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사주 (전하를 뵈옵니다.)

전하를 뵈옵니다.

 

 

이 사주는 일간의 힘이 매우 허약한 사주입니다. 

 

이런 사주를 일컬어 극신약한 사주라 칭하는데, 이 사주의 제일 큰 문제점이라 하면,

 

월지를 장악한 巳(사화)가 천간에 투출하여 그 기세가 아주 치열하게 솟구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巳(사화)의 힘을 이어받은 지지의 토들(축토, 진토, 진토)들이 심히 일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간의 좌우를 포위한 甲(갑목)과 乙(을목)이 일간의 힘을 쭉 빼내가고 있어,

 

 

아무리 만천하를 두루 휘감는 壬(임수)라 하더라도 내면에서부터 끌어오르는 화 기운과 현실을 장악한 토 기운, 좌우를 포위한 목 기운의 위협에 평생 곤궁할 수 밖에 없는 사주입니다. 

 

하지만 이 사주의 가장 위대한 점은, 바로 일지와 시지의 辰(진토)에 있습니다. 

 

일지와 시지를 꽉 틀어쥔 辰(진토)는 얼핏 토 기운으로 보이지만, 토 중에서도 가장 습기가 많은 봄의 토이며, 그 안에 무궁무진한 수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辰(진토)가 하나만 있어도 도움이 될 터인데, 두개가 나란히 붙어 있으니, 능히 일간 壬(임수)를 지킬 수 있고, 

일간은 辰(진토)에 강력하게 뿌리를 박고 하늘과 땅을 에워싼 화 기운을 제압할 수 있으니,

 

이 사주의 주인은 辰(진토)의 이상을 발휘하고, 내면의 타오르는 갈증을 수 기운으로 잠재우며 세상을 살아가야 천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무릇 사람들이 말하는 용신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 사주의 주인이 평생 아끼고 갈고 닦아야 하는 기운을 말합니다.

 

이 사주에서는 수 기운을 제일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는데, 수 기운은 바로 쓰기에는 주변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수 기운을 생(生)하는 금 기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이 사주에는 사주원국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酉(유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酉(유금)은 일간을 적절히 생조해 줄 뿐 아니라, 월지와 연지에 자리하고 있는 巳(사화)와 丑(축토)를 삼합으로 묶어 금 기운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巳(사화)를 포섭하여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으니, 삶에서 酉(유금)을 키워내거나 운에서 오는 酉(유금)의 기운을 잘 살린다면 좋다고 봅니다. 

 

그러하므로 이 사주의 주인은,

금 인성을 취해 평생 학업에 매진하고, 자기 수양을 하고, 어질게 베풀면서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酉(유금)은 한 분야에 지독하게 매진하여 결과를 끄집어 내는 힘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열정을 다해 매진한다면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전하의 삶과 사주적 관련성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대운을 보겠습니다.

 

병오대운(7~16) - 병약했던 어린시기, 탐독, 대군이 되다.

이 시기는 해도 탈이 나고 안해도 탈이 나는 그런 시기입니다. 화 기운이 천지를 장악하고 극성을 부리는 대운이니, 꼼짝없이 어둠속에서 미래를 기약해야 하는 그런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을 내세우지 말고, 공부나 자기 수양을 통해 녹아내리는 인성을 보호해야 하는 하겠습니다. 

 

 

이 시기에 전하께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탐독하고 학문에 심취하였던 것은 대운의 영향력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왕자라는 환경적 조건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인데, 이 시기에 전하께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환경은 우리 민족에게는 큰 은혜라 하겠습니다.

 

같은 사주의 일반인이었다면, 출가하여 승려가 되어도 무방한 시기로 보입니다. 인성을 취할 방도가 없으니 종교로써 인성을 발휘하려 했을 것입니다. 

 

이 시기의 후반부인 16세에 대군에 책봉되게 되는데, 

이는 다음대운의 정미대운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운의 기운이 1~2년정도 일찍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정미대운(17~26) - 왕위에 오르다.

이 시기의 의미는 참 드라마틱합니다. 천간의 丁(정화)는 정임합목이 되어 목 기운으로 바뀝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화 기운이 목 기운으로 바뀐 셈이니, 그 길함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천간에 뜬 목 기운으로 인해 적절히 관성을 컨트럴 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대군에 책봉되고 곧이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왕위에 오르신 1418년은 아주 의미심장한 해입니다. 이 해는 무술년입니다. 무술은 천지를 휘감은 뜨거운 토 기운이 돋보이는 해인데, 무술의 뜨거운 토 기운은 전하의 사주원국에 한판 거대한 승부를 걸어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지면 모든 것을 얻고, 여기에서 이기면 모든 것을 얻는 극단적인 성취가 엇갈리는 해가 됩니다. 

 

전하의 일주 임진의 힘은 "괴강"을 의미하는데, 연운인 무술 역시 "괴강"을 가지고 있으니, 괴강에 괴강의 힘이 더해져 엄청난 에너지가 나옵니다. 

무술은 천지가 편관으로 이루어진 힘입니다. 엄청난 파괴력의 편관은 엄청난 권력의 획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대운인 정미, 연운이 무술과 사주원국의 辰(진토), 丑(축토)가 더해져, 무술년에는 진술축미의 힘이 모두 들어오게 됩니다. 지지의 토기운을 모두 가지게 되는데, 지지의 토는 중앙권력, 세상 모두를 아우르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무술의 드라마틱한 힘에 의해 왕위에 오르시게 되는데, 

 

이는 사주적으로 보자면, 천간의 丁(정화)가 정임합목이 되어 강한 토 기운을 이겨낼 수 있었고,

이전의 좋지 않은 대운을 잘 이겨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무신대운(27~36) - 성군으로써의 입지를 다지다.

이 시기는 초반운을 별로 길하지 않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길해지는 의미가 있습니다. 초반에는 답답한 와중에 일이 풀려가는 의미가 있겠지만, 31~36세부터는 연운과 대운의 흐름이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뤄 순탄하게 자신의 이상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운의 申(신금)은 원국의 巳(사화)와 합을 하여 수 기운을 만들어 냅니다. 금 기운과 수 기운도 좋은데, 巳(사화)를 묶어 수 기운을 뿜어내니, 사주원국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巳(사화)의 부작용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이 시기에 이뤄졌던 찬란한 과학, 문화적인 성취는 모두 申(신금)이 굉장히 좋은 작용을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기유대운(37~46) - 훈민정음을 준비하다.

이 시기는 아주 좋은 대운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천간의 己(기토)는 토이지만 습기를 많이 품고 있어 도움이 되고, 드디어 지지에서 酉(유금)이 들어옵니다. 이 酉(유금)이 특히 길한데, 이 酉(유금)이 사주원국와 조화를 이뤄 사유축 삼합, 금국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게다가 거기에 미치지 않고, 酉(유금)은 辰(진토)와도 진유합을 해서 금 기운을 만들어 내니, 

 

 

이 시기는 사주원국 전체가 모두 금 기운으로 단합하여 통일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에게 중요한 요소인 금 기운으로 사주의 지지가 모두 구성되니, 사유축 삼합의 복덕수기의 기운을 발휘하여 아주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기운이 완벽하게 지지를 장악한 결과로 인해 훈민정음의 창제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경술대운(47~56) - 훈민정음 반포 및 승하

이 시기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아무래도 庚(경금)의 위세가 드세고, 후반부는 戌(술토)의 위세가 드세게 되는데, 이 사주에서는 庚(경금)이 아주 좋은 요소이기 때문에 전반부인 47~51세에 훈민정음의 창제와 반포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훈민정음을 창제한 1443년은 계해년으로 수 기운이 왕성하게 들어와 사주의 안정성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위대한 성취가 가능했다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화 기운을 잔뜩 품은 토인 戌(술토)가 왕성하게 힘을 발휘하는 51~56세는 주의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전하께서 승하하시게 됩니다. 이는 대운의 戌(술토)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전하께서 승하하신 해는 경오년입니다. 

 

 

경오 자체는 큰 문제가 된다고 보기 어렵지만, 대운의 지지의 戌(술토)와 연운의 지지의 午(오화)가 서로 합을 하여 화 기운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대운과 연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화 기운이 좋지 않게 작용하여 결국 승하하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앞으로의 운입니다. 

 

이 시기만 잘 넘기셨더라면 앞으로 30년간 들어오는 신해, 임자, 계축의 좋은 금, 수의 기운으로 말년까지 그 위대함을 떨치실 수 있으셨을 것인데, 화기운의 급습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전하의 삶의 특징에서 사주적 관련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 피가 마르는 소갈증(당뇨)와 피부병

 

평생 고생하신 소갈증은 사주의 월지와 연간에 강하게 자리잡은 화기운을 달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 화기운이 갈증을 일으키고 수기운을 고갈시켜 평생 전하를 고통으로 몰고 간 것으로 보입니다.

 

피부병 역시 사주적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지의 진토의 병존은 피부 트러블을 강하게 암시합니다. 천문학에 대한 관심과 모두를 품으려는 크나큰 이상이 진토에게서 나왔으나 진토 병존의 부정성 또한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2. 왕성한 성욕

 

남자에게 성행위는 수기운을 불러오는 행위입니다. 목화의 기운이 왕성한 사주에서 늘 수기운의 부족에 시달리셨던 만큼 성행위를 통해 수기운을 불러오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특출한 창의력, 문화예술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학문과 불교

 

창의력과 문화예술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은 모두 시간의 갑목에게서 나오는 힘입니다. 갑목이 진토에 뿌리를 잘 내리고 있으니, 무한한 창의력과 문화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나온 것입니다. 

 

평생 학문에 몰두하시고, 불교까지도 너그럽게 용인하신 것은 인성을 쓰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화의 기운을 달래기 위해서는 인성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4. 위대한 성군

 

전하 특유의 인자함, 백성을 아끼는 마음은 모두 인성인 금기운을 잘 쓰려는 것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사주에서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5. 재물을 탐하지 않다. 

 

재물을 탐하는 순간 이 사주는 급격하게 밸런스가 무너져 버립니다. 전하가 평생 청렴하게 나라를 이끌고 사사로운 이익에 눈을 돌리지 않은 것 또한 사주적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명을 잘 알고, 스스로와 나라를 지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전하에게 다시한번 고개를 숙입니다.

 

 

하찮은 재주를 발휘하여 전하의 삶을 사주로 풀어보았습니다. 

 

우리 민족이 쉽고 편하게 문자를 배우고, 널리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전하의 크나큰 은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미혹함이 없이 더욱 정진하여 전하의 은덕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자년 병술월 갑신일 

玄妙,

손에 땅을 짚고 머리를 조아려 삼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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