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 투간, 투출이란? (7)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까지 해서 통근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천간에 대한 이해를 하였으니, 이제 지지에 대해 이해해 보기 위해 투간과 투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1. 굳이 투간을? 왜?

맨 처음 통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천간과 지지의 호응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

 

천간과 지지가 잘 호응하면, 그 오행은 힘이 있는 오행이 되고,

 

천간에 외롭게,

지지에 외롭게 존재하게 되면 그 지지는 힘이 없는 오행이 됩니다. 

 

그리고 고립에 대한 말씀을 드리면서,

힘이 없는 오행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천간의 통근이라는 개념만 잘 적용하게 되면,

 

굳이 투간(투출)이라는 개념은 다루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통근이라는 개념이 천간과 지지의 호응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간과 통근은 개념의 중복이 되는 것입니다. 

 

같은 현상을 바라보면서

기준점을 천간으로 잡으면 통근이고,

기준점을 지지로 잡으면 투간이 됩니다. 

 

천간의 갑목을 보면서,

지지로 잘 통근이 되었군.

 

지지의 인목을 보면서,

천간으로 잘 투간이 되었군.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통근은 결국 투간이랑 같은 개념이니 넘어가면 되겠군."

 

하면 좋겠지만,

 

투간은 통근과 미묘한 차이가 있고, 사주명리의 핵심 이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2. 격국(格局)

격국이라는 말은 사주를 유형별로 나눠놓은 것을 말합니다. 

 

사주 간명을 쉽게 하기 위해, (한눈에 사주의 특성을 알아차리기 위해)

혹은 사주 공부를 위해,

혹은 개인적인 정리를 위해

 

과거의 술사들은 사주를 여러 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연해자평과 명리정종, 삼명통회 등의 책에 아주 다양한 유형의 사주들이 전해지는데,

 

종혁격(從革格), 곡직격(曲直格), 자요사격(子遙巳格), 오행부잡격(五行不雜格), ...

 

등등 그 숫자로만 200여개가 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처럼 16개 정도로만 유형을 나눠놓으면 참 좋을텐데,

 

이 사람, 저 사람의 자료들이 모이고 모여,

 

아주 다양한 유형이 난무하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 것입니다.

 

유형을 너무 적게 나누면 실제로 활용하기에 큰 의미가 없고,

너무 많이 나누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형이 200여개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아주 큰 시사점이 있습니다. 사주는 결국 유형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별 사주들은 고유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 것들과 한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유형으로 나눈 종류가

십여 개 정도에서 많아야 삼십여 개가 되어야 공부하기도 편하고, 외우기도 좋고,

실제로 사주를 딱 보고 판단할때도 좋습니다. 

 

유형을 달달 외우고 있다가 사주를 보는 순간! 탁!

 

"너는 정관격이여! 선생말을 하늘처럼 받들었지? 신호 위반 한번 한 적이 없을 것이여!"

 

해야 용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마침 등장한 것이 바로 자평진전(1776년 발행)이란 책입니다. 

 

이 책은 본격적으로 격국을 다루고 있는 책인데, 아주 혁신적이게도 사주의 유형을 딱 8개로 간추려 버렸습니다. 

 

자평진전의 격국

정관격, 재격, 인수격(인성격), 식신격, 칠살격(편관격), 상관격, 양인격, 록겁격(비겁격), + 잡격(그 이외)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주를 보시는 분들이 "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모두 이 자평진전의 8개의 격국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면 자평진전의 저자인 심효첨 선생은 어떤 묘한 방책으로 200개가 넘는 격국을 여덟개로 줄일 수 있었을까요?

 

3. 선택과 집중

심효첨 선생은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사주 팔자 여덟 글자를 모두 고려하다 보면, 도저히 유형화 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한 글자에 집중한 것입니다. 

 

사주 팔자 여덟 글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글자를 정하고, 그 글자가 곧 격국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평진전 2권 중 : 八字用神專求月令(팔자용신전구월령) 팔자의 용신<격국>은 모두 월령<월지>에서 구한다.)

 

그 가장 중요한 글자는 다름 아닌 월지이고, 월지의 상황에 따라 사주의 유형을 결정하였습니다. 

 

월지는 계절을 좌우하는 자리이고, 인간의 환경을 결정하는 자리, 인간의 뿌리가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월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평진전의 격국론을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어떤 사주의 월지가 정관이라면, 이 사주는 정관격이 되고,

어떤 사주의 월지가 편관이라면, 이 사주는 편관격이 됩니다.

 

월지의 십신이 곧 (유형)이 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면서, 한눈에 사주의 유형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활용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월지를 중심으로 사주의 유형을 결정하다보니 사주팔자 전체의 다양한 색깔을 반영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릅니다. (유형을 정해놓고 사주를 본다는 것 자체가 시야를 좁아지게 만듭니다.)

 

또한 자평진전의 격국 이론 자체가 인간은 자신이 태어난 환경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우울한 운명결정론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현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4. 월지에서 투간

투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격국 그리고 자평진전까지 이야기를 한 것은 투간이라는 개념이 자평진전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입니다. 

 

자평진전에서 격국을 정할 때, 월지(월지의 십신)가 곧 격국이 되지만,

제대로 격국이 되기 위해서는 월지가 투간해야만 합니다. 

 

즉, 월지의 요소가 천간에도 드러나게 되면, 월지의 힘이 아주 세지는 꼴이 되기 때문에 격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월지의 요소가 천간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월지의 힘이 지지에만 숨어있는 꼴이 되므로 격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간에서 도와주지 않아 격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투간의 세부적인 조건에 대해 살펴보고, 월지의 투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평진전의 격국론에 대해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투간의 개념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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