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살(華蓋煞)
- 사주명리학/신살(神煞)
- 2019. 7. 6.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신살(神殺) 중에서 화개살(華蓋煞)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화개살(華蓋煞)
단어의 기본의미 : 고독한 명예와 심오한 문장
적용 : 진술축미(辰戌丑未) 중 한 글자가 지지에 있고, 그 글자와 삼합을 이루는 지지가 추가로 지지에 있을 경우 화개살에 해당함.
화개살은 진술축미(辰戌丑未)의 기운입니다. 즉 지지에만 해당하는 신살로서, 천간은 고려하지 않고 지지만 고려합니다.
화개살은 일단 진술축미(辰戌丑未) 중 한 글자가 지지에 있어야 합니다. 그 후 해당 글자의 삼합에 해당하는 지지가 지지에 있을 경우 화개살이 성립합니다. 예를 들어, 지지에 辰(진토)가 있을 경우 辰(진토)의 삼합에 해당하는 신자진(申子辰) 중 한 글자가 있을 경우 그 辰(진토)가 화개살에 해당합니다.
만약, 지지에 辰(진토)가 2개 있다면, 辰(진토) 2개 모두에 화개살이 적용됩니다. 술축미(戌丑未)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화개살(華蓋煞)은 3대 살 중 하나입니다.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 중 하나로 역마살과 도화살에 비하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살입니다.
화개살은 살의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그냥 화개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화개라는 단어가 잘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명예살(名譽煞), 고독살이라고 명명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화개가 가진 힘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명예와 관련된 힘입니다. 화개라는 단어도 꽃가마로 해석할 수 있는데, 홀로 높은 자리에 올라 만인의 칭송을 받는 명예로운 힘이 바로 화개의 힘입니다. 바로 이 성향 때문에 화개에 명예살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둘째, 문장력과 창의성입니다. 문창귀인의 화려하고 밝고 재기넘치는 문장과 달리 화개의 문장은 어둡고 깊이 있으면서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생을 통달한 자의 쓸쓸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문장이 화개가 가진 힘에서 나오는 문장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근원을 파헤치는 작가의 힘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셋째, 화개는 기본적으로 종교, 수도의 힘입니다. 인생을 달관한 쓸쓸한 노인의 힘을 연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종교적인 성향, 명상의 힘, 속세의 가벼움을 넘어서는 깊이있는 진중한 매력이 화개가 가진 힘입니다.
넷째, 화개는 고독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큰 명예를 얻지만, 명예와 고독은 동전의 앞뒤입니다.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무대 위에 서는 사람은 고독과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개의 힘을 고독한 명예의 힘이라고 부릅니다. 사주에 화개가 강한 사람은 사회로부터의 고립에 유의해야 합니다. 쓸쓸하고 적막한 기운이기에 스스로를 고독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웃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고독을 꿈꾸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특히 연주, 월주, 일주, 시주 네 개에 모두 화개가 있다면 지나치게 강력하고 극한적으로 고독한 힘을 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극한적 고독, 극대한의 창조력으로 큰 존경을 받거나 고립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화개가 있으면 중이 된다고 하여 많이 꺼렸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특수한 영역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적막과 쓸쓸한 힘이기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통상적이지 않은 힘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개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자보다는 참모나 2인자일 때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유의 고독을 향한 성향 때문에 1인자로 나서게 되면 여러모로 꼬이게 되는 것입니다.
일지 또는 시지를 포함해 화개가 2개 이상이고 일지나 시지의 화개가 공망이 된 경우를 속세를 등지는 힘이라고 보았습니다. 스님 뿐 아니라 종교인 혹은 종교적 영성을 발휘하는 힘이 된다고 봅니다.
화개가 정인(正印)과 함께 하고 이것이 용희신에 해당하는 자리면 대학자가 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정인 특유의 진득하고 인자한 성향, 근원을 탐구하는 화개의 성향이 어우러져 학문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화개가 형, 충이 되면 문화예술계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개는 한 주 에만 있더라도 용희신 자리에 있다면 극한적인 고독과 극한의 창조력을 발휘하는 힘이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를 제외하면 화개는 다른 신살과 달리 하나일 때는 별 의미가 없고 2개 이상 자리해야 그 기능을 발휘합니다.
화개살 더 알아보기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12지지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를 완벽히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만큼 역마, 도화, 화개는 지지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됩니다.
때문에 사주명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천천히 여러번 곱씹어서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을 음미해야 합니다.
충분한 수준에 있으신 분들에게는 지루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처음 접한다는 가정하에 천천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과거 동양에서는 동이 트고 해가 지는 하루의 변화, 1년 간의 계절의 변화를 12개의 기호를 통해 이해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12지지의 개념입니다. 12개의 기호를 사용해 우주의 순환, 자연의 흐름을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온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음에 빙하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봄이 됩니다. 다시 봄이 된다는 개념, 계절이 순환하기에 12지지의 배치도 계절의 순환성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12지지를 한줄로 직선으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원으로 순환하는 궤도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렇게 순환하는 계절(하루의 시간)을 12지지가 표상하고 있습니다. 익숙합니다. 마치 시계와 같습니다. 선인들은 이 12개의 지지들 사이에서 관계성을 발견해 냅니다. 여기가 바로 사주명리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단순이 흘러가는 줄 알았던 시간이 서로 얽히고 설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여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반목합니다. 그 관계를 정리한 것이 바로 지지의 삼합(三合), 방합(方合), 육합(六合), 육해(六害), 충(沖), 형(刑) 등 입니다.
그 중 삼합(三合)은 현재와 과거, 미래를 연결하는 합입니다.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비롯되며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자진(申子辰) 삼합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면,
현재 子(자수)는 과거의 申(신금)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申(신금)에서부터 준비된 기운이 子(자수)를 있게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재의 子(자수)의 기운은 미래에 올 辰(진토)가 닫아주어야 잘 갈무리 됩니다. 미래에 올 辰(진토)가 자수를 마무리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동양철학의 진수가 담겨있는 것이 삼합입니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이어온 업으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현실의 나의 행위는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즉, 모든 생명체는 인연의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동양철학의 이치를 삼합이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식으로 이야기하면,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지금의 나를 구성하고 있다는 개념이 삼합의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지지가 12개이니까 삼합은 총 4의 종류로 구성됩니다. 삼합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지지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주명식에 子(자수)가 하나 있다면, 子(자수)가 간절히 申(신금)과 辰(진토)를 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때문에 子(자수)가 申(신금)과 辰(진토)를 불러온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강렬한 것이 바로 삼합의 작용입니다.
아까 삼합을 설명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삼합을 이루는 세 개의 지지는 각각 현재, 과거, 미래를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을 명리학에서는 생지, 왕지, 고지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생지(生地) = 과거의 나 = 기운이 생겨난다.
왕지(旺地) = 현재의 나 = 기운을 만끽한다.
고지(庫地) = 미래의 나 = 기운을 갈무리한다.
신자진 삼합을 예로 들어보면, 申(신금)은 생지, 子(자수)는 왕지, 辰(진토)는 고지에 해당합니다. 나머지 지지들은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삼합의 작용에서 보면,
생지(生地), 즉 기운이 생겨나는 지지는 해인사신(亥寅巳申)-일반적으로 인신사해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왕지(旺地), 즉 기운을 만끽하는 지지는 묘오유자(卯午酉子)-일반적으로 자오묘유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고지(庫地), 즉 기운을 갈무리하는 지지는 미술축진(未戌丑辰)-일반적으로 진술축미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고지(庫地)에 해당하는 지지들은 기운을 갈무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친 창고로 기운을 몰아넣고 창고 문을 닫는 것과 같은 역할입니다. 그래서 한자어로 '창고 고(庫)'자를 씁니다. 혹은 묘지의 관으로 보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건 고지(庫地)는 기운을 잘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야 다시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고지(庫地)의 엄혹, 쓸쓸하고, 적막한 기운은 왕지(旺地)의 후생(後生)에 해당하면서도 계절의 끝을 알리는 지점에 해당합니다. 봄의 끝은 알리는 지지는 진토, 여름의 끝을 알리는 지지는 미토, 가을의 끝을 알리는 지지는 술토, 겨울의 끝을 알리는 지지는 축토가 그렇습니다. -봄 : 인묘진, 여름 : 사오미, 가을 : 신유술, 겨울 : 해자축-
정리하자면, 고지(庫地)의 지지들은 삼합의 마지막 지점이자, 계절의 끝에 해당하는 지지인 것입니다. 삼합의 기운을 저장하고, 계절의 기운을 닫아주는 쓸쓸한 기운, 고독한 종결자의 기운이 고지의 포인트 입니다. 인간의 삶으로 보자면 뒤를 돌아보며 인생을 정리하는 60대 노년의 기운입니다. 이 고지의 기운을 쉽게 표현하기 위해 바로 화개살(華蓋煞)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삼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삼합의 개념, 생지, 왕지, 고지에 대한 개념, 고지가 계절을 닫는 역할을 한다는 이해가 있어야 화개의 기운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화개는 모두 오행 土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개는 삼합의 고지, 계절을 닫아주는 역할 말고도 하나의 역할을 더 수행합니다. 바로 계절과 계절을 이어주는 역할, 오행과 오행을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것이 바로 土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명리 기본편, 심화편』강헌
『라디오좌파명리』팟캐스트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