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장의 진짜 사주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도계 박재완 선생님(1903-1992)은 한국 명리학의 거두로써, 저서로는 명리사전, 명리요강, 명리실관, 정전역해 등이 있습니다.

 

청아한 인품과 기본에 충실한 간명으로 한국 명리학의 기틀을 마련한 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서인 명리요강에는 삼성그룹 창업주 겸 초대 총수인 이병철 회장의 사주와 해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떠십니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그룹 창업주의 사주처럼 보이시나요?

 

엄청난 부귀와 공명, 도전정신이 사주 팔자에 드러나 있습니까?

 

먼저 박재완 선생님의 해석부터 살펴보시죠.

 

 

戊土 일원은 寅에 장생이요. 시상편재는 좌하 申에 장생으로 氣和情協(기화정협)하여 대격의 징조라.

 

현묘 풀이-> 무토는 월지 인목에 장생을 두었고, 시간의 편재는 일지의 신금에 장생을 두었으니, 일간과 시간의 편재가 모두 지지에 장생을 둔 것으로 두기운이 화합하여 매우 격이 높다.

 

 

그런데 입춘절에 여한이 있으니 南方(남방) 溫和(온화) 운에 발달하며 壽富多子孫(수부다자손)이다.

 

현묘 풀이-> 입춘에 해당하는 월지의 인목은 외롭기에, 화 대운에 크게 발복하는 운이며, 부귀공명을 이룬다.

 

 

寅戌 중에 天月德(천월덕)이 인성으로 생조하니 반드시 父祖의 積善(적선)한 음덕이 있으리라.

 

현묘 풀이 -> 지지에 있는 인목과 술토는 모두 화기운을 천덕, 월덕귀인으로 삼기에 일간의 관점에서는 인성이 화기운에 해당된다. 따라서 인성에 해당하는 조상의 은덕으로 말미암아 천월덕 귀인의 덕을 본다. 화 인성의 기운이 천월덕 귀인에 해당하니 조상이 음덕이 있다면 크게 길하리라.

 

 

그러하므로 불길한 申운을 지냈으니 乙酉운이 비록 불길하나 자신도 修德(수덕)하면 難知者(난지자)는 壽라. 丙戌丁운도 또한 和暢(화창)하리라.

 

현묘 풀이 -> 화운이 좋은 사주에서 가을운인 신금과 유금 운은 좋지 않다. 하지만 덕을 쌓고, 스스로의 상황이 어려움을 아는 자는 오히려 부귀를 유지할 수 있다. 병술운은 매우 아름다우니 앞으로가 더욱 좋겠다.

 

 

이병철 회장의 사주에 대한 박재완 선생님의 해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 일간과 재성의 기운이 모두 생동하므로 부귀를 거머쥘 수 있다고 판단함.

 

나. 인목과 신금의 갈등으로 인해 인목이 흔들리며, 따라서 화기운의 협조로써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사주.

 

다. 인성을 필요로 하는 사주로써 수신하는 자세가 삶을 평탄하게 만듦.

 

 

박재완 선생님의 해석을 살펴보고, 제 나름대로의 풀이도 해 보았지만

 

사실 이 사주는 일가를 이룬 사람의 사주, 재벌 총수의 사주, 부자의 사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시간에 편재가 놓여있지만 지지의 술토에 의해 심하게 억제되어 있으며, 일지와 월지의 대립 역시 삶의 방향성을 흔드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전 정보가 없이 이 사주를 보았다면,

 

"특별히 할말이 많지 않은 사주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일간의 힘이 약하지 않고, 오행을 전반적으로 갖추었으니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주다.' 정도의 해석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사후적인 해석, 끼워 맞추기식의 해석을 경계하는 저는

 

균형이 적절하고, 특징이 분명하지 않은 사주에 대해서 늘 이 정도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사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점들이 보이고, 그 지점들을 내담자의 삶에 비추에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올바른 사주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안타까운 점은 명리공부를 하는 분들이 이병철 회장의 사주를 보고 다음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점입니다. 

 

 

- 이 사주는 초학자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사주처럼 보이지만 (고수인 내가 볼 때는) 엄청 귀한 사주다!

 

- 이 사주는 부자 사주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 역시 귀한 사주는 뭔가 다르다. 어쩌고 저쩌고 ... ...

 

 

사전 정보 없이, 사주만 보고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다면,

 

이는 전형적인 사후적인 해석이자 끼워맞추기식의 방법론입니다.

 

재미를 위한, 혹은 공부를 위한 사후적인 해석도 필요하지만, 

 

사후적인 해석에 취하게 되면 사례를 통한 발전이 어렵고, 통찰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주가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박재완 선생님의 해석을 보면, 

 

얼마나 고뇌하셨는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당대 최고 재벌의 사주인데, '특별할 것이 없는 사주다'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부조의 적선한 음덕", "천월덕 귀인", "수덕하면"

 

하는 용어들이 사용된 것입니다.

 

이 용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바가 무엇이냐구요?

 

"당신이 이룬 것은 많은 사람들(조상 포함)의 도움과 노력에 의한 것이니 겸손하게 처신하고 베풀고 사십시오."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박재완 선생님의 사주풀이는 

 

성공한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

지극히 당연한 내용,

도덕 교과서나 종교의 교리와 어울리는 그런 내용이

 

명리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병철 회장은 조화롭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사주를 가지고 태어나서

어떻게 큰 성취를 달성했을까요?

 

노력의 결과와 우연이 겹쳐서일까요? 

 

이병철 회장의 사주와 삶은 우리에게 어떤 암시도 주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의문점을 풀기 위해 

 

저는 사주를 뒤로하고 이병철 회장의 일대기를 찾아보았습니다. 

 

제 눈에 들어오는 몇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 시기적으로는 1940년대 후반~50년대 초반에 사업적인 큰 성취를 달성했다. 

    (대운상으로는 임오대운의 시기입니다.)

 

나. 일본과의 인연이 깊고, 일본과의 무역으로 사업을 기반을 다졌다. 

 

다. 반도체, 전기전자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라. 일처리 방식이 강박적이다 싶을 정도로 꼼꼼했다. 

     (원리원칙을 지키는 워크홀릭)

 

마. 폐, 기관지 건강으로 고생했다. 

 

 

가,나,다,라,마의 항목에서 명리적인 의미 발견하셨나요?

 

먼저,

가, 나, 다의 항목오행 화와 관련된 것입니다. 

 

지지에 화대운이 왔을때 큰 성취를 이룸

일본은 오행 화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음

반도체, 전기전자 역시 오행 화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음

 

그 전까지는 한량처럼 지내던 사람이 오행 화대운에서 큰 성취를 이뤘고, 본인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오행 화기운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병철 회장에게 화기운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화 용신의 사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라, 마의 항목금기운의 과다와  관련된 것입니다. 

 

원리원칙, 꼼꼼, 강박은 천간의 신금, 지지의 유금과 관련이 깊음

폐, 기관지 건강은 오행 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꼼꼼한 일처리 방식과 날카롭게 스스로를 닦아세우는 성품은 음금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말년에 폐암으로 고생한 것과 치주질환으로 고생한 것 역시 오행 금의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이병철 회장의 사주는 위에서 정리한 특징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을 조금 바꿔볼까요?

 

만약 생시가 임술시(저녁 7시 30분 ~ 9시 30분)가 아니라, 

 

신유시(저녁 5시 30분 ~ 7시 30분)라면

 

다음과 같은 사주가 나옵니다. 

 

 

이병철 회장이 태어났던 1910년은 표준시나 동경기준시(+30)의 개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는 시기였기에, 저녁 7시를 술시의 시작점으로 삼았을 확률이 큽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저녁 7시 30분 이전에 태어났지만 본인과 가족은 술시에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진짜 신유시가 맞다면, 

 

이 사주는 그야말로 삼성전자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삶을 대변하기에 어울립니다. 

 

 

금 식상의 기운이 강해서 화용신으로써 균형을 잡아야 하는 사주

 

운으로 들어오는 화대운의 시기에 본인의 창의성, 응용력이 큰 성취로 이어지는 사주

 

오행 화에 해당하는 전기전자, 반도체의 분야에 어울리며, 일본과의 무역으로 사업의 기틀을 이룰 수 있는 사주 

 

신유시주의 힘으로 인해 꼼꼼하고 완벽한 일처리를 추구하는 사주로

 

중년 이후의 고난과 정치로는 진출하지 않았던 것, 정관계와 갈등이 있었던 것은 늘 위협받고 있는 월지의 관성의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종교와 미술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 역시 오행 화 인성 용신의 작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상관이 강한 무토 일간이 화기운을 잘 운용해 성공한 사주입니다.

 

상관이 의미하는 창의성과 응용력이 화기운과 조화를 이뤄 대길한 케이스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시주를 바꾸니 훨씬 더 해석이 풍부해지고, 사주와 대운을 이용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사주가 이병철 회장의 진짜 사주가 맞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다. 

 

 

가. 시상(時上)의 편재가 모두 부자사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 기운이 치우친 사주가 용신운을 만났을 때 드라마틱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다. 사주의 중심기운(이 사주에서는 금 식상)은 내 삶의 소중한 무기가 된다. 

 

 

오늘은 오랜만에 블로그 구독자분들과 나눌만한 재밌는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으면 남겨주세요. 

 

함께 소통하시죠^^

 

 

 

이병철 회장의 사주에 달린 박재완 선생님의 한시로써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兒生便哭을 能知否아 欲滌人間에 萬重愁라
貧亦多事하고 富亦多事하며 貴亦有愁하고 賤亦有愁하며
曰非曰是는 人之常情이라 百年之計는 在於種德으로 神目이 如電하다
戊土日元은 寅에 長生이요 時上偏財는 … …

어린아이가 태어날 때 터뜨리는 울음의 의미를 사람들은 능히 알지 못한다.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사는 만 가지 무거운 근심이라.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분주하기는 역시 마찬가지이고
귀하거나 천하거나 근심 또한 마찬가지이며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인간사의 일상이라.
백년대계는 조상의 음덕에 있으니 귀신의 눈이 번개와 같음을 유념하여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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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 [사주명리학/생활 속 사주명리] - 안녕 사주명리 후원 방법(feat.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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