 하나의 지지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그 지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힘이 필요합니다.
인신사해에서는 그 힘을 戊(무토)로 보았고, 戊(무토)는 중재의 역할까지를 담당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자오묘유에서는 그 기운을 바로 양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음간이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기 위해 양간이 먼저 나서서 판을 까는 구조라고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왕의 행차를 위해서 주변을 정리하고, 잡스러운 것들을 몰아내는 강력하고도 위협적인 기운이 바로 자오묘유의 양간인 것입니다.
그 이후에 바로 여왕에 해당하는 음간이 자리를 잡고, 제대로 기운의 정기를 뿜어내는 것입니다.
<지장간의 순서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장간이 실제 사주에서 작용할 때, 초기-중기-정기의 순서대로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장간은 동시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지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치 순서대로 작용하는 것처럼 표현하였을 뿐입니다.>
이런 음과 양의 역할 분담은
가장 탄탄하면서도 강력하고 실속있는 구조를 담보합니다.
양이 기세를 높여서 적군을 벌벌 떨게 만들어 높으면,
음이 다가가 숨통을 끊어놓는 방식의 역할 분담입니다.
음과 양이 이렇게 역할을 분담하여, 밖와 안, 형식과 내용, 기세와 실속를 다 장악하고 있으니 자오묘유는 비로소 계절의 으뜸 기운으로써 자리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직선적이면서도 매혹적인 기운인 자오묘유,
지장간 안에 담긴 음양의 이치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신다면, 지지를 이해하는 시각이 한층 더 깊고 넓어지실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진술축미의 지장간을 통해 진술축미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