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합(六合)이란? (2)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지지의 합의 종류인 육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육합에 대해서는 총 2시간에 걸쳐 정리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아래의 차례에서 파란색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차례>

 

1. 들어가며

2. 육합(六合)

3. 육합의 이론적 근거

4. 육합의 적용(사주원국에서의 육합)

5. 육합의 적용(운에서의 육합)

6. 육합의 방해

7. 육합의 인문학적 의미

8. 나가며

 

 

4. 육합의 적용(사주원국에서의 육합)

사주원국에서의 육합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에만 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전에 보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육합의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먼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의 육합만 제대로 된 육합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사주와 실제 삶을 비교해 보고, 육합의 영향력이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을 경우 한칸 건너의 경우까지 인정하는 쪽으로 사주 간명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한칸 건너의 육합은 일지와 연지, 월지와 시지의 육합을 말합니다.

 

寅(인목)과 亥(해수)의 인해합을 통해 구체적인 육합의 예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지에 寅(인목)과 월지에 亥(해수)가 있는 사주입니다.

 

寅(인목)과 亥(해수)가 바로 옆에 붙어 있으니 육합(인해합)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木기운이 형성되게 됩니다.

 

 

寅(인목)은 원래 오행이 木이기 때문에, 따로 바뀌지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亥(해수)는  오행이 水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질을 버리고 木으로 변해버린다고 해석합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亥(해수)가 寅(인목)이 되는 것이 아니라 亥(해수)가 木으로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寅(인목)은 양목이지만, 목은 음목과 양목을 통틀어서의 목인데, 합의 생성되는 목은 음양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그냥 오행 木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구체성을 가지지 않은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木기운이라고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기서 많이 하시는 질문은

 

"합으로 인해 합화가 이루어지면, 기존의 지지는 어떻게 되느냐?"

 

입니다.

 

"亥(해수)가 완전히 사라지느냐, 또한 亥(해수)와 관련된 십신(육친,십성,신살 등)은 어떻게 되느냐?"

 

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인해합이 이뤄지면, 亥(해수)는 잠깐 뒤로 물러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잠깐 뒤로 물러나 있으니, 오행의 힘이 사라지고 당연히 십신이나 육친, 신살의 효력이 사라집니다. 

 

 

亥(해수)는 대운이나 연운의 기운에 의해 인목과의 결합이 풀리기 전까지 오행 木의 옷을 입고 살아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직 충(沖)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지만,

충(沖)이 발생하게 되면 육합이 풀리기 때문에, 대운이나 연운에서 오는 기운으로 인해 寅(인목)과 亥(해수) 중 하나가 충을 맞으면 그때 비로소 亥(해수)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사랑에 빠져 자신을 잃고 살았던 亥(해수)가 충격에 의해 비로소 정신을 차리는 것입니다.

 

 

육합은 일대일의 끈적하고도 강렬한 결합이기 때문에, 해수가 목으로 바뀌는 것은 사랑에 빠진 남녀로 비유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강렬한 사랑은 자기 자신을 바꾸기에 충분한 힘입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거리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천간합을 따질 때 거리의 문제가 상당히 논란거리이고 민감하게 다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육합의 경우는 거리에 대해 더욱 민감합니다. 

 

일반적으로 육합을 거리가 떨어져 있으면, 합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전을 살펴보면 육합의 거리 문제에 대한 정답이 없고, 떨어져 있어도 인간의 삶에 맞게 적당하게 육합을 적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주를 실제로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유연성입니다. 

 

정답은 내 사주적 지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실제 삶에 있습니다.

 

때문에 거리가 한 칸정도 떨어져 있다면, 육합의 가능성을 어느정도 염두해 두고 사주를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수학적 계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거리가 떨어져 있다면 몇 퍼센트 정도 합이 이뤄지냐고 따질 수 있는데, 

 

붙어 있다면 = 합이 된다.

한 칸 떨어져 있다면, = 어떻게 되는 지켜보자. 

두 칸 떨어져 있다면, = 합이 되기 어렵다.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사주원국을 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육합의 적용(운에서의 육합)

사주 원국에서의 육합보다 실제 사주를 볼 때, 더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운에서의 육합입니다. 이를 명확하게 알고 자기 것으로 만들수 있어야 대운과 연운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주를 본다는 것은 운의 흐름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을 보는 기본입니다. 운을 보는 것은 따로 다루어도 좋을 만큼 중요한데, 여기에서 잠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만세력앱이나 인터넷 만세력을 보면, 대운이나 연운(세운)의 흐름이 위와 같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마치 운이 왼쪽이나 오른쪽, 혹은 아래에서 사주원국에 효과를 미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쓰는 프로그램은 운을 클릭하면, 

왼쪽에 운이 표시됩니다.

 

그러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운이라는 것이

 

"시주 쪽에 붙어서 영향을 미친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만세력에서는 아래쪽에 운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그러면, 이 운으로 오는 요소는 어디에 어떻게 효과를 미치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사주책에도 이 운이라는 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도식화해서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아주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운은 마치 책상이나 식탁, 화투의 밑판과 같이 바닥에 깔려서 사주원국 전체 8글자에 골고룰 영향을 끼칩니다.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이렇게 사주원국 전체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게 되고, 

 

 

운이 바뀌는 것은,

 

나를 둘러싼 전체적인 환경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1. 어항의 물이 바뀌는 것 (찬물에서 더운물로의 변화)

2. 달리는 자동차의 입장에서 도로가 바뀌는 것(고속도로에서 산악길로)

 

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운에서의 육합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인해합, 寅(인목)과 亥(해수)와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寅(인목)이 사주원국에 있고, 운에서 亥(해수)가 온다는 가정입니다.

 

 

寅(인목)이 사주원국에 있고, 운에서 亥(해수)가 온다는 것은 사주원국 전체의 亥(해수)의 판이 깔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亥(해수)가 왔으니 당연히 寅(인목)입장에서는 너무 반갑겠죠. 亥(해수)도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사주원국에서는 합을 따질 때, 거리의 문제가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사주원국와 운과의 육합은 거리의 문제가 전혀 관계없습니다. 

 

왜냐하면, 寅(인목)의 온 사방에 亥(해수)가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운에서 기운이 오면 어떠한 장애도 없이 바로 내 옆에 상대방이 위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합이 이뤄집니다.

 

 

寅(인목)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亥(해수)가 되는 것이므로, 사랑을 나누기에 최적의 조건이 됩니다. 

 

 

亥(해수)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寅(인목)을 완전히 감쌀 수 있으니, 바로 합이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합화가 일어납니다. 寅(인목)과 亥(해수)가 만났으니 인해합목으로 인해 木 기운이 생성되어 버립니다. 그 말인 즉슨, 대운에서 오는 亥(해수)가 완전히 木으로 변해버린다는 말이 됩니다. 

 

사주원국의 다른 요소인 酉(유금), 卯(묘목) 입장에서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木으로 변한 亥(해수)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6. 육합의 방해

아직 충(沖)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육합의 방해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육합은 충(沖)에 의해 방해를 받습니다. 

 

먼저 사주원국 안에서의 육합의 방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마찬가지 寅(인목)과 亥(해수)의 육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일지와 월지에 인해합이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亥(해수) 옆을 잘 보면, 巳(사화)가 위치해 있습니다. 巳(사화)는 亥(해수)와 충을 하는 관계입니다. 

 

 

亥(해수) 입장에서는 寅(인목)과 합을 하면서도 巳(사화)와 충을 하는 이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사주원국 안에서 합과 충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는 여러가지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1. 먼저 기본적으로 육합이 방해된다고 봅니다. 충에 의해 제대로 합이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육합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충도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2. 亥(해수)를 둘러싸고 합과 충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합과 충이 번갈아 나타난다고 봅니다.

 

1, 2를 종합해 보면,

결국 합과 충이 동시에 형성이 될 경우,

사주원국 자체가 변화의 힘이 커지며, 합도 충도 제대로 될 수 없는 어지러운 상황이 전개된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운에서의 육합의 방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주원국에 寅(인목)이 있고, 운에서 亥(해수)가 옵니다.

 

 

운에서는 거리와 상관없이 바로 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인해합목이 이뤄져, 대운이 목으로 바뀔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사주원국안에는 寅(인목)만 있는 것이 아니라 巳(사화)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주원국 안의 巳(사화)는 운에서 오는 亥(해수)와 충을 하여, 인해합을 방해합니다. 

 

 

巳(사화)와 亥(해수)의 충으로 인해, 인해합이 방해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亥(해수)는 목으로 변하지 않고, 그냥 亥(해수) 그 자체로 남아 있습니다.

 

巳(사화)가 사주원국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운이 木으로 변하냐, 변하지 않느냐를 가늠하기 때문에 사주원국과 대운 사이의 충을 고려해서 육합의 성립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7. 육합의 인문학적 의미

육합은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지가 서로 같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질적인 부분과 공통적인 부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연인의 결합과도 같습니다. 

 

또한 1:1의 단순한 결합이기 때문에 육합을 

남녀간의 뜨거운 사랑, 육체적인 의미의 결합으로 보는 이론도 있습니다. 

 

속궁합을 따질 때도 두 남녀 사이의 사주에 육합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도 합니다. 

(월지끼리 육합이 성립되면, 속궁합이 좋다고 하는데 월지는 잠재적인 본능을 총괄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전혀 틀린말이라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이렇게 육합을 성적인 결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의미를 좀더 확장해 보면

 

육합은,

 

편안한 친구와의 산책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나누는 다정한 대화

카페나 침실 등 사적인 공간에서 나누는 속삭임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성적인 행위

 

정도로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겠습니다. 

 

8. 나가며

두 시간에 걸쳐 육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주원국 안에서 육합이 어떻게 형성되나를 따지는 것은 사주원국의 방향성과 힘의 강약을 따질 때 유용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운에서의 육합입니다.

 

운에서의 육합은 충이 존재하지 않는 한 무조건 합화를 이루기 때문에 대운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육합에 의한 대운의 오행 변화를 잘 판단하여야 사주를 좀더 정확하게 살필 수 있겠습니다.

 

만세력을 펼쳐놓고, 대운에서 육합의 작용을 여러번 연습해 보신다면, 어렵지 않게 본인의 지난 삶의 깊은 의미를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대운의 방향도 예측할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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