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재(劫財)란?
- 사주명리학/십신(十神)과 합충(合沖)
- 2019. 9. 12.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사주명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육친(六親)과 십신(十神)"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십신(十神) 중 겁재(劫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개요
단어의 뜻 : 위협할 겁(劫), 재물 재(肩), "재물을 위협하다."
오행의 관계 : 일간을 기준으로 나와 오행이 같고 음양이 다른 천간이나 지지가 있을 때 겁재라 함.
파생된 의미 : 나의 맞은 편에서 나를 향해 당기는 강한 힘, 나의 어두운 면을 도발하는 힘
2. 겁재의 의미에 앞서
비견과 겁재는 모두 나와 같은 힘입니다. 비견은 일간(나)과 음양이 같기 때문에 내 동료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겁재는 일간(나)과 음양이 다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자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비견이 겁재처럼 경쟁의 작용을 강하게 하기도 하고, 특히 재물(재성)에 대해서는 비견과 겁재 모두 재물을 극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비견과 겁재는 헷갈리기 쉬운 개념으로 다가옵니다.
비견과 겁재를 구분할 때 힘의 방향을 생각하면, 쉽게 그 특징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물을 예로 들어 그림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비견은 일간(나)과 같은 편에서 재물을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비견이 많으면 그만큼 동료가 많은 것이므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할 것입니다. 이를 비견 특유의 경쟁력이라고 부릅니다. 힘을 합쳐 재물을 끌어당겨야 하기 때문에 동료와 협력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또한 재물을 취한 후에 동료와 나눠야 하기 때문에 갈등과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겁재는 줄다리기 입니다. 즉, 일간(나)와 정반대편에서 재물을 두고 힘겨루기 하는 힘이 겁재입니다. 겁재가 강하면 나의 반대편에서 강하게 당기는 힘이 되기 때문에 나는 항상 피곤하고 예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방심하면 바로 재물을 빼앗기기 때문에, 나는 항상 투쟁적이고 승부욕에 가득찬 상태가 됩니다.
이를 겁재 특유의 '투쟁심'이라고 부릅니다. 재물이 생기면 반대쪽에서 바로 잡아당기기 때문에 재물이 순식간에 소모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겁재가 강하면, 재물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겁재에 대해 읽으시면서, 개념이 잘 정립되지 않으면, 위의 줄다리기 그림을 떠올리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3. 겁재의 의미 (1) 재물을 빼앗기다
겁재는 단어의 뜻으로 보자면 재물을 빼앗기다(겁탈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주에 겁재가 강하다는 이야기는 내(일간)가 가져야할 재물을 겁재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빼앗아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겁재가 강한 사람은 재물-재주, 재물, 넓은 대인관계, 적극적 사회생활-이 안정적으로 붙어있기가 어렵습니다. 비견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낭비가 강한 반면, 겁재는 스스로는 원치 않았는데 재물이 공중분해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 재물을 강탈당한다고 표현하기도 하며, 재산 손실이나 불화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운이나 세운에서 겁재운이 오면, 사업 상 큰 실패와 손해를 경계해야 합니다.
4. 겁재의 의미 (2) 투쟁심, 승부욕
나의 맞은 편에서 호심탐탐 내 재물을 노리고 있는 또 다른 나가 있다면, 내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불편하고 화가 나겠지만, 몇번 재물을 빼앗기다 보면 극도의 투쟁심이 불타게 됩니다.
겁재는 "너 죽고 나 죽자" 하는 결기를 품고 있으며, 협력 보다는 경쟁에 최적화된 힘입니다. 한번 붙어보자는 강한 파이팅을 가지고 있으며, 이 파이팅이 생기없는 사주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사주에 겁재가 강한 사람들은 어둠에 쌓인 경쟁자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격이므로, 여기서 비롯된 승부욕과 질투심, 집념이 주변에 파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폭력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한번 승부가 붙으면 끝을 보고자 하는 겁재 특유의 승부근성은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잃게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돈을 버는 힘이 됩니다. 때문에 정말 큰 부자들은 겁재의 힘으로 부를 성취합니다. 내면의 강인한 투쟁심과 승부욕이 남들의 재산을 송두리채 빼앗아오는 것입니다.
5. 겁재의 의미 (3) 극단성
극단성 또한 겁재를 규정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위의 줄다리기 그림에서 살펴보았듯이 겁재는 "도 아니면 모"입니다. 가지면 모두 가지고 빼앗기면 모두 빼앗는 것입니다. 이 극단성 때문에 겁재는 매우 귀하게 쓰이기도 하고, 천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귀하게 쓰일 경우 전체의 판을 장악할 막강한 힘으로 드러납니다. 천하게 쓰일 경우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는 사회 부적응과 자살의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겁재의 극단적인 힘이 인간을 양 극단으로 치닫게 추동하는 것입니다.
방향을 휙 바꾸는 겁재의 극단성은 변덕으로 표출되기도 하는데, 사주에 겁재가 강한 경우 오묘하고 알 수 없는 성향을 드러냅니다.
또한 이 극단적 방향 전환은 배신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주에 겁재가 강한 사람들은 믿었던 사람에게 자주 배신을 당하거나, 본인이 상대방을 자주 배신하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6. 겁재의 의미 (4) 야생성, 전복성
겁재는 야생마와 같이 길들여지지 않는 힘을 의미합니다. 겁재는 세상의 일반적인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형화되고, 틀에 갇힌 삶의 패턴으로는 겁재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겁재가 강한 사람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나의 반대 방향에 해당하는 힘이기에 겁재는 특유의 전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질서를 뒤집어 엎을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일반적인 사고 방식을 뛰어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사주에 겁재가 강하면, 공동체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하여 좋지 않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겁재는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는 극한의 창조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뒤엎을 수 있는 겁재의 이런 강한 힘은 본인에게 독이 되기도 합니다. 강한 성취와 에너지의 이면에는 극한의 허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겁재의 강한 힘이 도사리고 있다면, 인생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허무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6. 겁재와 다른 십신의 관계
(1) 재성을 극함
비겁(비견과 겁재)의 경우 재성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비견과 다른 십신의 관계를 살필때는 먼저 재성과의 상관 관계를 떠올려야 합니다. 재성은 재물활동, 사회적 대인관계를 의미합니다. 일간(나)의 세력이 강할 때와 약할 때를 모두 고려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가. 일간의 세력이 약하고 재성이 강할 때 겁재운이 오면?
일간의 세력이 약하다는 이야기는 일구어야 할 밭은 많은데, 일꾼이 없어 제대로 생산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때에 겁재 운이 오면, 겁재는 반대쪽에서 내 재물을 탐하는 기운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일간보다 더 민첩하게 재물을 강탈해 가는 역할을 합니다. 즉, 자신의 몫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겁재에게 빼앗기는 형국이 되는 것입니다.
일간의 세력이 약하여 겁재가 필요한데, 막상 재물을 겁재가 가져가는 형국이니 이를 "겁재로 인한 일간의 눈물"이라고 표현합니다.
나. 일간의 세력이 강하고 재성이 약할 때 겁재운이 오면?
일간의 세력이 강하고 재성이 약하다는 이야기는 다뤄야 할 재물은 적은데, 동료가 많은 것을 뜻합니다. 명리학에서는 이를 군비쟁재(群比爭財), 혹은 군겁쟁재(群劫爭財)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이런 상황은 밭은 적은데 자신의 몫을 형제와 동료에게 나누어 줘야 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겁재에 해당하는 운세가 온다는 것은 재산을 빼앗아가려고 이복형제가 등장하는 꼴입니다. 내 형제들도 많아 걱정인데, 이복형제가 와서 재산을 탐하니 재물의 상황이 나빠집니다. 또한 분노와 시기 질투의 감정으로 우울증 등 극단적인 감정적 변화를 겪고 폭행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2) 인성을 설기함
인성은 일간을 생하는 오행입니다. 일간을 生 한다는 것은 일간 입장에서는 도움을 받는 격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성이 과다하다면, 너무 많은 도움이 주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너무 과다한 것은 없는 것과 같다"는 중요한 진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일간은 우유부단함(과감함이 떨어지고, 현실감각을 잃음)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겁재운이 오면, 겁재 운을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게 됩니다. 일간에게 오는 도움을 겁재가 가로채기 때문입니다. 겁재 특유의 극단적이고 투쟁적인 에너지가 일간에게 과다하게 부여된 에너지를 흡수해 일간은 정신적 균형을 찾게 됩니다. 인성의 간섭에서 벗어나 비로소 현실감각을 되찾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사주명식에 겁재가 강할 때
사주명식 8글자(일간 제외 7글자) 중에 겁재가 강하다면, 동업을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동업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재물이 쏠리게 되어 큰 다툼과 재산상의 손해가 뒤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관성 운(비겁을 극하는)이 오게 되면 겁재가 억제되기 때문에 오히려 동업에 좋다고 보기도 합니다. 반대되는 힘을 이용하는 명리학의 묘미입니다.
(4) 식신의 역할
비견과 겁재는 식신을 만나면 식신으로 정화됩니다. 즉 비견과 겁재의 기운이 왕성할 때, 식신이 있으면 비견과 겁재의 기운을 아름답게 설기하여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고전에서는 "식신이 유기(有氣)하면 승(勝) 재관(財官)이다." 는 말로 표현합니다. 식신이 기운이 좋으면, 재성과 관성보다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특히 겁재는 식신을 보면, 겁재의 부작용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재성을 향해 막무가내로 달라드는 겁재의 기운을 빼내어 겁재를 얌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식신이 없으면, 겁재의 부작용은 달래기가 어렵습니다. 십신 중 식신이 칭송받는 이유입니다.
7. 천간과 지지의 겁재
겁재는 천간에서의 겁재와 지지에서의 겁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간은 정신적인 면, 추상적인 측면을 의미하기 때문에 천간에서의 겁재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치열함'을 의미합니다. 천간의 겁재를 가진 사람 중에 "운명은 내편이 아니다.", "끝까지 쟁취해야 한다."고 되뇌이며 자신을 닦아세우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겁재의 부정적인 측면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늘의 기운이 땅으로 내려와 실현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에서의 겁재는 겁재의 속성이 잘 드러나는데, 특히 양간(갑,병,무,경,임)의 겁재의 경우 프로의식을 의미합니다. 양간의 겁재는 신살 양인과도 겹치기 때문에 자기 일에서의 완벽성, 결벽적인 일처리,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의 의미를 갖습니다.
천간의 겁재의 경우 세부적으로 나누어 그 길흉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냥 참고사항으로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갑 + 을 = 등라계갑(藤蘿繫甲) 이라 하여 큰 나무에 넝쿨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갑(甲)의 입장에서 일의 진행이 더디고 귀찮고, 번거러운 상황이 많이 일어난다.
을 + 갑 = 등라계갑(藤蘿繫甲) 을(乙)의 입장에서 귀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운을 의미한다.
병 + 정 = 丙(병)이 갖추지 못한 치밀함을 두루 갖춘 것으로 본다.
정 + 병 = 역경을 이겨내는 기상이 있다. 일에 빠른 성과를 보인다.
무 + 기 = 내면의 유연성이 드러나지 않아 타인과의 융합이 어렵다.
기 + 무 = 대인관계의 확장을 의미하고, 실속과 관계를 모두 챙긴다.
경 + 신 = 좋지 않다. 무서운 성격으로 일생에 한번 일신상에 큰 사고를 당한다.
신 + 경 = 좋지 않다.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결심하면 큰 사고를 저지른다.
임 + 계 = 경쟁에 강하며, 매사 일의 진행이 순조롭다.
계 + 임 = 유연성과 적극성을 두루 갖춘 격으로 좋다.
8. 겁재에 해당하는 일주
겁재에 해당하는 일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병오일주, 정사일주, 임자일주, 계해일주
일주에 따라 혹은 개별 사주에 따라 큰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위의 일주에서 겁재의 특징이 강하게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