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의 충 (6) 진술충의 의미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지지의 충 중에서 진술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지의 충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0/09/29 - [사주명리학/십신(十神)과 합충(合沖)] - 지지의 충 (1)

지지의 충 (1)

 

1. 진술충의 의미(방위와 계절)

 

방위와 계절적으로

 

辰(진토)는 늦 봄에 해당하고, 동쪽에서 남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기운을 의미합니다.

 

戌(술토)는 늦 가을에 해당하고, 서쪽에서 북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기운을 의미합니다.

 

늦 봄과, 늦 가을의 충돌,

이미 기울기 시작하는 기운들의 충돌,

정점을 지난간 이후의 충돌,

 

이기 때문에

 

진술충은 그 타격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진술충을 친구 간의 충, 즉 붕충(朋沖)이라고 부릅니다. 

 

 

2. 진술충의 의미(오행 土의 성질)

진술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행 토(土)의 성질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오행 토는 만물의 근본이 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행 토는 음과 양의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양기와 음기의 중재)

또한 각 계절과 다른 계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봄과 여름 사이에 토 기운이, 여름과 가을 사이에 토기운이 끼어들어 두 계절을 중재하고 이어줍니다.

 

물상적으로 보더라도 오행 토(흙)는 만물의 지지 기반이 되는 단단한 땅으로써의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것의 밑바탕이 되며, 만물이 오행 토를 통해 일어선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토와 토의 충돌인 진술충은,

 

실질적으로 강한 충의 효과는 발현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대세에서는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그 안의 요소들끼리 충을 하기 때문에 미묘한 심리변화, 일의 진척에 따른 스텝의 꼬임 정도가 나타난다고 봅니다.

 

오행 토를 잡기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특히 지지의 토인 辰(진토), 戌(술토), 丑(축토), 未(미토) 안에는 다양한 성분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성분들이 녹아있고, 오행 토가 특별한 자기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잡다하고, 복잡한 기운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진술충은 잡기와 잡기의 충돌이기 때문에, 

진술충이 사주에서 선명할 경우, 일의 엉킹과 꼬임이 많고, 쉽사리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을 단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점을 보자면,

다양하고 낯선 상황에 쉽게 적응하고, 많은 이해관계의 조정과 포용력이 잘 발현됩니다.

 

이는 모두 멈추고, 조정하고, 끌어안는 힘이 충으로 인해 극대화된 결과입니다.

 

또한 辰(진토)와 戌(술토)는 모두 현실을 벗어난 이상에 대한 갈망과 열망을 드러내는 글자들입니다. 

 

진술충이 강하게 발현되면, 

이상에 대한 열망과 형이상학적 사고방식, 철학이나 고고한 취향이 잘 발현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점으로는,

현실 세계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하기가 어려우며, 뜬구름 잡는 사고방식으로 주변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될 수 있습니다. 

 

 

3. 진술충의 의미(지장간)

진술충의 지장간을 살펴보면,

 

 

핵심적인 요소인 정기(正氣)의 戊(무토)를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워낙 戊(무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戊(무토)자체가 중심을 잘 장악하는 지지이기 때문에 충의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로 어깨와 발을 걸고 딱 붙어서 싸우는 형국이기 때문에,

싸움의 과정이 요란하지 않고, 결과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미약한 요소인,

을신충, 정계충이 일어나기 때문에 충의 효과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내면적인 갈등,

소소한 스텝의 꼬입,

일의 진척의 방해

 

정도로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으로 비유해 보자면,

 

자오충과 묘유충이 핵무기로 한방에 날려버리는 전쟁,

사해충과 인신충이 한국 전쟁과 같은 생사를 걸고 전 국토에서 벌어지는 전면전,

진술충은 국지전,

 

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진술충은 정기인 戊(무토)가 버티고 있는 와중에,

음간인 丁(정화)와 癸(계수), 乙(을목)과 辛(신금)의 충이 일어납니다.

 

戊(무토)라는 거대한 스케일 안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음간 끼리의 충돌이 빚어지니

 

허세를 부리는 와중에 끊임없이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내면적 움직임이 고민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진술충의 의미(지지의 삼합)

지지의 삼합의 관점에서 보면,

辰(진토)와 戌(술토)는 모두 고지(庫地)에 해당하는 지지입니다.

 

신자진 삼합의 고지 = 辰(진토)

인오술 삼합의 고지 = 戌(술토)

 

지지의 삼합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진술충은 고지와 고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충돌입니다.

 

지지의 고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데,

 

기본적으로 고지는 계절의 기운을 닫고, 삼합의 기운을 갈무리하고, 삼합의 기운을 저장하여 보관하는 기운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신자진을 예로 들어보면,

辰(진토)는 申(신금)에서 발현되어 子(자수)에서 왕성하게 활약한 수 기운을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 기운을 창고에 담는 기운,

혹은 수 기운을 잡아끌어 감추는 기운이 바로 辰(진토)의 기운입니다. 

 

반면, 인오술의 경우

戌(술토)는 寅(인목)에서 발현되어 午(오화)에서 왕성하게 활약한 화 기운을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화 기운을 창고에 담는 기운,

혹은 화 기운을 잡아끌어 감추는 기운이 바로 戌(술토)의 기운입니다. 

 

고로 진술충은,

수 기운의 창고와 화 기운의 창고의 격돌이기 때문에,

 

두 가지 생각이 가능합니다. 

 

첫째, 창고라는 것은 말 그대로 수 기운과 화 기운을 저장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에워싸는 의미가 있고, 방어하고 수비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창고와 창고가 부딪치더라도 그리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충의 효과가 잘 발현되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창고와 창고가 부딪치니 창고 문이 열려서 안의 내용물이 강하게 기운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개고(開庫)"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장간 안의 요소들의 충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강한 기운이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주 원국에서 진술충의 지장간 안의 요소들<丁(정화), 癸(계수), 乙(을목), 辛(신금)>중 하나가 아주 미약한 경우, 진술충이 일어나게 되면 그로 인한 타격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주 원국에 수 기운이 辰(진토)안의 癸(계수)만 유일하게 존재하는데, 진술충이 일어나게 되면 癸(계수)가 심하게 손상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진술충에 의해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戊(무토)가 강하게 성벽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진술충의 의미 정리

가. 저무는 자들의 충돌 = 충의 효과가 미미함

나. 오행 토의 성질 = 충의 효과는 미미한 가운데 내면의 지체, 고고한 취향

다. 지장간의 특성 = 소소한 갈등의 양상, 허세의 와중에 실리를 다투는 것

라. 고지와 고지의 충돌 = 강한 방어태세로 인한 효과 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