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소서(小暑)
- 사주명리학/24절기
- 2019. 7. 5.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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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 소서(小暑)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서(小暑)는 2019년 7월 7일 하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2019년 7월 7일은 소서(小暑)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24절기에서 말하는 소서(小暑)는 소서일(7월 7일)부터 대서(7월 23일) 이전까지의 기간을 통틀어 소서(小暑)라고 합니다.
소서(小暑) 개요
24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하지(夏至)와 대서(大暑) 사이
양력으로는 7월 6일 무렵
태양의 황경이 105도에 이르렀을 때
소서(小暑) 자연현상
'소서(小暑)'라는 말은 '작은 더위'라는 뜻으로 '큰 더위'를 뜻하는 '대서'에 앞서는 절기입니다. 1월의 '작은 추위', '큰 추위'를 뜻하는 절기인 소한(小寒), 대한(大寒)과 대치되는 절기입니다.
태양이 가장 높게, 그리고 오래 떠 있는 절기는 하지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하지가 가장 더울 거라고 예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혀를 내두를 정도로 더운 달은 삼복더위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소서(小暑)와 대서(大暑)입니다.
이는 시간차 때문입니다. 태양의 복사열이 지구를 데우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음양으로 설명을 하더라도 음양의 미세한 변화가 현상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사람의 감각에 와 닿는 것은 언제나 한 박자 늦습니다. 그래서 명리학에서는 한해의 시작을 동지로 보지 않고, 입춘으로 봅니다. 하늘의 새해는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이지만, 땅의 새해는 시간차를 두고 입춘에야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띠를 구분하는 기점이 입춘(2월 4,5일경)이 되는 것 입니다.
이 시간차 때문에 우리는 절기로는 여름의 끄트머리라 할 수 있는 소서, 대서에 이르러야 진정한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의 시간으로 돌려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는 12시에 가장 높이 떠오르지만, 정작 우리가 더위에 지치는 때는 그 2시 무렵 입니다. 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해서 그것이 흘러 넘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또한 소서는 장마와 관련이 있는 절기 입니다. 소서를 전후해서 한반도에는 장마전선이 머무르고, 이 무렵부터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립니다.
소서(小暑) 농사
예전에는 한 절기 앞선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내고, 모를 낸 20일 뒤 소서 때 논매기(피사리)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내기도 훨씬 일찍(5월경) 할 뿐 아니라 제초제를 뿌리고 따로 논에 김을 매지는 않습니다.
소서는 밭매기로 바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전 절기인 하지 때 보리를 수확한 밭에 팥이나 콩, 조와 수수를 심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콩이나 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부지런히 밭의 김을 매주어야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예전에는 소서 때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소서 역시 쉴 수가 없는 시기였습니다.
소서(小暑) 미토
소서는 미월(未月)이 시작되는 절기 입니다. -7월7일~8월 8월까지를 未월이라 함.-미월의 미(未)는 동양철학에서는 오행적으로 土에 해당하기 때문에 미토(未土)라고 부릅니다.
또한 미(未)는 주역의 괘로 보자면 천산둔(天山遯) 괘에 해당합니다.
괘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자면, 이 괘는 양효가 4개이며 아래에서 음효 두 개가 올라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아직까지는 양의 기운이 막강하지만 음의 세력이 자라나고 있으며 양은 곧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미월은 24절기 중 소서와 대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향하고 있지만 무더위가 기승하는 시기입니다. 양의 기운이 사그라들기 전에 더위라는 무기로 마지막 투쟁을 하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극한 투쟁의 의미를 확대해보면, 음양의 극적인 대립으로 인해 장마와 태풍이라는 자연현상이 일어난다고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未(미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2019/03/14 - [사주명리학/지지(地支)] - 지지, 미(未)-미토
고전인 『오행대의』를 보면, 미(未)를 어두울 매(昧)로 보기도 합니다. 未월을 양기가 더는 자라지 않고 음의 기운이 자라서 만물이 쇠해가는 어두운 시기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무더위가 한창인 미월(양력 7월)에 음기陰氣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지만, 그것이 바로 동양철학입니다. 동양의 순환과 어우러짐의 관점에서 보면, 가을과 겨울은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를 통해서 다가옵니다. 여름에 미리 음기를 쌓아가다가 음기가 쌓여서 균형이 음기쪽으로 넘어오면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는 것입니다. 겨울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 겨울에 양기를 하나둘 씩 쌓아가서 봄과 여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태극 무늬를 곰곰히 살펴보시면, 음양교차의 그 미묘한 변화가 한눈에 들어오실 것입니다.
소서(小暑) 속담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 심는다"
"소서 모는 지나가는 행인도 달려든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주고 간다"
소서의 속담은 모내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양력 5월에 모두 모내기를 끝내지만, 과거에는 주로 양력 6월에 모내기를 했기 때문에 소서인 7월이 되면 모내기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가 되어버립니다.
아직까지 모내기를 못한 사람이 있다면, 마을의 공동체가 힘을 합해 도와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모내기와 관련한 소서의 속담을 보면, 조상들의 위트와 센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서(小暑) 건강
"여름 한철은 사람의 정과 신이 빠지는 시기로, 심(心)은 성하고 신(腎)-신장-은 쇠한다. 신은 변하여 물이 되었다가 가을이 되면 엉기기 시작하여, 겨울이 되어야 굳어진다. 성생활을 금하여 정기를 굳게 길러야 한다."
『동의보감』잡병편, 서 中
"하지(夏至) 이후에 열병을 앓은 것을 서병(暑病)이라 한다. 여름철에 더위를 먹으면 입과 치아로 더운 기운이 들어와 심포락(心包絡)의 경(經)을 상한다. 그 증상은 답답해서 숨을 헐떡이고 말을 하지 못하다가 안정되면 말이 많으며, 몸에 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몹시 갈증이 나서 물을 찾으며, 두통, 자한이 있고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거나, 하혈하고 황달이 되며 반진이 돋는다. 심하면 화열이 금을 눌러 목이 평정되지 못해 경련이 일고 인사불성이 된다."
『동의보감』잡병편, 서 中
동의보감의 글을 가져와 봤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여름철 더위에 의한 건강 약화를 심과 신의 불균형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心)은 마음이자 심장을 의미합니다. 신(腎)은 신장(콩팥)을 의미합니다. 또한 기운으로 보자면, 심은 火, 신은 水를 의미합니다. 첫번째 인용문을 보면, 심은 성하고 신은 성한다고 했는데, 이말은 여름철 더위로 인해 몸 속 火기운이 활발해지고 水기운이 약화된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水기운과 火기운이 조화를 이루는 몸의 상태를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차가운 물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야하고, 뜨거운 화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에어컨 바람 방향을 위로 향하고, 난로를 아래에 두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순환을 위해서는 차가운 기운을 위로 보내고(水昇),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보내야(火降)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공기도, 몸도 순환이 잘 됩니다.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화 기운은 세지고 수 기운은 약해집니다. 화는 아래로 순환하며 질서를 지켜야 하는데 기세가 등등해진 화가 자기 길만 고집하여 위로 올라가게 되면 몸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갖은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소한, 대한 때는 화기를 누그러뜨리고 수기를 보충해 주는 게 여름을 잘 나는 방법입니다.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신장의 물, 즉 정기(精氣)를 튼튼하게 하는 게 관건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생활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는데, 과음과 과로를 피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습니다. 또한 주변 정리, 방청소, 명상 도 수기운을 보전하고 끌어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으로도 양기를 억누를 수 있습니다. 밀과 보리는 겨울을 나는 작물로 대표적인 음陰기를 가진 음식들입니다. 뜨거운 양의 계절인 여름에 먹으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서(小暑) 고전
당나라의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945),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1281) 에 하지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초후에는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울며
말후에는 매가 먹이 잡는 연습을 한다.
《고려사절요》 4권에는 "소서가 가까워오니, 죄가 무거운 죄수에게는 관대히 하고 가벼운 죄수는 놓아주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바쁜 농사일을 거들기 위해 죄수를 방면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무더위에 대한 경계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더위를 피할 방도가 없었던 옥중에서는 아무래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서(小暑)와 유두절(流頭節)
음력 6월 15일은 유두절입니다. 그 한자의 뜻을 해석하면, 말 그대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씻는 명절입니다. 우리말로는 "물맞이" "물맞는 날"에 해당합니다. 중국에서 비롯된 명절이지만, 신라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유두절은 목욕을 해서 몸을 정갈하게 하고, 농사를 잘 되게 해달라고 차례를 지내던 명절이었습니다. 더운 여름, 햇과일을 먹고, 물놀이를 하면서 한숨 쉬어가는 일종의 여름휴가(피서)였던 것입니다.
흐르는 물에 머리를 씻고 유두 음식을 먹으면 더위를 안 먹고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유두 음식으로는 밀국수와 햇과일이 있습니다. 밀 국수는 얼마전 수확한 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으니 자연히 제철 음식입니다. 또한 밭에서는 참외, 수박, 오이, 등이 막 맺히기 시작하니 햇과일이 풍부할 때 입니다.
유두절의 풍습이 이치에 맞는 것이 밀은 대표적으니 차가운 기운의 음식이므로 뜨거운 여름에 먹기 좋고, 과일 자체도 뜨거운 여름 햇빛을 받고 자라지만 그 속에는 찬 기운을 머금고 있으니 여름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상들의 지혜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소서(小暑) 음식
소서는 온갖 과일과 채소가 풍성해지는 시기입니다. 드디어 밀과 보리도 먹게 되기 때문에 보릿고개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소서입니다.
생선류는 민어가 제철입니다. 민어는 조림·구이·찜이 다 되지만 이 무렵에는 애호박을 넣어 끓여 먹었습니다. 애호박에서 절로 단물이 나고 민어는 한창 기름이 오를 때여서 첫 여름의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어주는 최고의 보양식입니다.
또한 밀을 수확하고 난 후여서 소서에는 국수와 수제비를 즐겨 먹었습니다.
<<참고자료>>
『대산주역강의』 김석진
『24절기와 농부의 달력』 안철환
『절기서당』 김동철, 송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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