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점과 사주의 차이점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 "사주 상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설했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 상담 사례의 공유와 유명인 사주 풀이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사주 상담"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한 김에 신점과 사주의 차이점에 관련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1. 신점에서 활용되는 사주이론

인간이 신(神)을 영접하여 영적인 능력으로 상담을 하거나 운명에 대해 논하는 것을 신점이라고 합니다.

 

 

길거리에 붙어있는 입간판의 "신으로 봅니다."라는 문구가 의미하는 것처럼, 자신의 영적인 능력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것이 신점의 영역입니다.

 

주로 무당, 보살, 도령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분들이 신을 잘 영접할 수 있는 도구들(깃발, 제사상, 그림, 소품 등)을 갖춰놓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해 주고 있습니다.

 

아주 성스러운 영역이며, 존경스러운 활인의 길을 걷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이 신점의 영역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보존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신점을 보시는 분들이 방문한 손님의 생년월일을 물어본다면? 그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생년월일을 물어본 그 순간, 이 분들은 사주명리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주명리는 신점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 근원부터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돼지와 사과나무는 인간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엄청나게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신점과 사주도 이와 같습니다.

 

동물식물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사주는 오로지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가지고 인간의 성향을 분석하고 운명을 예측하는 학문입니다.

 

반면, 신점은 자신의 특출한 영성적 능력으로 다른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영역입니다.

 

신점으로 보시는 분들은 앞에 앉아 있는 손님의 기운을 바탕으로, 그것을 느끼고 해석하고 분석해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손님이 양띠인 것이, 겨울에 태어난 사실이, 신점의 해석에서 어떤 도움이 될까요.

 

그래서 저는 신점을 보고 온 제 지인들에게 항상 이렇게 묻습니다.

 

"생년월일을 물어보던가요?"

 

그러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합니다.

 

"처음부터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중간에 물어보더라고, 그리고 어떤 표 같은 것을 보시던데"

 

이게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사주명리는 신점의 일부가 아닙니다.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신점을 보시는 분들이 개인적 필요에 의해서 사주명리의 이론을 활용하면, 방문객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깁니다. 

 

그 오해와 오해가 쌓여서 현재 사주명리는 아래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계몽을 한다고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주명리의 이론을 마음대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그게 왜 문제야?

라고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신점을 보시는 분들이 깃발을 세우고 제사상을 차려놓고, 스님들이 불상을 뒤에 두고 사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도리어 되묻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주명리의 이론을 꼭 철학관에서만 다뤄야 하느냐? 무슨 자격증이라도 있느냐? 너네만 해야한다는 법 있어?"

 

라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답변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영적인 특별함이 없습니다. 신기神氣 없습니다. 산에서 수양을 하지도 않았으며, 아침마다 냉수마찰, 새벽 기도를 하며 영적인 능력을 단련하지도 않았습니다. 

 

사주 책 보고, 사주 강의 듣고,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공부의 전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이론(생년월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사주이론을 가지고 내담자들의 삶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 뿐입니다. 어떠한 마술적 장치도, 포장도 없고 그저 만세력 책 하나 들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평범한 인간이며, 특별한 마술적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패턴에 대한 감각과 인간 삶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삶을 파악하는 약간의 요령이 있을 뿐입니다. 

 

저희는 그것을 인정하고 손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그들에게 조언을 하기위해 시간과 정성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익을 얻고 살아가는 것이 저희의 삶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신神이라고 칭하는 분들, 혹은 신神의 대리인이라고 칭하는 분들, 혹은 신神을 모시고 있다는 분들, 혹은 종교에 오랜기간 투신하신 분들은 그로 인해 저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갖지 못하고 특별한 영성과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아주 존경스럽고도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마저 듭니다.

 

특별한 분들은 신을 모시기 위해(혹은 특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깃발을 세우고, 불상을 갖다놓고, 제사상을 차리고, 향을 피우고, 우리와는 다른 옷을 입고, 다른 말투를 쓰며, 다르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특별하기 때문에 우월한 위치에서 손님들을 상대합니다.

 

그렇다면,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특별한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위로해 주고, 상담을 해주고 미래를 예측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용하다는 분들은 당연하게도 생년월일 따위는 물어보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얼마든지 케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반문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왜 사주명리 이론을 활용하시는지요.

 

만약 신을 모시고 계신 분들이라면, 사주명리를 공부하는 것이 자신이 모시는 신에 대한 무례가 아닐런지요. 상담을 위해 다른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신을 100% 믿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니까요.

 

3. 둘다 잘하면 더 좋지 않아?

물론 좋습니다.

 

어떤 보살님께서 사주명리까지 공부해서, 신神으로도 보고, 사주명리로도 본다면?

 

아주 금상첨화에 환상적인 조합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1. 두 분야 모두 경지에 오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위에서 신점과 사주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서로 다른 두 영역에서 모두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프로 농구 선수가 프로 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어려운 것처럼 한 분야에 매진해도 힘든 것이 이쪽 공부입니다.

 

 

2. 방향이 다릅니다.

 

만약 신점을 보러 갔는데, 신점을 좀 보다가 갑자기 "사주 좀 줘 봐" 해서 컴퓨터로 만세력 프로그램 열고 대운이 어쩌고 세운이 어쩌고 용신이 어쩌고 한다면 손님의 입장에서는 여기가 철학관이야? 점집이야? 하고 헷갈릴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결과는? "아 이분은 신통력이 약한 분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주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는 순간 신뢰도가 팍팍 떨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점집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신통력"에 대한 기대 때문입니다. 때문에 누구나 "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이 분은 "신통력"과는 거기가 멀다고 직감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주를 전문으로 취급하지 않는 분들의 사주 공부가 수박 겉핥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부를 제대로 많이 하더라도 써먹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주를 제대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팔자를 보여주고 대운, 세운(운세의 흐름)을 쫙 펼쳐놓고 이래서 이렇다. 저래서 저렇다. 하고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는 순간 자신의 컨셉과 맞지 않게 되니 풀어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풀어낼 수가 없으니 공부를 할 필요가 없고, 공부를 안 하니 실력이 오르지 않고, 그러니 띠와 십이신살, 삼재 정도만 적당히 외워서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우려먹고 있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곳을 방문했던 방문객들은 당연히 "신점 = 사주 = 삼재 = 망신살 = 부적 = 굿..." 등의 개념이 혼합되어 문밖을 나서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적인 악순환의 반복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죠.

 

 

4. 나가며

사주명리는 다른 모든 것들과 완전히 다르다는 말을 아주 길게 하고 말았는데요. 

 

이 짧은 글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가 풀리고, 개념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발 중국집에서는 짜장면을 팔고, 분식집에서는 떡볶이를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분식집에서 짜장면을 팔지 마시고, 짜장면을 팔고 싶으시면, 중국집을 차려주십시오.

 

요즘에는 타로와 사주를 같이 하는 곳도 많이 생겨서 더더욱 계몽이 필요한데, 당연하게도 타로와 사주도 100% 다른 영역입니다. 

 

여러가지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 음식보다는 한가지 요리에 집중하는 식당의 음식이 맛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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