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쇼군(SHOGUN), 음과 양
- 사주명리학/생활 속 사주명리
- 2024. 9. 3.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제임스 클라벨의 소설 "쇼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쇼군(SHOGUN)"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블로그에서 이런 주제로 글을 써본지가 참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묘의 사주강의라는 타이틀로 명리 수업에 매진하다보니,
그간 블로그를 통한 소통에 소홀하였습니다.
공지사항으로 가득찬 블로그가 저 스스로도 삭막하게 느껴질 정도로요.
오랫동안 블로그를 아껴주셨던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수업준비와 진행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수업과 병행하여 명리교육시스템과 상담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토대부터 다지다보니 힘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대한민국 대표 명리 블로그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로써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집중하다보니 소홀했나보다 하고 너그럽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힘을 내서 현묘의 색깔과 목소리, 근황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현묘가 재밌게 본 드라마 '쇼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미국자본이 제작한 일본드라마인 '쇼군'은 1600년대 일본이 배경입니다.
절대권력자(태합)의 사망 이후 후계자 자리를 두고 벌이는 암투와 전쟁을 다룬 시대극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권력을 잡는 과정이 극화된 드라마죠.
사주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쇼군을 보면서 이 단어가 떠오를 것입니다.
바로
"편관" -명령에 대한 절대 복종
입니다.
전쟁극, 시대극과 참으로 어울리는 개념이죠.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또한 극한의 두려움을 안겨주는 편관은
절대 권력자를 향한 충성,
절대 권력을 향한 의지,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잔혹한 폭력과 숱한 희생
의 의미로 확장됩니다.
전쟁, 공포, 통제와 억압, 죽음, 학살, 복종은 편관의 어두운 면모이지만,
극중 주인공인 토라나가가 모든 것을 잃으면서까지 얻으려 했던 것은 바로 안정이었습니다.
편관의 또다른 의미범주인 절대권력은 하나의 단일한 질서 아래에서의 안정과 평화를 의미하죠.
바로 편관의 밝은 면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절대 권력을 잃고 갈기갈기 찢기고 분열된 나라는 오히려 전쟁과 혼란만을 가져다줍니다.
질서가 사라진 이후의 모습은 로마 제국의 붕괴 이후 지중해가 1000년 가까이 해적들의 놀이터가 된 것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중해 연안 도시들은 무려 1000년가까이 해적들의 약탈과 납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지극히 편관스러운 드라마를 감상하면서, 편관이라는 개념을 떠올려 보신다면 참 많은 의미들을 되새겨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사주 공부를 위해서라도 한번 감상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편관이 아닙니다.
바로 음과 양이죠.
극중 주인공인 토라나가와 그가 총애하는 부하 마리코와의 대화 장면은 음과 양에 대해서 탁월한 통찰을 안겨줍니다.
둘의 대화 장면을 옮겨보겠습니다.
토라나가는 자신을 궁지에 몬 여성(극중 태합의 첩)의 행동을 비난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웬만한 사람은 간악무도한 짓을 저지르지 않아."
그러자 부하인 마리코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은 남자들에게 국한된 얘기가 아닐까요?"
마리코는 이어서 남녀의 차이, 즉 음과 양의 차이에 대해 말을 이어나갑니다.
"남자들은 갖가지 야망을 위해 싸움터로 나갑니다."
"영토, 명예, 권세를 얻기 위해."
"하지만 여자들은 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대화는 중세여성들의 애환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음양을 가르치는 교재로 쓰기에 더없이 훌륭합니다.
짧은 대화이지만,
음양에 대한 통찰이 오롯이 담겨있죠.
양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자, 기세이고, 추동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음은 드러나지 않지만, 실질이며, 안정을 다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은 겉으로 요란하게 드러나지만 속은 공허하며,
음은 겉으로 요란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치밀하게 속을 채웁니다.
양, 즉 남자들의 삶이란 대의와 명분을 위해 덧없이 목숨을 바치는 일이라면
음, 즉 여자들의 삶이란 현실의 삶을 일궈나가기 위해 날마다 치열하게 싸움을 이어가는 일이죠.
이 장면이 짧은 대화를 통해 우리는
양은 기운이고, 음은 실질이라고 천명한 자평진전의 저자 심효첨을 소환하지 않더라도,
양이 하룻밤이면 흩어져버릴 안개와 같은 명분에 몸을 던진다면,
음이 실질적인 영역에서 세력의 구축한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의 싸움이 룰을 정해놓고 무대에 올라 일합을 겨루는 것으로써 공연과 선전의 의미가 강하다면
음의 싸움은 룰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쉴새없이 이어지는 샅바싸움같은 것으로써 진짜 치열하고도 잔혹한 현실의 싸움이라는 차이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간학무도한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죠? 태도와 명분, 도덕과 의리가 무슨 의미가 있죠?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입니다.
또한
가슴속에 아홉겹의 담장을 쌓고 살아가는 마리코의 담담하면서도 슬픈 표정을 통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늘 일상의 안정을 도모해야하는 음의 마음을 어렴풋이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저는 음의 역할과 방식을 떠올리며 우리시대 어머니들을 떠올렸습니다.
시대가 맞이한 풍랑이 온 대지를 휩쓸때 진짜 영웅은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이 아니라
일상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매일매일 전쟁과 같은 삶을 살았던 우리 어머니들이 아닐까요.
음이 위대하냐 양이 위대하냐는 질문
양이 먼저냐 음이 먼저냐는 질문은 우리의 통찰을 방해합니다.
중요한 것은 음과 양이 서로 조화와 대립을 이루면서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죠.
편관이 지배하는 세상,
극중 중세의 일본은
덧없는 대의 명분과 가치에 목숨을 내던지는 양과
생존과 안정을 위해 매일 일상의 전투를 이어가는 음의
조화와 대립으로 빚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우리 안의 양이 외치는 대의명분이 무엇이며,
우리 안의 음이 이룩하는 현실의 전투는 무엇인가요?
음과 양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가을을 맞이해 보시죠.
음기가 차오르는 계절을 맞이하여 음의 역할을 다시 정리해보고, 음양의 조화와 균형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기쁜 통찰이 솟아날 것입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