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 초복, 중복, 말복- 총 정리
- 사주명리학/생활 속 사주명리
- 2019.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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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삼복(三伏) - 초복, 중복, 말복- 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개요
삼복 :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킴.
초복(初伏) : 기준이 하지(夏至), 하지로부터 세번째 경일(庚日)
중복(中伏) : 기준이 하지(夏至), 하지로부터 네번째 경일(庚日)
-천간은 10개으므로 초복과 중복은 10일 차이가 남-
말복(末伏) : 기준이 입추(立秋), 입추로부터 첫번째 경일(庚日)
삼복(초복,중복,말복) 과 음양오행
동양에서는 우주를 구성하는 구성 요소를 다섯 가지로 보고 이를 오행(五行)이라고 불렀습니다.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입니다. 계절로 보자면 봄은 목, 여름은 화, 가을은 금, 겨울은 수에 해당합니다. 토는 여름과 겨울을 중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오행의 관계는 서로 생하고 극하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生) 한다는 것은 바탕이 되며 살려주는 것이며, 극(剋) 한다는 것은 누르며 제어한다는 것입니다. 생하는 관계는 목→화→토→금→수→목 입니다. 목은 화를 생하고 토는 금을 생하는 것입니다. 극하는 관계는 토→수→화→금→목→토 입니다. 토는 수를 극하고, 화는 금을 극하는 것입니다.
복날은 이 오행의 극하는 관계에서 비롯된 풍속입니다. 여름은 火의 계절입니다. 다음 계절은 金의 계절인 가을입니다. 24절기 중 하지(夏至)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절기로, 하지가 되면 양기가 극에 달합니다. 극에 달한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하지를 지나면, 낮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음양으로 이야기하면, 음기가 점차 왕성해지는 시기가 바로 하지부터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음기가 왕성해지기 시작하자, 가을을 상징하는 金의 기운이 경일(庚=10천간중 陽金의 속성을 가진 천간)에 맞춰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하지만 지상은 아직도 뜨거운 태양의 기운이 지배하는 한 여름입니다. 음기의 태동에 맞춰 지상으로 내려온 金의 기운이 火의 기운에 극을 당해 꼼짝 못하고 엎드리는 날이 바로 복날입니다. 한자의 뜻을 보면 엎드릴 복자를 쓰는데, 金의 기운이 엎드리는 것입니다.
가을이 오고 싶어서 가을을 상징하는 날(庚日)에 맞춰 좀 일찍 왔는데, 여름의 열기에 꼼짝 못하고 엎드리는 날이 바로 복날인 것입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속담
"초복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
초복 무렵에는 날씨가 무덥고 가뭄이 들기 쉬워서 조금의 비가 와도 농사에는 매우 귀중하다는 뜻입니다.
초복 무렵은 벼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계절이므로 적은 양의 소나기라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靑山) 보은(報恩)의 큰애기가 운다."
충북지역의 속담입니다. 충북, 청산과 보은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추가 많이 생산되는 지방인데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핍니다. 때문에 복날에 날씨가 맑아야 대추열매가 잘 열리게 됩니다. 그런데 복날 비가 오면 대추열매가 열리기 어렵고, 결국 대추농사는 흉년이 들게 됩니다. 따라서, 대추농사를 많이 하는 이 지방에서는 혼인비용과 생계에 있어서 차질이 생기기에 이를 풍자해서 만든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세시풍속
지역에 따라 삼복에 다양한 세시풍속이 전해집니다.
삼복날 떡과 전을 장만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 복제(伏祭)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벼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하늘에 풍년을 기원했던 것입니다.
또한 복날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여인(아낙)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으며, 어른들은 산간계곡에 들어가 발을 씼으며 더위를 피했습니다. 또한 해안 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했습니다.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복날을 즈음하여 피서를 간 것입니다. 공휴일이나 휴가가 따로 없는 농사꾼들에게 복날은 휴가의 역할도 했던 것입니다.
복날 "물맞이"를 하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약수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고 하여 산속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던 것입니다.
궁중에서는 복날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주었습니다.
재밌는 것이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러한 속신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초복 날에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 날과 말복 날에도 목욕을 해야 한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주로 초복에 거미를 잡아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두며, 감기에 걸렸을 때 약으로 그 가루를 먹기도 하였습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음식
복날에는 보신(補身)을 위하여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먹었습니다.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초복에서 말복까지 먹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팥죽은 악귀를 쫓는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더위로 인한 각종 질병과 재앙을 예방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입니다.
참외와 수박 등의 과일도 복날 음식이었습니다. 1800년대 유만공(柳晩恭)은 복날의 풍경을 이렇게 읊었습니다. “참외 쟁반에다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시원한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쫓으려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여름에 수확한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국수를 해 먹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국수는 길기 때문에 무병장수를 상징하였습니다.
형편이 넉넉한 집에서는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를 넣어 삼계탕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닭과 인삼으로 양기를 보충해 더위에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주 오래 전부터 복날에 개를 잡아서 개장국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복놀이", "복달임", "개놀음"이란 이름으로 불렸는데, 복날 개를 잡아 마을 어른들을 대접하는 풍습이 전해집니다.
고전인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끊인 것이 개장(狗醬)이다. 닭이나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다. 또 개장국에 고춧가루를 타고 밥을 말아먹으면서 땀을 흘리면 기가 허한 것을 보강할 수 있다. 생각건대 『사기(史記)』 진덕공 2년(기원전 676)에 비로소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안 대문에서 개를 잡아 해충의 피해를 막은 것으로 보아 개를 잡는 것이 복날의 옛 행사요, 지금 풍속에도 개장이 삼복 중의 가장 좋은 음식이 된 것이다.”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복날 개를 잡아 먹는 것이 중국에서부터 비롯된 아주 오래된 풍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다른 가축이 아니고 개를 잡는가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개가 가진 강한 양기(陽氣)에서 비롯된 견해입니다.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찬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몸은 뜨겁고 속은 차갑습니다. 더위 때문이 아니라 몸과 속의 불균형으로 인해 기력이 쇠해집니다. 양기가 강한 음식을 섭취해 속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조상들이 개의 강한 활동성에서 강한 양기를 떠올렸고, 개를 먹는 것으로 양기를 보충하려고 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둘째는 개가 금(金)의 기운을 상징한다고 보는 오행론에서 비롯된 견해입니다.
십이지지의 신유술(申酉戌)은 계절로는 가을, 오행으로는 金을 상징합니다. 물상적으로 보면 신유술(申酉戌)은 원숭이, 닭, 개를 상징합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복날은 가을을 상징하는 金 기운이 더위에 항복하여 납작 엎드리는 날입니다. 더위에 의해 金 기운이 소진되었기에 金을 상징하는 동물-닭, 개-을 먹어 金 기운을 보충하려 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날 개를 잡는 문화에 대한 비판이 많습니다. 문화는 계속 변화하며 발전합니다. 조상들의 전통을 무조건 비하하고 무시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전통이라는 이유만으로 개를 음식으로 먹는 것이 정당화 될 수도 없습니다. 조상들의 문화와 전통은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개를 먹는 식성은 시대에 맞게 바꾸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양기를 보충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농사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합니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복에 한살, 중복에 한살, 말복에 한살을 먹어,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되는 것입니다. 뜨거운 한 여름에 작물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삼복에 빗댄 재밌는 표현입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초복에 벼의 나이가 한살이 되었을 때, 초벌 논매기를 하고, 중복에 두살 이 되었을 때 두벌 논매기를 끝냈습니다. 초복과 중복이 정확히 10일 차이기 때문에 10일에 한번씩 잡초제거를 했던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삼복 날씨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삼복에 비가 오는 것을 삼복비라고 하는데, 전남에서는 복날의 비를 농사비라 하여 기다리며 부산에서도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한편, 강원도에서는 삼복에 천둥이 치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습니다. 기념일에 해당하는 날의 날씨를 통해 한해 농사를 흥망을 가늠해 보려는 농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삼복(초복,중복,말복) 유래
삼복(三伏)은 정식 명절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독특한 문화로 변모한 것이 삼복(三伏)입니다.
유래를 따지자면 진(秦)·한(漢)까지 건너갑니다. 2000년이 넘은 문화인 것입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사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하였다”라는 내용이 전합니다. 무더위로 인한 전염병과 각종 재앙을 막기 위한 기복행사가 치러진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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