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지(十二地支)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지지(地支)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간지의 정의와 음양오행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019/02/20 - [사주명리학/천간(天干)] - 천간이란?

 

 

그럼, 지지(地支)의 정의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지(地支)란?

중국의 역법 단위인 간지는 천간과 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늘을 기운을 천간이라 한다면 땅의 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지지라 합니다. 천간이 10개인 반면, 지지는 12개의 문자로 구성됩니다. 이를 십이지(十二支)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지에 해당하는 글자는 그 순서대로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시는 대로 지지 열 두글자에는 수많은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쉽게는 동물에서부터 음양오행, 계절, 월(月), 시(時)까지... 지지는 주로 시간과 관련하여 우리 인간사의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지지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의미를 상담자의 상황에 맞게 잘 풀어내는 사람이 뛰어난 역술가가 되는 것입니다. 묘(卯)일에 태어난 사람이 자(子)시-한밤중-에 태어났다면, 깡충깡충 뛰는 토끼가 밤에 태어났으니 밤에 깡총깡총 뛰는 일(밤공연)을 하러 다니겠구나 하고 해석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지집니다.

 

인간은 하늘의 기운을 받고 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땅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갑니다. 하늘은 멀고 땅은 가까운 법이지요. 따라서 천간이 추상적인 기운, 형이상학적인 가치, 크고 포괄적인 분위기를 의미한다면, 지지는 인간의 시간, 구체적인 삶, 현실적인 가치, 자잘하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기운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이야기 하면 천간은 하늘의 기운, 지지는 인간의 삶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부산의 박청화 원장 같은 분은 지지만 보고 단박에 그 사람의 삶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먼저 지지를 보고 그 사람의 삶을 파악한 다음 천간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전체적인 삶을 조망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지는 사주해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인간의 구체적인 삶을 나타내기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때문에 천간보다 해석이 훨씬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만큼 많은 의미들이 뒤엉켜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인간의 삶처럼 말이지요.

 

제가 이 '지지'카테고리에서 할 작업은 바로 이 지지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짚어보는 것입니다. 여러 문헌들을 종합하고 분석한 다음,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걸러내고 최대한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지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구체적인 지지 한글자 한글자에 대한 내용은 이어지는 글(지지 카테고리 안의 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지의 12글자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지지 12글자에 어떤 의미들이 담겨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지(地支)에 담긴 의미

 

1. 지지와 음양오행

명리학이라는 학문의 뿌리가 음양오행 사상이기 때문에 천간과 마찬가지로 지지에도 음양이 배속되어 있습니다. 지지에 배속된 음양오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의 표를 참고하시면 지지의 음양과 오행에 대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실제 음양오행상으로는 수(水)와 화(火)에 해당하는 해(亥), 자(子), 사(巳), 오(午)는 해 - 자 + 사 - 오 + 로 음양이 구분됩니다. 하지만 명리학에서는 그 체용이 바뀌어 음양이 반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위의 표처럼 구성되는 것입니다. 실제 음양오행 대로라면 자축인묘부터 양음양음 이렇게 진행됩니다. 외우기도 쉽겠지요.

 

또 재밌는 것이 바로 오행 토(土)입니다. 토는 다른 오행의 사이에 끼어들어 있습니다. 수와 목 사이에 토, 목과 화 사이에 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토가 다른 오행들의 사이를 중재하는 것입니다. 오행 토(土)가 갖는 성질이자, 역할 "중재자, 윤활유, 중간관리자"를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지지와 동물

어린이들도 알고 있는 동물과 지지입니다. 각 지지에 해당하는 동물들은 너무나 잘 알려져서 식상할 정도입니다. 요즘에는 마케팅의 수단으로 지나치게 활용되고 있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나름 합리적이라는 분들도 기해년이 "황금돼지해"다면서 아이를 가지려 든다거나 행운과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먹습니다.

 

물론 돼지(亥)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느정도 맞는 부분이 있다치더라도 기(己)가 황금이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없는 헛소리입니다. 기(己)에 해당하는 오행이 토(土)이고 토(土)가 색깔로 누런색을 의미하니 황금이다 하며 가져다가 붙인 것이 만천하에 떠돌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지가 동물과 연관된 것은 지지의 개념을 대중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동남아에는 호랑이 대신 고양이가 인(寅)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하니, 지지의 의미를 꼭 동물과 연관지으려는 태도는 피해야겠습니다.

 

 

3. 지지와 숫자

 

4. 지지와 월(月), 시(時)

사주통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지는 사람이 태어난 월과 시를 고정해서 지시하는 기호로 쓰입니다. 물론 지지 자체가 사주에서 시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연월일시 모두 지지로 나타냅니다. 하지만 연과 일은 12라는 숫자 단위로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지지가 고정된 연(年)이나 고정된 일(日)을 나타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월과 시는 12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된 지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1월에 태어난 사람은 북반구에선 누구나 할 것 없이 축(丑)월에 태어난 것입니다. 고정되었다고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오후 6시30분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유(酉)시에 태어난 것입니다.

 

사주에서 월을 정할 때 음력도 아니고 양력도 아닌 절기를 따져서 월을 정합니다. 자월의 시작일이 12월 7일이나 8일로 달라지는 것은 양력과 절기력과의 차이 때문입니다. 절기력은 태양과 지구의 어떤 절대 위치를 표현하여 나타낸 것(동지나 하지는 태양 고도를 반영합니다.)이므로 음력이나 양력같은 달력과 미묘하게 차이를 보입니다. 그 미묘한 차이로 인해 하루정도의 차이가 매년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주명리학은 말하자면 내가 태어난 순간에 해와 달, 주변의 여러 행성이 어떤 위치에 있었느냐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간들이 만들어 낸 달력이 아니라 태양과 지구의 위치를 절대적으로 반영한 절기력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지지란 무엇인가와 지지에 담긴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파고들면 정말 끝없이 파고들 수 있는 것이 지지의 활용 부분입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게 우리 인간의 삶과 융합하고 활용되고 있는 것이 지지가 아닐까 합니다. 긴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