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살(怨嗔煞)
- 사주명리학/신살(神煞)
- 2019. 6. 28.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신살(神殺) 중에서 원진살(怨嗔煞)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진살(怨嗔煞)
단어의 기본의미 : 원망하고 미워하는 관계
적용 : 진해(辰亥), 오축(午丑), 사술(巳戌), 묘신(卯申), 인유(寅酉), 자미(子未)의 조합이 성립하면 원진살에 해당
원진살(怨嗔煞) 귀문관살과 마찬가지로 지지에만 적용되는 신살(煞) 입니다.
지지에 진↔해(辰亥), 오↔축(午丑), 사↔술(巳戌), 묘↔신(卯申), 인↔유(寅酉), 자↔미(子未)의 조합이 있으면 원진살이 성립합니다.
원진살은 그 성립과 적용에 여러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또한 아예 원진살 자체를 유효한 신살로 인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원진살 성립의 여러가지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한 사람의 사주 내에서 원진의 조합이 있을 때 그 사람에게 원진살이 있다고 봅니다.
2. 두 사람의 사주를 보고, 연지(年支)와 연지(年支)를 비교하여 원진의 조합이 있을 때 두 사람 관계가 원진살이 있다고 봅니다. 연지(年支)를 본다는 것은 태어난 해을 본다는 말이며, 즉 띠와 관련지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보는 방법입니다.
3. 두 사람의 사주를 보고 일지(日支)와 일지(日支)를 비교하여 원진의 조합이 있을 때 두 사람 관계가 원진살이 있다고 봅니다. 지지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일지(日支)끼리의 궁합을 따지는 방법입니다.
저는 1번과 3번의 방법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2번의 연지(年支), 즉 띠로 두 사람 관계를 살피는 것은 과거의 이론이며, 사주에서 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주 중심의 사주가 자리 잡은 것도 아주 오래 전인데 연지(年支)를 중심으로 사람의 성향을 이야기하고 사주를 풀이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를 거스르는 발상입니다.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뭉뚱그려 사람의 성향을 살피는 것은 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세밀함이 떨어지고, 혹세무민하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나중에 다룰 삼재(三災)에 대해서도 저는 같은 입장입니다. 삼재(三災)는 띠를 중심으로 사람의 길흉화복에 대해 예측하는 아주 뿌리깊은 악습입니다.
아래의 그림으로 원진살이 성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원진살(怨嗔煞)은 화내고 성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살(煞)입니다.
한 사람의 사주 원국 내에서의 원진을 살피기도 하지만 오래전부터 사람과의 관계에서 원진의 여부를 살펴, 관계의 원만함을 따지곤 했습니다. 주로 결혼이나 동업의 파트너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원진살이 있다면, 서로 앙숙처럼 미워하고 시기한다고 하여 경계하였습니다.
원진살은 앞세 살펴본 귀문관과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귀문관과 겹친 원진살-진해(辰亥), 오축(午丑), 사술(巳戌), 묘신(卯申)-은 크게 작용하고 그중에서도 진해(辰亥) 원진살이 가장 파괴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두 사람 사이(궁합)의 원진살은 일지(日支)가 서로 원진관계에 있는지를 봅니다. 두 사람의 일지가 서로 원진 관계에 있다면, 두 사람의 관계를 유심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사주 원국 내에서 위치한 원진살은 원진살이 놓인 육친에 원진살을 대입해 해석해야 합니다.
비겁 + 원진살 = 형제나 동료 사이가 좋지 않음
식상 + 원진살 = 불평불만이 많은 성향, 오해로 인한 구설수에 오르는 삶
재성 + 원진살 = 돈으로 인한 불화, 남자의 경우 여자를 사이에 둔 불화
관성 + 원진살 = 직장에서의 불화, 관청과의 송사
인성 + 원진살 = 학력의 중단, 계약의 잦은 파기
또한 원진살은 원진살에 해당하는 지지가 붙어 있어야만 성립하며, 일월지 원진살이 가장 그 기운이 세다고 봅니다. 그 다음이 일시지, 연월지 순입니다.
개인의 사주 원국에 원진살이 있는 경우 서로 인접해 있는 지지의 사이가 서로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지지 사이에서 부조화와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야기 인데 충(沖)처럼 화끈하게 충돌하여 싸우지도 못하고, 서로 잘 맞지 않는 불편한 상태로 계속 동거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불편한 상태 때문에 원진살에 놓인 지지들은 본래의 온전한 역량과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고 봅니다.
원진살은 해소될 수 없는 갈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바로 이 갈등 때문에 특유의 정신적 예민함이 발휘됩니다. 이 정신적 예민함은 종교적 신심, 예술적 재능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신체의 지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원진살의 특성은 귀문관살의 특성과도 관련됩니다. 귀문관살과 엮어서 살펴본다면 원진살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진살 더 알아보기
이미 귀문관살에서 다루었지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귀문관살은 원진살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살 입니다.
그 성립요건을 보면,
원진살(怨嗔煞)은 진해(辰亥), 오축(午丑), 사술(巳戌), 묘신(卯申), 인유(寅酉), 자미(子未)
귀문관살(鬼門關煞)은 진해(辰亥), 오축(午丑), 사술(巳戌), 묘신(卯申), 인미(寅未), 자유(子酉)
입니다.
고전을 살펴보아도, 귀문관과 원진살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산 김석진 선생님의 주역 해설을 보니 원진살에 대해 동물로 풀이-용이 돼지를 검다고 미워한다는 식-를 해놓은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원진살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의 반증으로 보입니다.
<<원진살의 동물의 관계로 표현한 사례>>
동물들의 관계에서 원진살의 이치를 뽑아낸 것이 아니라, 원진살을 쉽게 암기하기 위해 동물들의 성향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쥐가 염소의 뿔을 미워한다.
소는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데 말은 놀려고만 해서 소가 말의 게으름을 미워한다.
호랑이가 밤새 날뛰다가 닭이 울면 날이 밝아 숨어야 하므로 호랑이가 닭을 미워한다.
토끼가 원숭이의 재주부리는 모습을 미워한다.
용이 돼지를 검다고 미워한다.
개짖는 소리를 뱀이 싫어하고, 개는 뱀이 지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원진살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은 지지충과 지지합에 관련된 것입니다.
먼저 아래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지의 삼합은 서로 함께하면 행복한 관계, 최종 지향점을 의미합니다.
자수를 기준으로 신금은 삼합의 관계입니다. 자수와 신금은 서로 함께 있으면 좋고, 정신적인 만족감을 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지지 충은 서로 함께하면 충돌이 발생하고 어긋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수를 기준으로 오화는 지지충의 관계입니다. 자수와 오화는 서로 함께 있으면, 강하게 충돌하여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역동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진살에 해당하는 미토는 충과 합의 사이에 낀 애매한 지지입니다.
자수와 미토는 사랑을 하는 것도 싸우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관계인 것입니다.
충과 합을 하는 지지의 사이에 해당하는 지지를 원진살로 정의한다는 이야기는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나와는 다른 기운인데 충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 어떨까요?
어정쩡하고 애매한 상태로 서로 불편하게 동거할 것입니다.
사랑을 하기에도 조금 부족하고, 깔끔하게 한판 붙기에도 조금 부족한 그 불편하고 껄끄러운 관계를 원진살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가 원진 관계에 놓인 사람과의 관계에서 취해야할 자세는
1. 나와는 많이 다른 상대이기에 서로 접점을 찾으려는 자세 - 삼합으로 나아가는 자세
2. 불만이 있을 때 싸우더라도 차라리 속시원하게 털어놓고 푸는 자세 - 충으로 나아가는 자세
서로 한발씩만 양보하면 얼마든지 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이런 노력이 수반되었을 때, 넓은 간극을 좁혀 사랑을 나누거나 깔끔하게 충한 다음 다음 국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사랑"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원진살은 관계의 국면을 규정하는 말이지, 관계의 결과를 규정하는 말이 아닙니다. 으르렁대는 관계가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더 아름답게 사랑을 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용어 자체에 겁을 먹고 상대방을 미워하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 짧은 글을 통해 원진살이라는 이름으로 이별을 맞이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많은 커플들이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명리 기본편, 심화편』강헌
『라디오좌파명리』팟캐스트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