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합(合) 기초(3)
- 사주명리학/십신(十神)과 합충(合沖)
- 2020. 2. 16.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천간 합(合) 기초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천간합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고, 합과 합화의 차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몇 개의 사주 명식을 예로 들어,
1. 약한 합과 강한 합
2. 일간 합
3. 합화가 이루어지는 구체적 상황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약한 합과 강한 합
합은 약한 함과 강한 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위치가 가까우면 강한 합이 될 것이고, 위치가 멀면 약한 합이 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연주와 시주는 왼쪽 끝과 오른쪽 끝으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나중에 근묘화실론에 대해 다룰 때 자세히 언급하겠집만 사주 원국을 해석할 때 거리 관계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거리가 멀면 영향력이 적고, 거리가 가까우면 영향력이 크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시주와 연주는 거리가 가장 멀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영향력이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합의 작용이 아주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약하다는 개념이 너무 모호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렇게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실제 사주 통변을 할 때, 이런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경금에 의해 갑목이 위협을 당하고 있는데, 기토의 영향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 "미미하지만 갑기합의 영향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 "아주 약하게나마 갑기합이 되어 다행이다."
갑목과 기토의 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때, 아주 약한 합의 경우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작용이 아주 약하다."는 등의 수치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표현을 많이 접하실 텐데, 그럴때마다 애매한 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모호하게 설명하면 어쩌라는 건가 하는 생각을 저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사주명식을 통변한다는 것은 한편의 시를 해석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주명식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상징체계이기 때문에 그 상징체계를 해석하는 방식이 수천가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시가 수천가지 방식으로 읽혀질 수 있는 것처럼요.
마찬가지, 그 상징체계를 해석하는 법을 배울때에도 우리는 전체적인 방향성과 뉘앙스만을 배울 수 있을 뿐이지,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를 배울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가 등장하는 순간 이것은 이미 상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자랑스럽게 사주이론에 대해 정확한 수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계해야 합니다. 시를 조각하고 분석하여 외우라고 강요하는 과거 7,80년대 고등학교 국어수업의 결과가 어땠습니까? 오히려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시를 멀리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영향력이 약하다. 는 조금은 추상적일 수 있는 표현 앞에서 담대해져야 합니다. 사주통변이라는 것이 어차피 모호함의 바다를 헤엄치는 고된 작업입니다.
그 모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서 길을 나설때, 자신만의 언어로 사주를 통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재미있는 예시가 나왔습니다. 거리는 아까보다 가까운 편입니다. 하지만, 합을 하는 대상 근처에 두 대상 중 한 대상을 극하는 간지가 있습니다.
거리는 가까운 편이지만 庚(경금)의 존재로 인해 합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굳이 庚(경금)이 갑목과 기토 사이에 끼어있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봅니다.
예시 3번째입니다.
마찬가지 거리는 한칸 건너이기 때문에 가까운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간 4글자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의 순서로 생해주고 있습니다. 사주에서 생하는 관계는 아주 자연스러운 연결이기 때문에 그 흐름이 우선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거리는 가까운 편이지만 합의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디어 합이 되었습니다.
갑목과 기토가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근처에 방해하는 요소가 없습니다. 갑목을 극하는 간지도 없고, 서로를 생하며 연결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지난 시간에 설명하였듯이 이런 상황이 되면, 갑목은 왕성하게 토기운을 뿜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통해, 천간 합이란 것이
1. 완벽하게 합이 된다, 안된다 구분하기가 어렵다.
2. 합이 되기가 쉽지가 않다.
는 사실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여기에 한 술 더떠 일간 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일간 합(合)
현대 명리학에서는 일간을 사주의 중심, 주체로 보고 사주를 해석하기 때문에 합에 대해서도 일간만큼은 예외로 둡니다.
일간은 나머지 7글자의 주인이 되는 자리이고, 신체로 보면 머리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끝까지 지향해야 할 가치관, 내 사명,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바로 일간이 되는데, 합에 의해 일간이 혼탁해지거나 묶이거나 변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사주가 되어버리겠죠.
그렇기 때문에 일간은 어떤 경우에도 합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합화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물론 아주 특수한 경우에 일간의 합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갑목과 기토가 바로 옆에 붙어서 합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건이 되었는데도 갑목이 일간이기 때문에 합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석을 합니다.
재밌는 것이 일간이 왼쪽에서 두번째 칸이기 때문에 바로 옆에 붙어서 합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연간과 월간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간을 제외하니 경우의 수가 확 줄어드는 것입니다.
3. 합화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상황
지난 시간에 합이 이루어지고 나서 주변 상황이 아주 독특할 때, 합화가 일어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합화의 구체적인 상황을 들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합 = 두개의 천간이 더해져서 본인의 기운을 유지한 채 새로운 기운을 뿜어낸다.
합화 = 두개의 천간이 더해져서 아예 새로운 기운으로 바꾼다.
가 되겠습니다.
합화가 훨씬 더 극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주 쉬운 예입니다. 주변의 모든 오행이 합화의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합화합니다. 운이 좋게 갑목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다른 천간이었더라면, 이 천간은 고립된 상황으로 보기 때문에 도리어 "고립"-일종의 왕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갑기합토에 의해 토로 합화되기 때문에 고립에 따른 피해가 없고, 토의 우직함 하나만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주가 된다고 통변할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 합화의 예시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요. 바로 生의 개념까지 도입한 예시입니다. 화는 토를 생하기 때문에 갑목의 입장에서도 토로 화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득이라는 관점에서 합화가 일어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첫번째는 전체가 같은 오행일때, 합화가 일어나는 상황이었고,
두번째는 주변이 같은 오행이고, 생하는 오행이 있을 경우 합화가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4. 나가며
오늘은 합이 되는 상황과 일간의 합, 그리고 합화가 일어나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운에서의 합과, 쟁합의 개념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