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자평 1. 論논 干支 간지 字義자의 (1)

群書攷異曰,

고전에 의하면

 

甲者坼也, 言萬物剖符甲而出也.

甲은 탁(열다)이라 한다. 만물의 껍질이 터지면서 甲이 터져 나온다는 말이다.

 

易曰, 百果草木皆甲坼.

주역에서는 甲을 일컬어 백과초목을 모두를 열어젖히는 힘이라 하였다.

 

乙, 言萬物初生, 曲孽而未伸也.

乙은 만물이 처음 태어나는 것이다. 아직 넓게 펴지지는 않았지만 만물이 뚜렷하게 나타난 상태이다.

 

丙, 言萬物炳然著見.

丙은 만물이 빛을 비추듯 밝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丁, 言萬物壯實支形, 故邦國圖籍曰成丁.

丁은 나무에 가지가 무성해지듯 만물이 장성해지는 것을 말한다. 고전에 의하면 장정이 되는 것이라 하였다.

 

戊, 茂也, 言物之茂盛, 故漢志曰, 孽戊於戌是也.

戊는 무성함이다. 만물이 무성한 것을 말한다. 

 

己, 紀也, 言物有形可紀識也.

己는 근본이다. 형상이 이루어진 물건이 제자리에 놓인 것을 말한다.

 

庚堅强貌, 言物收歛而有實也.

庚은 강한 모양이다. 기운이 수렴되어 열매가 되는 기운이기도 하다.

 

辛, 言萬物方盛而見制, 故辛痛也.

辛은 만물이 왕성하게 된 후 제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辛을 고통이라 한다.

 

壬妊也, 陰陽之交, 言物懷妊至子而萌也.

壬은 임신이다. 음양이 교류하는 것이다. 물질이 회임하여 번식하는 것을 말한다.

 

癸者, 冬時土旣平, 萬物可揆度也.

癸는 겨울에 모든 것이 정돈된 것을 말한다. 만물이 때를 기다리는 고요한 상태를 말한다.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의 연해자평은 천간의 글자 뜻에 대한 내용입니다. 원래 연해자평 원문에서는 천간과 지지의 글자 뜻에 대한 부분이 같이 나오지만 분량이 너무 길어 둘로 쪼갰습니다. 

 

오늘은 천간 부분, 다음 시간에는 지지 부분을 하겠습니다.

 

천간 10 글자의 유래와 의미가 담겨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천간에 10개의 기운이 있는데, "甲은 왜 甲이냐? 왜 甲이라는 한자를 쓰냐?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이냐?"에 대한 해답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재밌는 것이 연해자평에서도 여러 고전들은 인용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주역을 가져오기도 하고, 군서고이, 방국도적이라는 고전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군서고이(群書攷異)에는 천간을 동물에 비유한 대목도 등장합니다. 甲은 여우, 乙은 담비, 丙은 사슴, 丁은 노루, 戊는 표범, 己는 원숭이, 庚은 까마귀, 辛은 꿩, 壬은 제비, 癸는 독사입니다.-

 

명리학을 공부하시는 분들 중에는 갑목이 왜 갑목이냐? 어떤 글자에서 비롯되었냐? 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글자의 의미와 천간의 의미를 억지로 짜맞추는 분들이 계십니다. 

 

예를 들면, "壬는 애밸 임(姙)에서 나온 글자이다. 모든 생물이 壬의 기운을 받아 잉태된다." 는 식의 설명입니다. 壬이 포용력의 상징이고, 壬의 오행이 水라는 점 때문에 일견 들어맞아 보이는 것도 같지만 몇몇 글자 이외에는 말도 되지 않는 설명이 많습니다. 10글자중에 3~4글자 빼고는 설명이 어색하고,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듭니다. 연해자평을 바탕으로 살을 붙여서 설명을 하시는 것인데, 그 취지는 이해를 합니다만 고전은 고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위의 원문 해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해자평에서도 여러 책의 내용을 불분명하게 끌어오고 있고, 정확하게 천간의 의미를 설명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천간 10개의 글자는 일종의 기호인데, 모든 기호의 발생과정은 명확하게 밝히기기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사람들은 안부인사를 언제부터 "안녕"이라고 했냐? 라고 물었을 때, 3298년 전에 대구에 살던 부족장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알파벳을 누가 몇년도에 만들었냐? 라고 물었을 때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이치입니다. 

 

천간 10글자의 유래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글자에서 유래되었는지, 그 글자의 의미와 천간의 의미는 어떤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지 문헌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주역이 다르고, 명리학이 다릅니다. 그것을 밝힐 수도 없고, 밝힌다고 한들 의미가 없습니다. 甲이 갑옷과 어떤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지 밝혀봐야 명리학의 미래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천간 10글자가 의미하는 의미요소들에 대한 이해는 필요합니다. 그것의 이해가 사주 공부의 시작입니다. 혹은 끝입니다. <<자세한 이해를 원하시면 천간 카테고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천간 10 글자의 유래와 한자와 의미와의 연관성을 살피는 작업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아, 물론 본인의 지식을 자랑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또한 본인이 마치 신통한 도사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꾸 그런 지엽적이고 사소한 것에 집착하다 보면, 자꾸 고전을 있는 그대로 맹신하다보면, 학자가 될 수 없습니다. 교과서를 잘 암기하는 앵무새 같은 학생은 좋은 학생이 될 수는 있겠지만, 좋은 선생이 되기는 어려운 이치입니다. 

 

고전을 뛰어넘어 나만의 통찰과 이론을 만들어내냐 아니냐의 차이로 학자가 되고 앵무새가 됩니다. 우리는 고전을 뛰어넘으려는 학자를 일컬어 명리학자, 혹은 철학자라고 부릅니다.

 

또한 우리는 겉멋에 들어 고전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사람을 일컬어 사주쟁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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