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의 충 (3) 사해충의 의미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지지의 충 중에서 사해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해충의 의미(방위와 계절)

자오충은 극단과 극단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해충은 극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화는 아직 정점으로 올라가기 전의 양기이고,

해수 역시 아직 바닥으로 내려가기 전의 음기입니다.

 

자수가 12월 동지의 기운이라면, 해수는 11월의 기운이고

오화가 6월 하지의 기운이라면, 사화는 5월의 기운입니다.

 

사해충은 정점이 되기에는 하나가 부족한 기운끼리의 충돌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사해충은 더욱 복잡하고 미묘한 욕망의 충돌을 빚어냅니다.

 

왕이 되지 못한 2인자까리의 충돌이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고 집요하고 강한 힘이 사주원국 전체를 흔들어 댑니다.

 

 

2. 사해충의 의미 (물질과 비물질)

사해충은 수와 화의 대립을 의미합니다. 토는 만물을 품에 안는 오행, 기초가 되는 오행이기 때문에 토를 제외하고 살펴보면,

 

오행 목과 오행 금은 실질적인 형체로써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행 화와 수는 실질적인 형체로써의 의미보다는 정신적인 의미가 더 큽니다.

 

오행 목과 금이 물질,

오행 화와 수가 비물질

 

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오행을 물상적으로 나무, 쇠, 물, 불 이렇게 분류하여 살펴보면 손에 잡히는 것과 잡히지 않는 것이 쉽게 구분됩니다. 나무와 쇠는 손에 잡히기 실질적인 형체로써의 의미가 강하고, 물과 불은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물상적인 접근법은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아주 유용하지만, 결국 그 물상론에서 벗어났을 때 더욱 유연하고 깊은 통찰력이 생깁니다.

 

지지에서의 목과 금이 현실의 실제적인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고, 화와 수가 정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운의 오르내림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화와 수는 극단의 기운이고, 목과 금은 내려가는 기운, 혹은 올라가는 기운입니다. 음의 극단인 수 기운은 너무 깊어서 그 형체를 짐작하기 어렵고, 양의 극단인 화 기운은 너무 높아서 그 형체를 사로잡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목과 금은 중간적인 입장의 기운으로 올라가는 과정의 기운, 혹은 내려가는 과정의 기운을 말합니다. 그래서 목과 금은 실질적으로 포착되기 쉽고, 우리 몸과 삶에서 현실적으로 작용을 합니다.

 

의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신체 기관의 중 물질적인 부분(몸, 근육, 뼈 등)은 목과 금이 담당을 하고, 비물질적인 부분(호르몬과 혈관 순환 계통)은 화와 수가 담당을 하는데, 이는 어쩌면 물질과 비물질의 신체적 발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오충과 마찬가지로 사해충도 수와 화의 극단적인 대립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해충이 사주원국에 드러나 있거나 운에서 사해충이 강하게 형성된다면, 정신적인 차원에서의 변화와 변동, 굴곡이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오충이 극단의 비물질적인 힘 사이의 충돌을 의미하기 때문에 산뜻하고 강한 정신력의 발동을 의미합니다. 사해충 역시 비물질의 충돌이지만, 그 에너지가 완성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자오충과 다르게 더욱 복잡한 양상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자오충이 새롭게 시작하는 힘, 국면을 전환하는 힘이 강하다면,

 

사해충은 정신적인 번민과 변화와 굴곡을 암시합니다.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강한 예술성, 문학성, 섬세한 감수성이 사해충에서 나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힘의 총체가 바로 사해충을 의미하기 때문에 진한 예술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정서적 비일관성, 혹은 정신병리적 문제(해리, 정신분열)가 사해충에서 나옵니다. 작은 일에 깊은 분노를 느끼다가도, 지나가는 나비의 날개짓에 웃음을 짓는 것이 사해충의 특징입니다.

 

사해충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파도를 빚어냅니다.

 

 

3. 사해충의 의미 (지장간)

지장간을 살펴보면, 사해충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해충의 지장간을 살펴보면,

壬(임수)와 丙(병화)가 충돌합니다. 그리고, 庚(경금)과 甲(갑목) 또한 대립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화 기운과 수 기운의 대립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어다보면, 목 기운과 금 기운도 강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충돌의 양상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대립하고 있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모두 양간입니다. (경금, 갑목, 병화, 임수) 양간까리의 대립이 지장간 안에서 발현되고 있기 때문에 충으로 인해 엄청 강력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사해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요소는 바로 戊(무토)입니다.

 

巳(사화)와 亥(해수)는 모두 戊(무토)를 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戊(무토)는 양토이며, 물상적으로는 아주 아주 넓은 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모든 오행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戊(무토)입니다.

 

巳(사화)와 亥(해수)는 수 기운과 화 기운을 품고 있으면서도 戊(무토)를 그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완고하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영토를 지키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子(자수)와 午(오화)의 충돌이 강하면서도 뒤끝이 없고 깔끔한 이유는 바로, 子(자수)와 午(오화)는 그 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토기운을 전제하지 않고 떠다니는 수기운과 화기운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떠돌아다니는 방랑객 혹은 집시이기 때문에 강하게 충돌한다고 하더라도, 화끈하게 싸우고 승부를 인정해 버립니다.

 

하지만 巳(사화)와 亥(해수)는 그 근본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지지 기반인 戊(무토)를 깔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충돌이 단순하지 않은 것입니다.

 

亥(해수)가 밀리는 것 같으면 戊(무토)가 개입하여, “끝까지 버틸 수 있다. 지지 마라.”고 응원합니다.

 

역시

巳(사화)가 밀리는 것 같으면 역시 戊(무토)가 개입하여, “끝까지 버틸 수 있다. 지지 마라.”고 응원합니다.

 

巳(사화)와 亥(해수) 모두 자신을 지지해주는 지지 기반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고 싶어도 질 수 없고, 이기고 싶어도 이길 수 없는 아주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어 버립니다.

 

사해충이 아주 복잡, 미묘하고 그로테스크하고 아름답고도 슬픈 충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사주에 사해충을 가진 사람들이 쿨하지 못한 이유, 자신의 감정을 자신이 잘 모르는 이유, 끊임없는 정신적 갈등에 시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사해충의 의미 (지지의 삼합)

지지의 삼합의 관점에서 보면,

巳(사화)와 亥(해수)는 모두 생지(生地)에 해당하는 지지입니다.

 

유축 삼합의 생지 = 巳(사화),

묘미 삼합의 생지 = 亥(해수)

 

지지의 삼합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사해충은 생지와 생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충돌입니다. 생지는 오행을 일으키는 기운이고, 또한 역마의 기운이기 때문에 생지와 생지 사이의 강한 충돌을 의미하는 사해충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이동의 기운을 발생시킵니다.

 

그런데 그 이동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말 두 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는 형국이기 때문에 뛰려고 하면 할수록 뛸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역마와 역마의 충돌입니다.

 

그래서 말이 서로 꼬리를 묶고 이리저리 날뛰는 형국이 사해충의 물상적 표현이 됩니다.

 

뛰고 싶은데 뛸 수 없고, 말이 이리저리 날뛰기만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이동을 할 수 없고, 머릿속만 복잡해 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사해충은 역마의 기운끼리의 충돌을 의미하고, 또한 정신적인 의미가 강하니,

 

긍정적으로 보자면,

정신적인 측면에서 에너지가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발상이 쉴 새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분주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머릿 속에서 건물을 지었다가 부수고, 왕국을 건설하고, 세계를 누비는 등 정신적인 활발함과 신선함이 샘솟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역마의 기운이 엉키는 것이니, 실제로 표현을 하지는 못하고 계속 정신적으로만 궁리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생각과 감정의 방향이 서울과 부산을 하루에도 몇차례씩 오가지만, 실제로는 생각과 감정의 정리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이 일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정적 갈팡질팡을 매일 겪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서로 뒤엉켜 복잡하게 질주하니 그만큼 기복이 심한 것입니다.

 

 

5. 사해충의 의미 정리

가. 극단을 이루기 이전의 힘끼리의 충돌 = 치열하고 집요한 충돌
나. 오행 화와 수의 특성 = 정신적인 번민과 굴곡
다. 지장간의 특성 = 물러설 수 없는 충돌, 복잡하고 미묘한 충돌, 이겼지만 이기지 못하고, 졌지만 질 수 없는 끈적한 충돌
라. 생지와 생지의 충돌 = 정신적 측면에서 강한 역마의 엉킴이 발동, 정신적인 부지런함 혹은 번민

 

다음시간에는 칼과 칼의 충돌, 묘유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민함의 실제적 발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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