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陰陽)이란?
- 사주명리학/십신(十神)과 합충(合沖)
- 2019. 8. 28.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에 오행(五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동양 철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陰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음양(陰陽), 우주의 모든 것
일반적으로 음양(陰陽)이라고 하면 낮과 밤, 남자와 여자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주 예로부터 음양은 우주의 핵심을 표현하는 개념으로 쓰였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음양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는 분은 서강대 철학과의 '최진석' 교수입니다. 노자 전문가인 최진석 교수는 노자의 '유무상생'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음과 양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진석 교수는 "이 세계의 존재 형식은 새끼줄이 생긴 모양처럼 대립되는 두 가닥의 꼬임이다."라는 노자의 구절을 빌려서 "유(有)와 무(無)가 서로 의존하면서 서로 존재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진석 교수의 견해를 적극 활용해 음과 양에 대한 나름의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1. 우주의 모든 현상과 사물은 음과 양의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다.
2. 음과 양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끼줄처럼 한몸이다.
3. 음과 양은 서로 대립함과 동시에 의존하면서 꼬여서 존재한다.
4. 서로가 존재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상대성, 서로가 서로의 존재 근거가 됨.)
정리한대로, 음과 양이라고 하는 것은 우주를 이루는 기운입니다.
그것은 독립되고 구별된 개념이 아니라 한몸으로 붙어 있습니다. 때문에 "음이 좋다. 양이 좋다."는 말도 어불성설이며,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도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됩니다.
음과 양은 일견 서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기반으로 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마치 새끼줄과 같습니다. 겉에서 보았을 때는 하나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두개의 줄이 꼬여서 하나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줄은 다른 하나의 줄이 없으면 온전히 새끼줄로써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DNA의 나선구조와도 같습니다. 더이상 사유를 확장하지는 않겠지만, 우주가 음양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의 물리적, 과학적 증명이 바로 DNA의 나선구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음과 양이 어떤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다. 대립된 개념이 아니다. 선과 악, 높고 낮음, 좋고 나쁨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음양은 우주의 구성 원리이자 근원이라는 것이며, 결국 한 몸이라는 인식을 잊으면 안되겠습니다.
2. 음양(陰陽)에 담긴 여러가지 의미들
음과 양(혹은 유有와 무無)이라는 철학적 개념은 어둠과 빛의 구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온통 어둠이고 별과 달만이 외롭게 반짝입니다.
어둠과 밝음의 대립에서 출발한 이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의미를 파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남자와 여자, 해와 달, 산과 바다 말고도 행동양식과 정서까지도 음과 양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로 정리하니 마치, 이러한 특성들이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1장에서 언급하였듯이 이러한 특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대편으로 향해 나아갑니다.
내향적인 음은 외향을 동경하고, 외향인 양은 내향을 흠모하고 닮으려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극단적으로 남성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은 그 내면이 지극히 여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극단으로 치우친 양을 보완하기 위해 음의 성향이 스며든 것입니다.
사주 해석을 위해서는 음과 양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위의 표에 대한 내용도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며, 음과 양이 구별된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동친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음은 마이너스고 양은 플러스여~" 하는 순간 음과 양의 고정된 프레임에 갇혀서 철학적 내공이 더이상 발전하지 못합니다.
3. 음양(陰陽)과 태극(太極)
위에서 한 이야기를 좀 이어가 보겠습니다.
내양적인 음은 외향적인 양을 동경하고, 외향적인 양은 내향적인 음을 동경한다고 했습니다.
즉, 음은 양으로 향하고, 양은 음으로 향하는 운동성향을 보입니다. 좀더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남자는 여자를 원하고, 여자는 남자를 원하는 것도 서로 반대방향으로 향하려는 움직임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음양의 질서에서는 극단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극단으로 치우친 음과 양은 곧장 반대방향으로 방향타를 돌려 균형을 잡습니다.
달이 차면 기웁니다. 한 겨울이 끝나면 더 추운 빙하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 됩니다.
지구와 태양과 우주가 도는 것처럼 모든 것은 돌고 돕니다.
순환합니다.
음과 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이 차면 양이 태동하고, 양이 차면 음이 태동합니다. 그것을 도식으로 나타낸 것이 태극 무늬입니다. <24절기 중 동지는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한 절기인데, 동지에서 비로소 양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 태극무늬를 보면 음양오행의 운동원리를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파란색 오른쪽을 보면 음의 영역이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곳에서 양이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차오른 양은 빨간색 왼쪽으로 움직이며 영역을 넓혀 갑니다. 그리고 최대 영역이 되었을 때 바로 음이 기지개를 폅니다.
음양에 대한 철학을 정립할 때 꼭 되새겨야 할 이미지가 이 태극 이미지입니다.
자연의 운동, 계절의 흐름, 태양과 달의 뜨고 짐, 사계절, 인간의 인생을 모두 이 태극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고 자라나고 성장하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순환의 고리를 태극(太極)이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4. 음양(陰陽)과 간지(干支)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는 모두 음과 양의 기운을 담고 있습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으로 시작하는 천간은 양, 음, 양, 음의 순서대로 음양이 배속됩니다.
양(陽)의 기운을 가진 천간을 양간(陽干)이라고 합니다.
양간(陽干)은 갑(甲), 병(丙), 무(戊), 경(庚), 임(壬)입니다. 사주에 양간의 기운이 많다면, 운세의 반응이 즉각적이고 강하게 오지만 그 기세가 금세 사그라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음보다는 양을 좋게 보는 전통적인 관점으로 인해, 양간을 더 상위에 두고 사주를 간명하였습니다.
음(陰)의 기운을 가진 천간을 음간(陰干)이라고 합니다.
음간(陰干)은 을(乙), 정(丁), 기(己), 신(辛), 계(癸)입니다. 사주에 음간의 기운이 많다며, 운세의 반응이 더디고 약하게 오지만 그 기세가 끈질기게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에는 오히려 양보다는 음을 좋게 보는 관점이 우세합니다. 특히 음간의 계(癸), 신(辛), 기(己)를 좋게 보고 사주를 간명하기도 합니다.
자(子), 축(丑), 인(寅), 묘(卯)로 시작하는 지지는 음양이 양, 음, 양, 음의 순서로 배속되지 않습니다.
지지의 경우 천간과는 다르게 음과 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양과 음, 천간의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섞여 있는 지지 특유의 성질 때문입니다.
천간은 단순하고 순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천간이 땅으로 내려와 섞인 지지는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장간(支藏干)"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천간과 다르게 지지는 그 구성을 자세히 보면 음과 양이 복잡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음과 양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양지(陽支)니 음지(陰支)니 하는 개념이 없는 것입니다.
5. 나가며
지난 시간에 오행에 대해 살펴보았고 오늘은 음양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주명리는 음양오행이 그 출발점입니다. 때문에 음양오행에 대한 깊은 학습과 고민을 통해 사상적, 철학적 토대를 잘 다져야 개별 사주 해석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오행의 관계론인 십신(十神)은 사주명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재밌고 드라마틱한 이론입니다. 사주명리가 철학에서 실용으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것도 모두 이 십신(十神)이라는 개념에 힘입어서 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십신 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깊은 혜안 얻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