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驛馬煞)

안녕하세요.

 

"안녕, 사주명리"의 현묘입니다.

 

오늘은 신살(神殺) 중에서 역마살(驛馬煞)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역마살(驛馬煞)

단어의 기본의미 : 변화와 변동을 향한 강한 힘

 

적용 : 인신사해(寅申巳亥) 중 한 글자가 지지에 있고, 그 글자의 이전 계절을 의미하는 지지(삼합)가 추가로 있을 경우 역마살에 해당

 

 

역마살은 인신사해(寅申巳亥)의 기운입니다. 즉 지지에만 해당하는 신살로서, 천간은 고려하지 않고 지지만 고려합니다. 

 

역마살은 일단 인신사해(寅申巳亥) 중 한 글자가 지지에 있어야 합니다. 그 후 해당 글자의 이전 계절을 의미하는 지지(삼합)가 추가로 지지에 있을 경우 역마살이 성립합니다.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지에 寅(인목)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寅(인목)은 계절로는 봄에 해당합니다. 봄의 이전 계절은 겨울입니다. 역마살은 삼합에서 비롯한 신살이므로, 삼합의 방식에 의해 신자진(申子辰)이 겨울을 의미하는 지지입니다. 따라서 寅(인목)이 있고, 겨울을 의미하는 신자진(申子辰) 중 한 글자가 추가로 있을 경우 寅(인목)이 역마살에 해당합니다. 

 

만약 신자진(申子辰) 중 한 글자가 사주 원국에 있고, 寅(인목)이 두 개 있으면 역마살이 2개 있는 사주가 되겠습니다.

 

 


역마살(驛馬煞)은 3대 살 중 하나입니다.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 중 하나로 대중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살이 바로 역마살입니다.

 

사주 명리를 넘어서서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았고, 여러 문학 작품이나 TV에서 등장인물의 성향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된 것이 바로 역마살입니다. 

 

역마가 가진 힘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활동성입니다. 

사주 원국에 역마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활동성이 뛰어납니다. 기본적인 운동성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동에 대한 열망, 여행에 대한 유혹, 솟구치는 기운이 바로 역마의 핵심입니다.

역마의 기운이 없는 사람은 60평생을 살아도 한 동네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사를 가도 옆동네, 뒷동네입니다. 여행을 가도 마음이 불안합니다. 집안에 가스불이 켜져 있지는 않은지, 도둑이 들지는 않았는지 걱정합니다. 여행지에서도 낯선 장소에서 오는 낯선 기운 때문에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서야 비로소 안정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역마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한달이상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병이 듭니다. 여행을 가면, 출발하면서부터 이미 스트레스가 사라져 버립니다. 여행지에서도 신기하고 낯선 문물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바로 역마의 전형입니다.

 

둘째, 변동과 변화를 향한 열망입니다.

기본적으로 첫째와 같은 맥락입니다. 사주 원국에 역마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변동과 변화를 향한 열망이 강합니다. 안정과 보수 보다는 변화와 변동을 추구합니다. 늘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고 하고, 다양한 경험을 열망합니다.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솟구치는 힘을 이용하는 방식이기에 늘 기존의 질서를 벗어나고, 파괴하고 흔들어 놓습니다. -역마는 솟구치는 힘을 이용하고, 도화는 정상에서 주목받는 힘을 이용합니다. 화개는 정리하고 저장하고 정돈하는 힘을 이용합니다.-

 

 

 

 

  

때문에 전통적으로 역마는 살()로 불렸습니다. 정착, 농경사회가 기반인 동아시아에서 변화와 변동, 이주와 개척은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땅을 벗어나는 순간 삶의 기반이 사라집니다. 내 땅을 확보하고, 내 땅을 지키고, 내 땅을 일구고, 마을 사람들과 일년 내내 협동하는 것이 농경사회의 생존전략입니다. 땅을 버리고 여행을 다니는 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객사(客死)라는 단어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역마는 살이 아니라 권장되어야 할 기운입니다. 오히려 집안에만 있거나 동네에만 머무는 젊은이들이 바보 취급을 당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어떻게 해서든 돈을 끌어모아 어학연수를 가고, 유학을 가야만 성공하는 세상에서 역마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귀한 기운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대운-10년 단위로 바뀌는 운의 흐름-에서 들어오는 역마는 좀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20세 이전의 역마와, 60세 이후의 역마는 좋은 기운으로 보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 역마 대운이 들어오면 불안정한 기운으로 성장과정에서 문제를 겪거나 학업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60세 이후의 역마는 주거 불안정을 상징합니다. 아무래도 유연성이 떨어지는 나이에 극심한 변화와 변동은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되는 이치입니다. 

 

연주의 역마는 너무 약한 기운의 역마이기 때문에 역마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마는 일주의 역마가 가장 강한 기운을 드러냅니다. 월주 시주의 순으로 영향력이 줄어듭니다.

 

연주를 포함해서 역마가 2개 이상 있는 경우 역마의 그 운동성이 배가 됩니다. 1+1은 2가 아니가 3, 4 이상으로 강해지는 것입니다. 사주원국 안에 두 개 이상의 역마가 있으면 평생 삶이 산만하고 분주하고, 노력에 비해서 받는 평가가 박하다고 봅니다. 그만큼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원국에 역마가 2개 이상 있는데 대운이나 세운에 역마가 추가로 온 경우 역마의 불안정성이 극대화 되기 때문에 더욱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역마는 그 종류에 따라 성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인신사해 역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寅(인목) 역마는 가장 강한 역마입니다. 가장 너무 강한 역마이기 때문에 긍정성보다는 부정성이 강하다고 봅니다. 寅(인목) 역마가 힘이 굉장히 강한 이유는 寅(인목)의 오행이 木이기 때문입니다. 물상적으로 나무는 오행 중 유일하게 중력을 거스르는 존재입니다. 나무는 성장과정 자체가 중력과의 투쟁입니다. 특히 寅(인목) 안에 숨겨진 甲(갑목)은 중력을 거스르는 것과 더해서, 장애물을 뚫고 돌파합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내는 강한 투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寅(인목)은 역마이기도 하면서 권력을 상징하는 글자이기도 합니다.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강한 힘에, 관성과 중력을 과감히 돌파하는 힘이 더해진 것이 寅(인목) 역마입니다. 때문에 寅(인목) 역마를 가장 강한 역마라고 본 것입니다. 강하기에 길흉이 굉장히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寅(인목) 역마의 특징입니다. 또한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항상 사건사고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이 寅(인목) 역마입니다.

 

갑인역마는 정록마(正祿馬)입니다. 꼬박꼬박 녹봉을 받는 역마라는 뜻입니다. 갑인 특유의 올곧은 성격과 타협하지 않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역마입니다. 때문에 갑인은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루는 힘이 됩니다. 특히 갑인은 문화예술에서 두각을 드러냅니다. 학문, 집필, 사회복지, 사회과학, 인문학 쪽이 갑인과 어울립니다. 갑인은 강의나 저술을 통한 이동이 아니면 일상에서 자주 여행을 가는 것이 인생을 푸는 열쇠가 됩니다. 

병인역마는 복생마(福生馬)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좋은 기운으로 보았고, 비지니스 역마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사업과 무역 등에 어울리는 힘입니다. 화려하게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인역마, 경인역마, 임인역마는 강한 인목의 기운 때문에 길흉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주원국에 申(신금)이 있거나 대운이나 연운에 申(신금)이 오는 경우 변화와 변동의 폭이 커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申(신금) 역마는 부정성이 돋보이는 역마입니다. 경신역마를 제외하고는 사고나 질병에 관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申(신금) 특유의 날카롭고, 무서운 살기 때문입니다. 날카롭고 강한 기운은 특출한 재능과 재주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개인에게는 사건사고와 다사다난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칼로 물건을 자르고, 남을 벨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이 다칠 수도 있는 이치입니다.

 

경신역마는 천록마(天祿馬)라고 불렀습니다. 나라로부터 녹봉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관직, 군인, 경찰, 고시 공부 등 경쟁을 통해 관직을 얻는 기운을 말합니다. 천록마는 관직을 의미하기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동성을 갖게 됩니다.

임신역마는 인기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예술, 창조적인 역마입니다. 임신일주의 끼와 재주, 예체능적인 성향이 반영된 때문입니다. 임신의 역마는 실질적인 이동보다는 관심사의 이동, 취향의 변화 등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병신역마는 예전부터 지관(地官)의 역마라고 불렀습니다. 병신을 풍수지리를 담당하는 지관(地官)의 기운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동성이 많은 역마입니다. 사업이나 영업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기운으로, 통찰력을 동반한 역마입니다. 하지만 정신적 문제, 교통사고, 자잘한 병치레, 하체의 부상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갑신역마는 권력, 정치와 관련된 역마입니다. 갑신은 특유의 사회적인 성향,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많이 만나며 돌아다닌다고 보았습니다.

 

 

 

巳(사화)역마는 복력(福力)역마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역마의 긍정성이 돋보이는 역마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역마, 복록을 가져다 주는 역마, 노력에 의한 결과물을 가져다 주는 역마가 바로 巳(사화)의 역마입니다. 

 

계사역마는 그중에서 가장 길한 역마입니다. 천을귀인과 역마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인품이 훌륭하고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을사역마는 상관(傷官)과 역마가 함께 있는 형국입니다. 상관(傷官) 특유의 전복의 힘과 역마가 함께 동주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두령, 우두머리에 오르는 힘으로 보았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강연자, 교수에 어울리는 역마입니다. 

 

 

亥(해수) 역마 역시 긍정성이 돋보이는 역마입니다.

亥(해수)가 오행적으로 水, 역마를 의미하기 때문에 亥(해수) 자체를 해외와 연관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주에 亥(해수) 하나 있으면, "외국에 나가서 살 팔자"라는 등, "유학을 보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맞지 않는 이야기 입니다. 

오히려 亥(해수) 역마는 규모가 작은 역마에 속합니다. -그것은 오행 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동을 한다는 것은 거스르는 행위 입니다. 중력에 거스르고, 관성에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갈 뿐 거스르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水는 겨울에 해당하는 오행입니다. 겨울에는 모든 사물이 숨죽이고 움츠려드는 시기입니다. 이동의 기운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마을 단위, 동네 단위를 돌아다니는 힘입니다. 亥(해수) 역마는 특정한 분야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톡톡 튀는 亥(해수)의 성질에 주목한 해석입니다. 

 

亥(해수)의 역마중에서는 을해역마를 가장 좋게 봅니다. 난리가 나도 혼자서는 살아남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혼자만 살아남는 힘이 되는 역마입니다.

정해역마는 임관마라고 하였습니다. 정해가 정관(正官)에 해당하기 때문에 나라의 법과 제도를 수호하는 군인, 경찰, 공무원에 어울리는 역마입니다.

신해역마는 상업역마입니다. 물건을 팔아 이익을 보는 역마로써 예전부터 장돌뱅이, 장사꾼, 규모가 작은 상업에 어울리는 힘입니다.

계해역마는 예술과 관련된 역마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예술, 공연의 힘입니다. 해외로 연주하러 다니는 역마라는 말도 있습니다.

 

 

역마는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신살이기 때문에 관련된 이야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천년이 넘는 기간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된 까닭입니다.

 

역마는 신살 중 천을 귀인을 만났을 때 가장 귀한 기운으로 보았습니다. 역마와 천을 귀인이 같은 주에 놓인 경우로, 이 경우 역마의 긍정성이 폭발적으로 발현된다고 봅니다. 활동력(역마)과 인품(천을귀인)을 바탕으로 한 능수능란한 사교력을 의미합니다. 직업적으로는 외교관, 해외주재원, 무역 등이 길합니다.  

 

십이운성 사(死), 절(絶)과 함께 있는 역마는 병마(病馬)라고 불렀습니다. 병든 말이라는 표현으로, 역마이지만 역마의 기운이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긍정성이든 부정성이든 역마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공망과 동주한 역마는 휴마(休馬)라고 불렀습니다. 푹 쉬고 있는 말인데, 긍정성 보다는 부정성이 강합니다. 달려야 하는데 달리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되지 못한 삶을 의미합니다. 

 

역마가 합이나 충이 되는 경우를 기마(起馬)라고 불렀습니다. 이경우 말에 채찍을 가한 격으로 역마의 활동성이 극단적으로 강해집니다.  부정성과 긍정성이 모두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사신(寅巳申) 삼형과 역마가 함께하는 경우는 확률적으로 꽤 높습니다. 역마는 인신사해이고, 삼형은 인사신, 즉 3글자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운과 세운까지 고려하면 역마 + 인사신 삼형은 꽤 자주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고전에는 이를 역마다인형상(驛馬多人刑殺)이라고 불렀습니다. 단어의 뜻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좋지 않은 기운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 경우 삶의 불안정성이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에, 자신을 한 번 돌아봐야 합니다.  

 

편관과 함께 놓인 역마는 지고불성(志高不成)이라고 부릅니다. 즉,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 결과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편관의 별명은 칠살(七殺)입니다. 편관의 강하고 위협적인 힘을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역마의 불안정한 기운과 편관의 강한 기운이 함께하기 때문에 편관+역마는 불안정한 위험을 의미합니다. 교통사고와 같은 이동중의 사고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편인과 함께 놓인 역마는 극귀극천(劇貴劇賤)한 역마라고 부릅니다. 편인의 끼가 역마 위에 올라탔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또한 신체적, 정신적인 피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편인의 예민함 때문입니다. 이 경우 직업적으로 외판, 영업에 어울린다고 봅니다.

 

 

역마살 더 알아보기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12지지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를 완벽히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만큼 역마, 도화, 화개는 지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됩니다.

 

때문에 사주명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천천히 여러번 곱씹어서 역마살, 도화살, 화개살을 음미해야 합니다.

 

충분한 수준에 있으신 분들에게는 지루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처음 접한다는 가정하에 천천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과거 동양에서는 동이 트고 해가 지는 하루의 변화, 1년 간의 계절의 변화를 12개의 기호를 통해 이해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12지지의 개념입니다. 12개의 기호를 사용해 우주의 순환, 자연의 흐름을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온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음에 빙하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봄이 됩니다. 다시 돌아온다, 다시 봄이 된다, 우주의 모든 것은 순환한다 것이 동양철학의 핵심입니다. 태극기의 태극 모양에 그 순환의 묘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기호화한 12지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12지지의 배치 역시 순환성을 드러내기 위해 직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궤도 위에 올려놓습니다.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이렇게 순환하는 계절(하루의 시간)을 12지지가 표상하고 있습니다. 익숙합니다. 마치 시계와 같습니다. 선인들은 이 12개의 지지들 사이에서 관계성을 발견해 냅니다. 여기가 바로 사주명리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단순이 흘러가는 줄 알았던 시간이 서로 얽히고 설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여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반목합니다. 그 관계를 정리한 것이 바로 지지의 삼합(三合), 방합(方合), 육합(六合), 육해(六害), 충(沖), 형(刑) 등 입니다.

 

그 중 삼합(三合)은 현재와 과거, 미래를 연결하는 합입니다.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비롯되며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오술(寅午戌) 삼합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면,

 

 

현재 午(오화)는 과거의 寅(인목)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寅(인목)에서부터 준비된 기운이 午(오화)를 있게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재의 午(오화)의 기운은 미래에 올 戌(술토)가 닫아주어야 잘 갈무리 됩니다. 미래에 올 戌(술토)午(오화)를 마무리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이어온 업으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현실의 나의 행위는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동양철학의 진수가 담겨있는 것이 삼합입니다.

 

즉, 모든 생명체는 인연의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동양철학의 이치를 삼합이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식으로 이야기하면,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지금의 나를 구성하고 있다는 개념이 삼합의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지지가 12개이니까 삼합(三合)은 총 4종류로 구성됩니다. 삼합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지지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주명식에 午(오화)가 하나 있다면, 午(오화)가 간절히 寅(인목)과 戌(술토)를 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때문에 午(오화)가 寅(인목)과 戌(술토)를 불러온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미묘하고 강렬한 것이 바로 삼합의 작용입니다. 

 

아까 삼합을 설명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삼합을 이루는 세 개의 지지는 각각 현재, 과거, 미래를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을 명리학에서는 생지(生地), 왕지(旺-왕성하다-地), 고지(庫-창고-地)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생지(生地) = 과거의 나 = 기운이 생겨난다.

왕지(旺地) = 현재의 나 = 기운을 만끽한다.

고지(庫地) = 미래의 나 = 기운을 갈무리한다.

 

인오술(寅午戌) 삼합을 예로 들어보면, 寅(인목)은 생지, 午(오화)는 왕지, 戌(술토)는 고지에 해당합니다. 나머지 지지들은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삼합의 작용에서 보면,

생지(生地), 즉 기운이 생겨나는 지지는 해인사신(亥寅巳申)-일반적으로 인신사해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왕지(旺地), 즉 기운을 만끽하는 지지는 묘오유자(卯午酉子)-일반적으로 자오묘유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고지(庫地), 즉 기운을 갈무리하는 지지는 미술축진(未戌丑辰)-일반적으로 진술축미 순서로 표기함-입니다.

 

 

생지에 해당하는 지지들은 기운을 생성해내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땅에서 초목이 올라오듯이 기운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래서 생생한 기운을 왕지로 넘겨줘야 합니다. 

 

이 생지의 생생한 기운은 왕지의 전생에 해당하면서도 계절의 시작점에 해당합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지지 寅(인목),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지지 巳(사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지지 申(신금),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지지 亥(해수)가 그렇습니다. -봄 : 묘진, 여름 : 오미, 가을 : 유술, 겨울 : 자축-

 

정리하자면, 생지의 지지들은 삼합의 시작점이자, 계절의 시작점에 해당하는 지지인 것입니다. 삼합의 기운을 열어주고, 계절의 기운을 열어주는 생생한 기운, 엄청난 활동성이 생지의 포인트 입니다. 인간의 삶으로 보면 이리저리 날뛰는 10대의 기운입니다. 이 생지의 기운을 쉽게 표현하기 위해 역마살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역마살은 살()이 아닌 것입니다. 살()이라고 자극적으로 표현하면, 대중에게 각인이 되고 인생의 불행을 위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역마는 단지 생지의 가볍고 생생한 젊은 기운일 뿐입니다. 생지의 기운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삼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삼합의 개념, 생지 왕지 고지에 대한 개념, 생지가 계절을 여는 역할을 한다는 이해가 있어야 역마의 기운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殺이라는 부정적인 개념에 현혹되지 않고, 기호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 고단한 작업의 과정을 이렇게 부릅니다. 명리(命理)라고 말입니다. 

 


<<참고자료>>

 

『명리 기본편, 심화편』강헌

『라디오좌파명리』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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