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친(六親)이란?
- 사주명리학/십신(十神)과 합충(合沖)
- 2019. 8. 31.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십신(十神) 카테고리 그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육친(六親)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들어가며
지난 시간 오행 포스팅에서 오행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주를 구성하는 기운인 오행(五行)은 서로 생(生)하는 관계와 극(剋)하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오늘은 오행의 관계를 인간관계로 끌어온 육친(六親)이라는 개념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행의 관계가 육친으로 발전하고 육친이 십신(十神)으로 가지를 뻗어나갑니다. 그렇게 사주명리는 구체적인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 육친(六親)의 사전적 정의
육친은 두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첫째, 육의 한자로 "고기 육"자를 쓰는 경우입니다. 육친(肉親)이라고 쓰며, 이 경우 "자신과 혈족관계에 있는 가까운 가족"을 의미합니다.
둘째, 육의 한자로 "여섯 육"자를 쓰는 경우입니다. 육친(六親)이라고 쓰며, 여기서의 六은 "부, 모, 형, 제, 처, 자"를 의미합니다. 즉 "나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여섯 명의 가족(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 배우자, 자식)"을 의미합니다.
한자의 뜻도 다르고 의미도 조금 차이가 있지만, 육친은 어느쪽으로 쓰더라도 나와 가까운 가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사주명리에서는 두 번째의 육친(六親)을 씁니다. 사주명리에서는 나를 기준으로 하는 관계성을 따지기 때문에 관계의 의미가 강한 두 번째 육친을 쓰는 것입니다.
3. 오행의 관계에서 육친(六親)으로
사주명리는 철학을 실용학문으로 전환시킨 기발한 발상에서 나왔습니다. 오행의 관계론이 철학이었다면, 여기에 구체적인 인간의 삶을 대입시킨 것이 사주명리학입니다.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오행의 관계에 대해 알아볼 때, 생(生)하는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목생화(木生火)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목생화는 간단히 설명하면, "1. 나무가 불을 더욱 타오르게 한다. 2. 봄이 여름을 낳는다."는 개념입니다. 즉, 목(木)과 화(火)의 관계에서, "목이 화를 도와주며, 더욱 왕성하게 한다." "목이 화에게 끊임없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생(生)이라는 것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도와주고, 희생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철학의 영역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고, 거시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주명리는 육친(六親)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철학을 인간의 세계로 끌어옵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생각의 주체를 "나"로 삼는 것입니다.
"나"를 기준으로 나를 도와주고, 희생하고, 성장하게 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이 질문이 사주명리를 탄생시킨 결정적인 질문입니다.
답을 해보겠습니다.
한 개인을 일방적으로 도와주고 희생하고 성장하게 하는 존재는 다름아닌 "어머니" 입니다. 이제 우리는 사주명리의 첫발을 디뎠습니다. 이제 비로소 철학이 인간의 곁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목생화(木生火)에 대입해서 계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내가 만약 화(火)라면, 나에게 목(木)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그렇습니다. 내 기준으로 목(木)은 어머니가 됩니다. 나를 생(生) 해주기 때문입니다.
바로 진도를 더 빼보면, A라는 사람의 사주를 뽑았는데, 기준이 되는 글자가 화(火)입니다.
"A=화(火)"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7개의 글자를 봤더니 목(木)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사주는 목(木)이 없는 사주가 됩니다. 즉, 어머니가 없는 사주가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없는 사주" 어떻게 해석을 해야 좋을까요?
1. 실제로 어머니와의 인연이 짧다.
2. 도움을 주는 은인이 없다.(인덕이 없다.)
3. 도와주는 기운이 없으니 불안, 초조하고 지구력이 약하다.
4. 학업에 인연이 없으나 늘 마음속으로 학업을 열망한다.
...
...
목생화에 대해 알아보았고, 나와 어머니의 관계를 대입해보았을 뿐인데 벌써 많은 이야기가 가능해집니다. 어머니에 해당하는 글자가 있다 없다 만으로 한 시간 두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주명리입니다.
한 글자를 기준으로 잡고,
그 기준을 "나(인간)"으로 치환하니, 오행의 관계론이라는 것이 곧 나를 둘러싼 육친(六親)의 환경을 나타내는 육친론으로 변했습니다.
우주의 운행과 자연의 변화를 철학적인 개념으로 포착한 것이 음양오행이었다면, 그 개념이 이제 육친론이라는 이름으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4. 육친론
육친은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버지, 형, 제, 자식, 배우자를 말합니다. 나무를 기준으로 오행의 관계와 육친이 어떻게 짝지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은 남자와 여자의 가정에서의 역할이 많이 평등해졌지만, 과거 사주명리의 이론이 자리를 잡을 때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완벽하게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여자는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고, 남자는 바깥에 나가 공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결혼에 있어서도 여자는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고, 남자는 여자를 적극적으로 취하는 것으로 보고 육친의 이론이 정립되었습니다.
과거에 정립된 이론이기 때문에 현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라는 전제하에 육친론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육친론은 남자와 여자로 나뉩니다. 기준을 남자로 잡았을 때와 여자로 잡았을 때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 남자 기준, 목(木)을 기준으로 삼고 육친을 보았을 때.
오행의 상생상극표에 육친을 대입한 것입니다. 사주명리의 이론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외우려고 하지 마시고 이해하고 넘어가시면 좋겠습니다. 사주 해석의 기본이 되는 표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다 수백 번 되새기다 보면 외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외워야 한다는 강박이 사주를 어렵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간단히 표에 대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목(木)을 기준으로 하여
1. 사주에 나와 같은 목(木)이 있다면? 나와 입장과 처지가 같은 존재입니다. 형제나 남매로 봅니다.
2. 사주에 나를 생해주는 수(水)가 있다면? 나를 생해주는 것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로 봅니다.
3. 사주에 내가 극하는 토(土)가 있다면? 남자 입장에서 여자는 쟁취하고, 가지고 싶은 대상입니다. 때문에 목 입장에서 토를 아내로 봅니다. 또한 수(水, 어머니)를 극하는 것은 어머니의 남편, 즉 나의 아버지 입니다. 때문에 토는 아버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4. 사주에 나를 극하는 금(金)이 있다면? 남자 입장에서 자식은 남자의 바람기, 욱하는 성질, 방랑벽을 참게 하는 훌륭한 억제재입니다. 또한 자식이 성장하면 아버지를 넘어서고 극복하려 듭니다. 때문에 목(木)을 극하는 금(金)은 자식으로 봅니다.
5. 사주에 내가 생(生) 하는 화(火)가 있다면? 내가 장모를 생(生) 한다고 보면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火)는 토(土)를 생(生) 합니다. 즉, 나의 아내를 생(生) 하는 것이 화(火)입니다. 따라서 화(火)를 아내의 엄마 즉, 장모로 봅니다.
여기까지가 목(木)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육친을 기본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것만 제대로 알아도 사주공부의 절반은 마친 셈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육친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위의 표를 보고 육친의 관계를 응용해서 추가로 몇 개만 짚고 가겠습니다.
응용 1. 수(水)와 토(土)의 관계를 보겠습니다. 고부(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가까워질 수 없는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토는 수를 극합니다. 즉, 나의 아내는 나의 어머니를 극(剋)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사주적으로 아내가 어머니를 극(剋)하게 됩니다.
이 것의 의미는 결혼 적령기가 된 남자는 어머니의 곁을 떠나 독립적으로 가정을 꾸리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자가 가장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꾸릴 때, 어머니는 자연스럽게 며느리에게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는 순리도 담고 있습니다. 남자가 어머니 편만 들거나, 마마보이같은 행동을 하면 순리(아내가 어머니를 극(剋) 하는 것이 순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순탄할 리 없습니다.
응용 2. 나는 목(木)입니다. "나는 토(土)를 극(剋)합니다. 그리고 금(金)이 나를 극(剋)합니다." 이것을 육친으로 표현하면, "나는 아버지를 거스릅니다. 그리고 내 자식이 나를 거스릅니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표현한 육친론입니다.
남자 입장에서 아버지는 존경스럽고, 부담스러운 동시에 넘고 싶은(극복하고 싶은) 대상입니다. 남자에게 아버지는 넘어야 할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닮고 급기야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이 모든 남자들의 숙명입니다.
내가 나이를 들어 아버지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당당히 어깨를 펼 때 쯤 내 자식이 나를 보고 호심탐탐 나를 넘어설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 것 입니다.
내가 아버지를 넘고, 자식이 나를 넘고, 또 ... 이렇게 남자들의 운명은 반복됩니다. 이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를 육친론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여자 기준, 목(木)을 기준으로 삼고 육친을 보았을 때.
목(木)을 기준으로 하여
1. 사주에 나와 같은 목(木)이 있다면? 나와 입장과 처지가 같은 존재입니다. 자매나 남매로 봅니다.
2. 사주에 나를 생해주는 수(水)가 있다면? 나를 생해주는 것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로 봅니다.
3. 사주에 내가 극하는 토(土)가 있다면? 남자 편에서 보았듯이, 여자는 남자의 어머니(시댁 전체)를 극합니다. 위의 표에서 보면, 토는 금을 생합니다. 금(남편)을 생하는 것이 토(土)이기 때문에 토(土)는 시어머니(시댁)가 됩니다. 또는 토(土)가 수(水)를 극하기 때문에 <여자의 엄마를 극하는 것은 여자의 아버지입니다.> 토(土)를 아버지로 보기도 합니다.
4. 사주에 나를 극하는 금(金)이 있다면? 고전적 관점에 의하면 여자 입장에서 남편은 자신을 차지하고, 제어하는 존재입니다. 때문에 나를 극하는 금은 남편이 됩니다.
5. 사주에 내가 생하는 화(火)가 있다면? 여자는 아이를 직접 낳습니다. 게다가 고전적 관점에 의하면 여자는 육아의 주체가 됩니다. 따라서 내가 생하는 것은 나의 자식입니다.
여자의 경우도 위의 표를 보고 육친의 관계를 응용해서 추가로 몇 개만 짚고 가겠습니다.
응용 1. 화(火)와 금(金)의 관계를 보겠습니다. 화(火)가 금(金)을 극하는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자 입장에서 화(火)는 자식입니다. 금(金)은 남편입니다. 여자의 자식이 남편은 극(剋)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태어나기 전에 여자는 남자에게 애정을 쏟씁니다.
하지만 자식이 태어나 애정의 방향이 자식에게 향하게 되면,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흐를수록 여자는 남편을 외면하고 멀리하게 됩니다. 여자의 자식이 여자의 남편을 극(剋) 하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기세가 등등했던 남자도 자식들이 성장하여 목소리를 내게 되면 위축되고 맙니다. 화(火)를 이기는 금(金)은 없습니다.
응용 2. 수(水)와 화(火)의 관계를 보겠습니다. 수(水)가 화(火)를 극(剋) 하는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의 자식을 극(剋) 하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외할머니가 손주를 극한다고? 외할머니가 손주를 얼마나 예뻐하는데?" 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기서의 자식은 자식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식 활동입니다. 자식을 낳고 기르고 양육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외할머니가 손주를 예뻐해주고, 맞벌이 부부의 육아를 도와주면 줄수록 여자 입장에서는 자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줄어듭니다.
자꾸 엄마에게 미루고, 자신은 육아활동에서 한발 빼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외할머니의 개입으로 엄마의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육아를 도와주는 경우와 비교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시어머니에게 육아의 도움을 받는 경우, 여자들은 악착같이 엄마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유지하려 합니다.
또한 딸을 지극히 사랑하여, 딸에 대한 비정상적인 강한 애정이 있는 여자들은 딸에게 시집가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시집가서 애낳고 고생하지 말고 혼자 살아라, 능력 있는데 뭐가 아쉬워서 시집가서 종 노릇하냐?"라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친정 엄마의 딸 사랑이 지나친 경우, 그 딸은 결혼해서 애낳는 활동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찌저찌해서 결혼을 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으려 합니다. 친정 엄마가 손주를 극하는 경우입니다.
5. 나가며
오행의 상생상극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육친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이제 한단계 진행 됐을 뿐이데, 벌써 많은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우리를 웃게 하고 우리를 고통받게 하는 모든 것이 사실 육친(六親)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가족관계로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돈, 직장, 사회, 공부, 부동산, 친구, 애인, 여러가지 감정 등 수많은 요소들이 우리의 삶을 규정합니다. 그러면 그런 것들의 관계를 알기 위해 새로운 개념을 배워야 하느냐? 아닙니다.
오행의 상생상극에서 모든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육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지만, 이 육친을 뿌리로 하여 앞에서 언급한 인간 삶을 규정하는 모든 요소들이 뻗어나갑니다. 오행의 상생상극과 육친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충분히 재밌게 공부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육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그것을 우리는 십신(十神)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사주명리의 꽃, 십신이 눈앞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