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충(沖) 기초(1) "충이냐 극이냐"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천간 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들어가며

천간은 합(合)을 하는 하기도 하지만 충(沖)도 합니다.

 

결국 합과 충이라는 것은 천간이 어떻게 관계맺는지 그 관계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충에 대해 살펴보면 10개의 천간의 작용에 대해 더욱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고, 실전 사주 간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천간의 충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주원국의 해석과 대운과 연운의 적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충의 개념을 명확하게 잡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천간 극(剋)과 천간 충(沖)

지지는 모두 12개이고 천간은 모두 10개입니다.

 

지지의 경우 12개이기 때문에 시계를 떠올리시면 되는데, 시계에 1~12의 숫자가 적혀있고, 서로 반대편에 있는 숫자끼리 충을 한다고 보면 짝이 딱 들어맞습니다.

 

개념적으로도 손쉽게 이해가 가능한데, 정 반대편에 있는 기운이니 서로 반대되며, 부딪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면 이해가 쏙쏙 되죠.

 

시계의 12와 6이 충<자오충>을 하고, 3과 9가 충<묘유충>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간의 경우 10개 밖에 되지 않고, 이 10개를 잘 늘어놓는다고 하더라도 서로 반대편에 있는 천간과 충의 관계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10개를 쭉 시계의 숫자처럼 배치해 놓고 보니,

맞은편에 있는 천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맞은편에 있는 천간과는 바로 합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으로 배치했을 때, 맞은편에 있는 간지가 충의 관계가 아니라 합의 관계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충을 찾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오행의 상생상극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그러면 천간들의 관계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庚(경금)부터 천천히 시작을 해보면,

 

庚(경금)이 정통으로 극하는 천간은 甲(갑목)입니다. 음양이 같고 오행의 상생상극상 금극목(金剋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식으로 甲(갑목)은 戊(무토)를 극하고,

 

 

戊(무토)는 壬(임수)를 극하고,

 

壬(임수)는 丙(병화)를 극합니다.

 

 

그런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보니, 이렇게 예쁜 별 그림이 완성됩니다. 화살표 방향을 잘 보시면 서로 물고 물리는 것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무실을 차리시면,

사무실 벽면에 출력해서 걸어놓으면 참 좋겠죠.

 

 

 

첨언을 좀 하자면,

결국 극의 관계라는 것은 편관(칠살)의 관계가 됩니다. 음양이 같은 천간이 하나의 천간을 극하는 것이니까요. 당하는 입장에서보면 편관에게 당하는 것이고, 극하는 입장에서 보면 편재의 관계에 해당하겠죠.

 

오행의 상생상극과 십신(십성) 공부를 마치신 분들은 이 관계가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이는 양간 만의 관계이니, 음간의 관계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癸(계수)는 丁(정화)를 극하고, 丁(정화)는 辛(신금)을 극합니다.

 

이런식으로 계속 반복하다보면, 역시 하나의 별 그림이 완성되게 되고, 양간의 별 그림과 음간의 별 그림이 합쳐져서 아름다운 쌍별의 관계가 나타나게 됩니다. 

 

제가 지지의 삼합을 다룰 때에도 이 아름다운 별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그때 참 명리학 공부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간들끼리는 생사를 걸고 치고 박고 싸우고 있는 관계도인데,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니요. 단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할 뿐입니다.

 

이렇게 오행의 상생상극을 이용해 천간의 관계를 나타내보면,

 

천간들은 총 10가지 종류의 극의 관계를 이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병임극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어차피 "임병극"이나 "병임극"이나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극하는 주체가 앞쪽에 극을 당하는 객체가 뒷쪽에 놓이게 하여 10가지 극의 이름을 지어보았습니다.

 

오행의 상생상극의 개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들의 관계가 머릿속에서 그려지실 것이니,

용어를 외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또한 이 공부는 외워서 단시간에 되는 공부가 아니고 여러번의 반복을 통해 익숙해 져야 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애초에 외워서 공부를 잘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천간충에 대한 부분입니다.

 

실제로 어떤 책에 보면, 딱 이정도 수준에서 천간충을 다루고 스리슬쩍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궁금증을 가지셔야 합니다. 

 

우리는 천간충을 공부하고 있는데, 저는 천간 극에 대해서만 다루었습니다. 

 

그렇다면

 

1. 천간충과 천간극은 같은 개념인가?

 

2. 같다면 왜 천간극이라고 하지 않고 충이라고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이 질문에 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진도를 나가보겠습니다.

 

적천수에 보면, "천극지충(天剋地沖)"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말 그대로 천간은 극을 하고 지지는 충을 한다는 그런 개념입니다. 이를 원문 그대로 보면, 천간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충이 이뤄지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충은 지지에서만 이뤄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원문적인 해석을 하시는 분들은

 

천간충에 대해 인정하지 않습니다. 

천간에서는 오행의 상생상극에 의한 극만 일어나며, 진정한 충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견해에 의하면,

충이라는 것은 결국 두 세력이 어느정도 동등한 힘을 가지고 부딪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천간에서는 동등한 힘의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충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반대로, 천간충을 인정하는 분들은

 

천간에는 10개의 극이 있는 것이 아니라,

4개의 충과 6개의 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10개의 극 중에 4개만 충으로 분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근거는

천간의 방위를 두고 따졌을 때, "천간마다 방위에 따른 고유한 성질이 있다." "그 고유한 성질에 의해 충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봅니다. 

 

저는 천간의 충을 인정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을 올려 보겠습니다. 그리고 왜 제가 천간의 충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뒤에서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천간을 방위의 의미를 부여하여 재배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0개의 천간을 각각 오행의 방위에 맞게 배치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배치를 해 놓으니, 갑을병정의 순서로 원으로 배치한 것과는 결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방위대로 배치를 하게 되면,

 

결국은 12지지의 배치와 그 원리가 같게 됩니다.

 

12지지의 방위별 배치도

 

북쪽과 남쪽이 마주보게 되고, 동쪽고 서쪽이 마주보게 되죠.

 

천간충은 바로 여기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방위에 따라서 천간을 재배치 해보니, 명확하게 서로 맞은편에 있는 천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목과 금, 그리고 수와 화 입니다. 

 

그리고 특히 가운데에 있는 오행 토에 해당하는 천간들은 어디로 낄 자리가 없게 됩니다. 가운데에 어중간하게 남아 전투적으로 투쟁할 계제가 아닌 것이지요.

 

결국 10개의 극 중에,

 

동쪽과 서쪽의 대립,

북쪽과 남쪽의 대립이 극한의 대립이 되고,

 

이 극한의 대립이 바로 천간의 충이 된다는 것이 천간충을 지지하는 분들의 입장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천간충은 갑경충, 을신충, 병임충, 정계충 4개 뿐인 것이 됩니다.

 

이렇게 천간충을 바라보는 두 입장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극과 충에 대한 이견들이 있어 조금 세세하게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첫번째 입장은 "천간의 궁극적인 충은 없다. 모든 천간은 극의 작용을 할 뿐이다."

 

두번째 입장은 "천간의 충은 4개 극은 6개이다. 천간 충 4개는 동서의 충인 갑경충, 을신충, 남북의 충인 병임충, 정계충이다. 나머지는 극이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충이든 극이든 크게 중요한게 뭐있나? 천간들의 관계만 잘 파악하면 됐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행의 밸런스를 중시 여기는 억부의 입장으로 실제 간명을 하다보면,

 

이 충과 극을 구분하는 것이 사주해석에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3. 충이냐 극이냐

충과 극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합을 방해하냐 방해하지 않느냐의 유무입니다.

 

충은 합을 방해하고,

극은 합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충은 생사를 건 일대일의 대결, 피할 수 없는 충돌이기 때문에 오로지 충에 에너지가 쏠리므로 합을 방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생의 원수가 눈앞에 있으니 합을 할 수 없는 것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 원수라는 단어를 썼지만 충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반면 극은, 내가 일반적으로 당하거나 상대를 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과 상관없이 합이 이뤄진다고 봅니다. 

 

말로 풀어내니까 좀 어려운데,

 

사주원국 하나를 예시로 들어 충과 극의 큰 차이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간이 경금이고, 나름 흐름이 좋은 천간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생금, 금생수로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이 사주에서 甲(갑목) 대운이 왔습니다. 편재 대운이니, 식상이 많은 사주원국의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에 해당하는 그런 운이 될 수 있겠습니다. 많은 수기운으로 나무를 키울 수 있으니 재물적으로도 기운적으로도 참 좋겠습니다. 

 

 

 

그런데 사주원국에 己(기토)가 있으니 甲(갑목)은 己(기토)와 합을 하려 듭니다. 이 경우 甲(갑목)이 己(기토)와 합을 하게 되면, 갑기합토가 일어나게 되어 甲(갑목)이 오행 土로 바뀌어 버립니다.

 

여기에서 극과 충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먼저 극의 입장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충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갑기합토를 방해할 요인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甲(갑목)은 아주 유유히 갑기합토를 이루어 토 기운으로 변하게 됩니다. 

 

 

대운이 토로 바뀌면서 완전히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에너지가 보충되면서 경금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인성운이 찾아왔다고 해석을 해야 합니다. 만약 편재운이었다면 나가서 일을 하고 돈을 벌 팔자가 되는건데 인성운이기 때문에 책상머리에 앉아있을 시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4개의 충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甲(갑목)이 己(기토)와 합을 하려 들지만, 庚(경금)이 버티고 있습니다. 당연히 갑경충이 일어나게 되고, 甲(갑목)은 庚(경금)과 다투느라 己(기토)와 합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당연히 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합이 일어나지 않으니 甲(갑목)은 그대로 남게되고, 당연히 이 대운은 편재 대운 그대로 해석을 해야 합니다. 

 

충을 인정하냐 인정하지 않냐에 따라 사주해석, 특히 운의 향방을 해석할 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천간의 관계를 극으로만 규정했을 때는 

 

1. 합이 되냐 되지 않냐를 따지기가 곤란해진다. (극으로 인해 합이 안되거나, 되거나 통일해서 적용해야 하는데, 그러면 합이 되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지거나 너무 적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위의 예시는 극으로 인해 합이 방해되지 않는다고 보고 입장을 전개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합이 발생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집니다.)

 

2. 그러면 지지의 충은 인정할 것이냐?

 

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천간의 관계를 극과 충으로 나눠서 살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합니다.

 

또한 천간의 충과 지지의 충이 의미적으로도 통하기 때문에(방위적 반대 위치) 천간의 충을 인정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천간의 관계론과 천간의 충극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천간 충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충이 과연 나쁜 것인가? 좋은 것인가? 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